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벚꽃이 나를 베었다.
그저 나는 하릴없이 베이고, 베이고, 베여서,
봄내음을 가득 담은 일련의 벚꽃이 되고.
그저 나는 정처없이 흩날리고, 흩날리고, 흩날려서,
봄내음의 행방이 묘연해질 즈음.
어느 날 누군가의 어깨에,
포, 옥, 포, 옥,
살포시 내려앉았다.
봄내음이 찬란한 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