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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 

“영화 하나만 보자니까요? 네? 응? 더 안 바래요.” 

“아, 싫어어! 하지 마!” 

  

  

  

  

  

  

끈질기게 달라붙는 타쿠야의 손을 쳐낸 장위안이 인상을 찌푸렸다. 몇 주, 아니 몇 달 전부터 계속 달라붙는 검은색의 재규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정도의 외모, 키, 그리고 혼현까지 합치면 발에 채이는 것이 어여쁜 반류들일텐데 왜 자신인가. 장위안은 이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반류 인생 18년, 그의 주변에서 섹스어필을 하는 반류는 없었다. 아, 뭐 있기야 했겠지. 설마 아예 없지는 않았으리라. 그러나 그걸 눈치 못 챌 정도로 그는 둔감했고, 멍청했다. 뽀르르 앞으로 달려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타쿠야는 소리나게 혀를 쯧, 하고 굴렸다. 또 실패했네. 

  

  

  

  

  

  

* 

  

  

  

  

  

  

그를 본 것은 지금으로부터 딱 8개월 전이었다. 3월, 찬바람에 밀려 벚꽃이 피지도 못하고 수그릴 때. 원인들이 우글거리는 입학식 날에. 타쿠야는 그 속에서 지루함을 이기지 못 하고 앉아있었다. 언제 끝나, 이거. 따끈하게 히터가 도는 교실, 그리고 아직 어색한 동급생들—그리고 지루한 방송 속 인물들. 명당자리라는 창가 맨 뒤에 앉아 책상 위에 올려놓은 핸드폰을 뱅뱅 돌리며 하염없이 느리게 지나가는 시계만을 쳐다보았다. 결국 책상 위로 푹 엎어진 타쿠야가 느릿하게 주머니에서 이어폰을 빼들었다. 눈을 감고, 소리를 차단하기 위해 이어폰을 꽂으려던 그의 손이 갑자기 우뚝 멈춰섰다. 

  

  

  

  

[32기…… 맡은 ……입니다.] 

  

  

  

  

지직거리는 음질이 방해되었다. 타쿠야는 곧 몸을 바로하고 화면을 바라보았다. 화면 안에는 단정하게 교복을 차려입은 검은 머리의 소년이 또박또박 연설문을 읽고있었다. 내용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직 그의 목소리만 들어왔을 뿐. 화면이라 제대로 판단되지는 않지만 원인은 아니다. 씩, 웃은 타쿠야가 주변에 안 보이게 손을 들어 탕, 하고 총 쏘는 시늉을 해보이고는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쟤, 내가 가져야지. 카톡방에 들어가는 그의 손길이 상당히 즐거워 보였다. 

  

  

  

  

  

  

* 

  

  

  

  

  

  

방송에서 본 그를 찾을 수가 없었다. 클래스가 달라서 그런건지, 학교 건물에서도, 식당, 매점, 그 어느 곳에서도. 타쿠야는 속이 답답했다. 지내는 동안 친해진 다니엘에게 물어봐도 그 또한 대답이 같았다. 몰라. 이 속을 어디에 풀어놔야 하나. 슬슬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그 동안 자신이 이렇게 찾아 헤맸던 상대가 없었는데 그가 뭐라고 이렇게 찾는 걸까. 그 자신도 이유를 몰랐다. 처음엔 그저 마음에 들어서. 지금은, 오기로. 타쿠야는 이를 박박 갈며 절대 자신이 오지 않으리라 결심했던 교무실의 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교무실 특유의 냄새가 그의 코를 찔렀다. 호기롭게 문을 열어젖히긴 했으나 누구를 찾아가야 하는가, 순간 멍청한 생각을 하던 타쿠야가 자신의 앞을 멀뚱히 지나치는 담임을 보고서야 쫄래쫄래 그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자신의 뒤에 관심이 없는건지, 앞만 보고 걷던 그가 자신의 자리에 앉자마자 입을 열었다. 

  

  

  

  

  

  

“왜.” 

“그, 쌤.” 

“뭐. 야자 빼 줘?” 

“빼주시면 좋긴 한데. 아니, 그게 아니라! 있잖아요. 그 입학식 날에, 방송했던 그 남자.” 

“우리 남고야. 다 남자인데.” 

“아, 쌤!! 그 막 연설문 읽었던 그 남자요!” 

  

  

  

  

  

  

아, 걔. 김이 모락모락 솟아오르는 컵을 들어 한 모금 들이마신 담임, 에네스가 다시금 입을 열었다. 

  

  

  

  

  

  

“누군지 아세요?” 

“……너 이 새끼, 방송 제대로 보랬지. 너 교장선생님 연설은 들었어?” 

“아니요. 아, 말해주세요.” 

“내가 니가 뭐가 이뻐서 말해줘? 일 없다.” 

  

  

  

  

  

  

쌤!! 타쿠야의 절박한 목소리가 교무실을 쩌렁쩌렁 울렸다. 이 나라엔 이런 속담이 있어. 일하지 않은 자 먹지도 말라. 에네스가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 그 말에 딱히 반박할 요소를 찾지 못해 머리를 굴리던 타쿠야가 생각났다는 듯 손가락을 튕기고는 환하게 웃었다. 

  

  

  

  

  

  

“그럼 제가 쌤 고양이라고 안할게요.” 

“이 버르장머리 없는 새끼가. 너 그동안 선생님을 고양이라고 부르고 있었냐?” 

“아, 아니, 그 말이 아니라 저 말고 다른 애들이. 다른 애들이 못 부르게 할게요.” 

“이미 싹 들통 났거든. 자기도 고양이면서 누구한테 고양이래?!” 

  

  

  

  

  

  

눈에 띄게 당황한 타쿠야가 이리저리 눈을 움직였다. 마땅한 변명거리도 없고—사실이었으니—계속해서 말을 얼버무리던 그가 눈꼬리를 축 늘어뜨리며 다시 에네스에게 달라붙었다. 

  

  

  

  

  

  

“쌤, 쌤, 쌤!” 

“말을 말자, 이 고양이 새끼. 야. 저기 봐라.” 

  

  

  

  

  

  

에네스의 손 끝을 따라 고개를 돌린 타쿠야의 눈이 커다랗게 뜨여졌다. 그의 손 끝에는 무언가를 챙겨 나가려고 하는 그 남자의 모습이 보였고, 타쿠야는 에네스에게 90도 인사를 전하며 빠르게 발을 움직였다. 잡아야 된다! 

  

  

  

  

  

  

“저, 저기!” 

“……?” 

  

  

  

  

  

  

교무실의 문턱을 나가 걷고있는 그를 불러세웠다. 의아한 표정의 그에게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한참 하하, 거리던 타쿠야가 다시 발걸음을 옮기는 그의 속도에 맞춰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기, 저는 테라다 타쿠야에요.” 

“아, 네.” 

“그— 이름이 뭐에요?” 

“장위안이요.” 

“아, 장위안. 중국이구나. 토끼?” 

“……네?” 

“토끼같은데. 아닌가?” 

  

  

  

  

  

  

맞, 맞…는데요. 반류의 비중이 적은 학교였던 만큼 들키는 일이 없었는지, 더듬더듬 대답하는 그의 귀 끝이 조금씩 붉게 달아올랐다. 타쿠야는 그 모습에 슬쩍 미소지으며 그의 조금 차가운 손을 붙잡았다. 나는 재규어에요. 그의 손을 잡지 않은 손을 들어 슬쩍 입술을 들어올려보였다. 일부러 내보인 하얀색의 송곳니가 위협적이었다. 그 모습에 새파랗게 굳은 장위안이 타쿠야에게 붙잡힌 손을 비틀어 빼내고는 앞으로 빠르게 달려나갔다. 통통 뛰는듯한 모양새의 뜀박질에 귀엽다는 생각이 든 것도 잠시, 휑하게 비어버린 손을 바라보니 기분이 묘하게 달아올랐다. 잡았던 먹이였는데. 씁, 입맛을 다신 타쿠야가 자신의 교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름도 알았고, 혼현도 알았으니 이제 자신의 정보망을 이용해 뒤지면 모든 것이 나오리라. 

  

  

  

  

나갈 때와는 달리 신나게 들어오는 타쿠야를 보고 허, 하고 웃음을 날린 다니엘이 책상에서 몸을 일으켰다. 자리에 풀썩 주저앉으면서도 웃음을 잃지 못하는 그 모습이 어찌나 우습던지. 다니엘은 혀를 쯧쯧 차며 다시 책상에 머리를 박았다. 잘래. 

  

  

  

  

  

  

“야, 안 돼. 일어나.” 

“왜? 이제 고양이새끼 수업인데.” 

“고양이라고 하지 말고. 넌 왜 그렇게 에네스쌤을 싫어해?” 

“딱 보면 몰라? 완전 깐깐하고. 아, 몰라. 난 잘래.” 

  

  

  

  

  

  

자기도 고양이과인 주제에. 작게 속삭인 목소리였음에도 그 것을 캐치한 다니엘이 작은 목소리로 아니라고, 고양이과. 라며 타쿠야의 말을 수정해주었다. 아, 네, 네. 주무시죠. 의자에 걸쳐져있던 푸른색 담요로 다니엘의 등을 덮어준 타쿠야가 책상에서 터키어 책을 꺼내들었다. 제 2 외국어 시간이 재밌어질 것 같았다. 새하얗기만 한 책을 바라보던 타쿠야가 조심스레 펜으로 장위안, 세 글자를 적어내렸다. 생긴 것 같이 유려하게 흘러가는 글씨가 읽기 좋았다. 다니엘은 실눈을 뜨고 그 모습을 바라보다 에잇, 하며 완전히 눈을 감아버렸다. 분명 수업이 시작되면 자신을 불나게 깨울 에네스라는걸 알고 있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차오르는 반항심이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나 깨우면 가만 안 둘거야, 고양이새끼 같으니라고. 

  

  

  

  

  

  

  

  

  

  

  

  

  

  

  

  

  

  

01. 

섹스피스톨즈 세계관이 좋아요 

  

02. 

타쿠야는 재규어. 장위안은 토끼입니다. 

에네스는 고양이과의 그 무엇, 다니엘은 고양이과와 비슷한 그 무엇. 

맞출 수 있을 것 같으니 입을 다물겠습니다 

  

03. 

사실 줄로도 나올겁니다. 단지 이번에 안나온거야... 


 

04. 

네이버와 인스티즈 동시연재됩니다. 


 

05. 

브금 제대로 나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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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우와ㅠㅠㅠㅠ 제가 제일좋아하는 피스톨즈ㅠㅠㅠㅠㅠㅠ 장위안이 토끼라니ㅠㅠㅠㅠ진짜 잘어울리네요ㅠㅠㅠㅠㅠㅠ 신알신하고가요!
9년 전
독자2
헐 피스톨즈ㅠㅠㅠㅠㅠㅠㅠ토끼위안이라니ㅠㅠㅠㅠ짱조아오 신알신하구 갈게욤!!! ㅠㅠ
9년 전
독자3
우와오아오ㅓ어ㅏ 재밌겠당! 신알신하고 가여!
9년 전
독자4
신알신하고가요ㅠㅠ담편기대중이에여 ㅜㅜㅜ
9년 전
독자5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하고감니다ㅠㅠㅠㅠㅠ퓨ㅠㅠ♥♥♥♥
9년 전
독자6
피스톨즈라니ㅠㅠㅠㅠㅠㅠ 토끼위안ㅠㅠㅠㅠ 담편기대하고가요!!
9년 전
독자7
신알신 했어요 ㅜㅜㅜ 진짜 좋아여 ㅜㅜㅜㅜ 토끼위안에 에니엘 타쿠안 줄로까지 다 나오고 ㅜㅜ 천국인가여??
9년 전
독자8
피스톨즈ㅠㅠㅠㅠㅠㅠㅠㅠ그래서 다음편은 언제요?
9년 전
독자9
피스톨즈에 장위안이 토끼라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취저 탕탕
9년 전
독자10
대박ㅠㅠㅠㅠㅠㅠ너무좋다ㅠㅠㅠㅠ어떻게 ,,,,진짜 감동했어요ㅠㅠㅠㅠㅠㅠㅠ빨리 다음편 주세요ㅠㅠㅠ
9년 전
독자11
피스톨즈 진짜 재밌죠!! 악어와 늑대커플 진짜 좋아했는데ㅠㅜㅠㅜ 장위안 토끼라니ㅋㅋㅋㅋㅋㅋ
9년 전
독자12
헐 제가 원하던 그거ㅜㅜㅜㅜㅜㅜㅜㅜㅜ제 취향저격하셨어요 진짜ㅜㅜㅜㅜㅜ엉엉 왜 이제서야 이걸 본 거죠?ㅜㅜ
9년 전
독자13
토끼위안ㅠㅠㅠㅠ너무 잘어울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4
피스톨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으윽ㅠㅠㅠㅠㅠㅠㅠ진짜 좋아여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5
아아 피스톨즈... 제가 사랑하는 그 이름이라니...
9년 전
독자16
그래서 다음편은 언제나오죠 (현기증)
9년 전
독자17
헐 저 섹피완전좋아하는데ㅠㅠㅠㅠ신알신할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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