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가 내 옷깃을 적셨다 나는 흐린 빗줄기를 내려보내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다시는 마주할 리 없다고 여겼던 저 하늘이 아팠다 라디오에서는 의미없는 말들이 반복되고 있었고 마지못해 한 술 뜬 식사는 저 바닥에 나뒹굴었다 바람이 불었더라면 조금은 나았을 법한 날씨다 사람이 이토록 초라해 질 수 있음에 새삼 놀라며 아프다, 그 외에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자만에 빠져 살아온 지난 날들을 돌아보며 차라리 모두 잊혀지기를 바랄 뿐었다 카메라에 담겨져있는 타인이 보는 나의 모습들을 지워내며 파랗지 않아도 좋았을 텐데 하늘을 조금만 더 봐둘걸, 하고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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