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녹은 설탕들이 진득하게 달라붙었다. 형형색색의 달콤함이 저마다 향을 내며 이곳저곳 흘렀다. 손에, 입에, 입천장에. 단 것에 중독된 것처럼 게걸스럽게 헤치웠으나 창피하지 않았다. 이 방 안에서 정돈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부스럭거리는 소리는 방을 채우는 몇 안 되는 소리 중 하나였다. 부스럭거리는 소리, 입 안에서 도르륵 굴리는 소리. 혀 끝을 옭아매는 단 맛에 사람들은 정신 없이 매료되었다. 다른 사람을 보며 껍질을 까 입 안에 넣었다. 레몬 맛의 사탕이 어째서인지 시겁지 않았다. 그 방을 도망쳐 나왔다. 사탕을 한 움큼 집어 올린 손을 따라 시선을 보내던 사람들의 눈빛은 텅텅 비어 탁한 회색빛이었다. 주먹을 펴고 손 위에 올려진 것들을 벽으로 던졌다. 순식간에 바닥에 떨어진 사탕들을 집어 간 사람들에 소름이 끼쳤다. 재빨리 방을 벗어났다. 여전히 내 몸에 흐르는 끈적함을 정신 없이 털어냈다. 발끝으로 나가 땅에 퍼져 나가는 것을 마구 짓밟았다. 익숙했던 달콤함은 더이상 느낄 수 없다. 끈적함이 싫어 자주 몸을 쓸어내린다. 영향 때문인지 무채색만을 좇는다. 차라리 이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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