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26
03:10 am
첫번째 일기
이 문 하나 창문 하나의 사각 틀에 갇혀, 아니 나를 가둬요. 하루종일 하는 거라곤 잠 아니면 깸 혹은 겜. 멍하니 누워서 그대들의 볼륨을 키우는 것 밖에 내가 하는 일은 없네요.
나는 못해. 못해요. 못하겠어요. 그대가 쏟아부었던, 지금도 쏟고 있는 그 노력의 반 절의 반 절도 나는 하지 못하겠어요. 당장에 나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무서워 여기 숨어 있는 내가 우습지 않나요? 나는 힘들고 지쳤다는 명분 하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내가 아마 그대에겐 한심해 보이겠지요? 그대는 나보다 더한 두려움과 힘듦을 이겨내고 거기 서있는데 말예요.
나를 찔러주세요. 그 말로 날을 세워 나를 난도질 하더라도 괜찮아요. 억지로라도 한 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밀어 넘어뜨려 주시겠어요? 그 아픔덕에 정신차리고 작은 꿈이 생긴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그대처럼 예쁜 꿈이었음 참 좋겠어요.
그대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