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김남길 몬스타엑스 이준혁 강동원 엑소 성찬
나락 전체글ll조회 1838l









쟤 깨워라. 무뚝뚝한 에네스의 목소리가 조용한 교실에 울려 퍼졌다. 타쿠야는 들고있던 펜으로 꾹꾹 다니엘의 등을 찔렀고, 조금 뒤척이는가 싶더니 다시 색색대며 잠에 빠져드는 모습에 조용히 펜을 내려놓았다. 저는 깨웠습니다.

 

 

 

 

 

 

“일어나라, 다니엘 스눅스.”

“아까부터 뭐야….”

“뭐긴 뭐야, 수업이지. 어디서 잠을 자?”

 

 

 

 

 

 

팽팽한 두 사람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타쿠야는 주변을 슬쩍 둘러보았다. 은연중에 나오는 두 중종간의 세력다툼에 불쌍한 원인들만 긴장감에 죽어가고 있었다. 다니엘은 또 왜 저런대? 수군거리는 그들의 목소리가 교실 바닥으로 낮게 드리웠다. 다니엘은 어깨에 둘러진 담요를 다시 한 번 고쳐 둘러매며 입을 불퉁하게 내밀었다. 자신을 깨운 것에 대한 반항심이리라. 그 얼굴이 마음에 안 든 건지, 교재를 꾹 눌러쥐고 다니엘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온 에네스가 쾅, 하고 손바닥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날카로운 눈빛이 다니엘에게 쏟아졌다. 그에 지지 않겠다는 듯, 눈을 치켜뜬 다니엘을 바라보며 한글자씩 짓씹듯이 내뱉었다.

 

 

 

 

 

 

“너, 수업 끝나고, 나 따라 와.”

 

 

 

 

 

 

그리고선 분이 안 풀린 목소리로 수업을 이어나가는 에네스의 모습에 타쿠야는 혀를 내둘렀다. 오늘 한번 피 터지겠구나. 매번 이렇게 에네스의 화를 돋우고,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고. 이게 다니엘의 생활 패턴이었다.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 둘은 언제나 삐걱대는 사이였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

 

 

 

 

 

 

앞장서는 에네스를 따라 쫄래쫄래 걸음을 옮겼다. 어딘지 모를 조심스러운 걸음이었다. 상담실에 도착해 문을 열고, 다니엘을 들여보낸 후 큰 소리나게 문을 닫은 에네스가 들고있던 교재를 넓직한 탁자 위에 집어던졌다.

 

 

 

 

 

 

“야.”

“왜요.”

“너 개념을 어디다가 팔아먹었어? 제정신이긴 해? 호주에서 여기까지 왔으면 공부를 해야지. 공부는 안하고 잠을 자? 학생이 그래도 돼?”

“뭐 어때요. 나랑 공부는 안 맞는단 말이에요. 그리고 내가 터키어 배워서 뭐 해.”

 

 

 

 

 

 

모난 목소리로 답한 다니엘이 괜스레 손가락을 움직였다. 하얀 손가락이 이리저리 정처없이 흔들렸다. 다니엘의 대답에 기가 막힌 듯 허, 하고 짧은 숨을 내뱉은 에네스가 아파오는 머리를 짚었다. 이 학교에서 교편을 잡아온 지 몇 년, 이렇게 문제인 학생은 처음이었다. 그는 크게 심호흡을 한 뒤에 다니엘에게 조곤조곤 입을 열었다.

 

 

 

 

 

 

“다니엘, 네가 지금 여기서 이러면 집에 계시는 부모님이 뭐라고 생각하시겠어.”

“아들 공부하는구나, 라고 생각하시겠죠.”

“…너 지금 공부 안하잖아.”

“그래도 학교는 오잖아요. 그게 공부지.”

 

 

 

 

 

 

전혀 아니야. 에네스는 끓어오르는 속을 다시 한 번 진정시켰다.

 

 

 

 

 

 

“네가 어려서 뭘 모르는 모양인데—.”

“저 안 어려요. 성인인데.”

 

 

 

 

 

 

하여튼간에 한 마디도 안 지는 놈. 에네스는 다니엘에 대한 이미지를 다시금 박아 넣었다. 그의 말이 멈추자 다니엘은 종 칠 것 같으니 갈게요, 라며 그가 대답할 새도 없이 재빨리 문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반성문 쓰게 할 생각이었는데. 어휴, 한숨을 내쉰 에네스가 내려놓았던 책을 다시 집어들고 닫힌 문을 열어젖혔다. 싸늘한 공기가 그의 뺨에 와 닿았다.

 

 

 

 

*

 

 

 

 

 

 

“가서 뭐 했어?”

“그냥 뭐, 이것저것.”

 

 

 

 

 

 

교실 문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개미떼처럼 달라붙는 아이들에게 대충 답해준 그가 자신의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 옆에 앉아 펜만 휙휙 돌리며 그를 기다리던 타쿠야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에네스쌤이 뭐래?”

“공부 안한다고, 부모님이 뭐라고 하겠냐고.”

“욕은 안했네.”

“욕 하면 신고할거야, 망할 고양이.”

 

 

 

 

 

 

고양이 아니라니까. 다니엘의 옆구리를 찌르며 타쿠야가 말했다. 평소에는 자신의 말에 동조했을 그가 반발하고 나서니 이상한 듯, 다니엘은 그 작은 머리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타쿠야의 머리를 톡톡 두드려보았다. 아아, 계세요? 약간 어눌한 발음의 그가 그렇게 말하자 멍해진 타쿠야가 순간 웃음을 터뜨렸다.

 

 

 

 

 

 

“아니, 너 갑자기 왜 그래? 왜 에네스보고 고양이라고 하지 말래?”

“고양이가 아니니까.”

“네가 먼저 별명 붙였잖아.”

“그래도, 앞으로는 그렇게 부르지 마.”

 

 

 

 

 

 

그렇게 부르면 타쿠야가 곤란해져? 응. 곤란해. 평온한 어조로 말을 잇자 다니엘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냥 에네스라고 부를래. 씩 웃는 그의 모습이 개구진 아이같았다. 타쿠야는 다니엘의 반응에 그저 고개만 끄덕인 후에 책상을 뒤져 수업시간에 맞는 책을 하나 꺼내들었다. 이번엔 자신이 제일 취약한 수학이었기에 책만 펼쳐놓은 타쿠야가 필통 안에 조심스레 핸드폰을 맞춰 끼워 넣었다. 소리는 없애고, 자막을 띄운 영화를 준비시켜놓고 다시 다니엘에게 시선을 맞췄다. 그 새를 못 참고 지루했는지 검고 얇은 펜을 들어 손에 찍찍 선을 그어대는 다니엘의 손에서 펜을 뺏어든 타쿠야가 책망하는 말투로 말했다.

 

 

 

 

 

 

“왜 펜으로 그래? 몸에 안 좋아.”

“그냥, 타투하고 싶은데 못 하니까. 그거 대신에.”

 

 

 

 

 

 

펜으로 그림을 그린 손과, 깨끗한 반대쪽 손을 맞댄 다니엘이 아쉬움을 토로했다. 여기 이렇게 멋진 캔버스가 있는데 그림을 못 그려. 시무룩한 목소리, 축 처진 눈썹이 안쓰러웠다. 타쿠야는 다니엘의 손에 다시 펜을 들려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 하고싶은 대로 해. 다시 쥐어진 펜으로 그림을 그릴 줄 알았더니 뚜껑을 닫고 필통 안에 집어넣은 다니엘이 의자에 걸쳐놓았던 담요를 둘둘 말아 책상 위에 올려놓고는 그 위에 머리를 푹 내리박았다. 학교 재미없어…. 웅얼거리듯 묻혀 나온 목소리가 우렁찬 종소리와 같이 사라졌다.

 

 

 

 

*

 

 

 

 

 

 

로빈, 아까 나 이상한 애 만났어. 장위안이 어딘가 불안한 목소리로 이곳저곳을 훑으며 말했다. 가만히 자리에 앉아 책을 읽던 로빈이 책을 내려놓고 그와 눈을 마주칠 때까지 시선을 멈추지 못하던 장위안이 로빈의 앞자리 의자에 앉으며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교무실에 출석부, 가지러 갔는데 막 이상한 애가 쫓아와서는 막, 나 토끼라고.”

“토끼? 갑자기 왜?”

“몰라아, 걔가 자기는 재규어래. 걔 이상해. 진짜 이상해!”

 

 

 

 

 

 

그게 무슨 소리야….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장위안의 말에 귀를 기울이던 로빈이 곧 덮어두었던 책을 펼쳐들었다.

 

 

 

 

 

 

“걔가 너 놀리려고 그런 거 아냐?”

 

 

 

 

 

 

아아. 장위안이 멍청한 소리를 입 밖에 내뱉었다. 혼현이 계급이 되는 이 사회에서는 중종이 경종을 어떻게 대하든 이상하지 않았었다. 그걸 이제야 깨달았다는 듯 장위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로빈을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역시 내 친구는 똑똑해. 그런 장위안을 흘끔 쳐다본 로빈이 푸스스 웃으며 다시 읽던 책에 책갈피를 꽂고 완전히 덮어 서랍 안으로 집어넣었다. 자신의 친구에게 찾아올 것 같은 봄에게 소리없는 박수를 보낸 그가 장위안의 이마를 툭, 하고 밀어내었다. 수업 시작해. 그 말에 파드득 놀라 자신의 자리로 움직이는 그를 따라 시선을 옮기다 푹, 한숨을 내쉬었다. 내 님은 어디 계시려나. 작은 새끼 여우가 입맛을 다시며 하늘을 쳐다보았다.

 

 

 

 

장위안은 자리로 돌아가면서도 불퉁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자신보다 어려보이는 놈이 감히—중종인건 패스—자신을 그렇게 대하다니. 타쿠야에 대한 첫 인상에 못난 돌이 꾹꾹 내려앉았다. 나중에 다시 보면 침을 뱉어주리라, 하고 다짐하기가 무섭게 머리를 스치는 그의 날카로운 송곳니에 부르르 몸을 떤 장위안이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과 타협을 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절대, 절대로 마주치지 않고 사는 것으로. 

 

 

 

 

 

 

 

 

 

 

 

 

 

01.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02.

그래서 에니엘 혼현이 뭐냐면요 비밀입니다. 맞춰보세요. 는 구라고요

곧 나와요

 

03.

로빈은 여우입니다. 줄리안...은...언제나오냐

 

04.

아직은 다니엘의 몸에 타투는 없어요. 그냥 새하얗고 애기애기해.

 

05.

분량 짧아서 죄송합니다. 한글 3페이지 정도로 쓰고있어요.

이유는 제가 길게 못써요...화력 개똥이라서..

 

06.

이 글은 네이버와 인스티즈에 동시연재됩니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사랑해요ㅠㅠㅜㅠㅠ자다왔아요ㅠㅠㅜㅠㅠㅜㅠㅠㅠㅜ
9년 전
독자2
토끼ㅡㅜㅜ장위안토끼라니 ㅜㅜㅜㅜㅜㅜ 잘읽고갑니다 다음편 완전 기대돼요!!
9년 전
독자3
헐ㅋㅋㅋㅋㅋㅋ피스톨즈 좋아요ㅠㅠㅠ
9년 전
독자4
ㅜㅜㅜㅜ 좋아여 ㅜㅜ 얼른 줄리안도 나오고 에니엘 혼혈도 나왔으먄... 잘 읽었어요 라뷰!
9년 전
독자5
에니엘은 뭘까여 ㅋㅋㅋㅋ고양이라 하는거보면 에네스는 사자인가여 ㅋㅋㅋㅋ궁금하네요!!신알신 하규 가여
9년 전
독자6
작가님 재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네스는 뭘까욬ㅋㅋㅋㅋㅋㅋㅋ아 다니엘도 궁금해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7
에네스랑 호다가 뭘지 궁금하네욬ㅋㅋㅋㅋ
9년 전
독자8
ㅜㅜㅜㅜㅜ 쪽지보고 달려왔어요ㅠㅠㅠ에니엘 흥해라ㅜㅠㅠ쥬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9
섹피 진짜 진짜 좋아하는데ㅠㅜㅠ 계속 계속 꾸준히 연재해 주세요!!
에니엘은 진짜 뭘까용ㅋㅋㅋㅋ

9년 전
독자10
좋아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기다립니당 ㅜㅠㅠㅜㅜ
9년 전
독자11
저 섹피 진짜 매웅사랑해여 ㅣㅡㄹ도 무지무지 잼나여 ㅜㅠ 신알신했어요
9년 전
독자12
으헝 어서 에니엘 혼현ㄴ을 알ㄹ려주세요ㅜㅜㅜㅜ현기증 날 거 같아요ㅜㅜㅜㅜㅜㅜㅜ
9년 전
독자13
와.. 토끼라니... 그래서 다니엘은 뭔데여..ㅠㅠ 허허 거참 ㅠㅠ 진짜 ㅓ큐큐너투ㅏㄴ
9년 전
독자14
아으아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재밌어요 다음편은엔제나와요
9년 전
독자15
혹시 아직도 인티 하시나요?
1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