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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실의 대대적인 숙청, 그리고 모베트가-

 

 아스티리니 제국 881년, 황후 세르비아가 떠난 지 5년이 되던 해였고, 그렇게 작다고만 생각했던 공주가 어느덧 5살이 되던 해였다. 황후가 떠난 뒤 황궁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황제는 아직도 먼저 간 황후를 잊지 못한 것인지 황궁 정원에 황후를 기리는 작은 식물원을 만들었고 또한 백작 이상의 높은 작위를 가진 귀족들 중, 권세가 하늘을 찌르다 못해 황실에 위협이 되는 자들과 반역을 꾀하려는 자들을 황실을 지지하는 귀족들과 함께 몰아낸 대대적인 숙청이 진행되었다. 그로 인해 귀족들의 계급에도 큰 변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제일 높은 작위를 가진 공작, 그중에서도 제일 위세가 높았던 페라리네가 와 그 뒤를 뒤따르던 여러 후작 가와 백작가들이 숙청의 대상이 되어 사라짐으로써, 공작 다음으로 작위가 높았던 모베트가가 이번 사건에서 황제의 편에 제일 앞장서서 썩어빠진 귀족들을 처단한 1등 공신으로 서열 1 위가 되었다. 물론 다른 백작가가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황제의 배려랄까 상이랄까 후작이지만 다른 백작가와 동등한 지위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한바탕 요란스러웠던 황실의 피바람이 잠잠해졌다.

 

 모베트가는 제국 제일 가는 명문가이고 거기다가 모베트가에서 태어나는 남자들은 다들 어릴 때부터 검의 신동이라고 불릴 만큼 실력이 좋아서 제국의 기사중, 최고로 영광스럽다는 황실의 근위 기사 그리고 실력이 좋아야 들어갈 수 있는 제1 기사단의 수많은 기사들을 배출한 가문이다. 그런 모베트 가에 전례 없던 일이 생겼다. 그것은 단연 최고의 기사만 배출한 가문에서 검에는 전혀 소질이 없는 아이가 태어난 것이었다. 이 아이의 이름은 아르제스 디 모베트, 이 아이가 태어난 해는 공주가 태어나고 황후가 죽은 제국 876년, 그런데 이 아이는 이상하게도 검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났고, 그 생김새도 아기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남자아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아름다웠다. 아이의 얼굴은 모베트가의 가주이자, 제1 기사단의 단장인 카디르제 디 모베트와 흡사했다. 카디르제는 제국에서 소문난 미남이었다. 지금은 중후하게 늙은 미중년이지만, 젊었을 적에 그는 남자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아름다운 얼굴의 소유자였으니, 아이의 피부는 너무 까맣지 않은 어두운색이었고, 눈동자는 달빛을 머금은 듯한 찬란한 은색, 그리고 머리는 제 아버지를 쏙 빼닮은 눈동자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은발이었다. 사람들은 이 아이를 달빛을 머금은 아이라고 불렀고,  제국의 모든 사람들은 장차 이 아이가 제국 최고의 재상이 될 아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모베트가의 가주인 카디르제와 오랜 벗이자 그런 그가 평생을 바쳐서 충성을 맹세한 완벽한 주군이었던 황제의 귀에 이 이야기는 들어갔다, 기사만 배출하던 가문에서 글에 능통한 아이가 태어난 것을 기뻐하던 황제의 배려로 공주와 같은 나이인 5살이 되던 해부터 이 아이는 황실에서 공주와 같이 공주가 받는 수업을 받게 되었다. 그 탓이었을까? 당연히 공주와 아르제스는 세상에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될 수밖에 없었다.

 

 공주인 세실리아는 아직 5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5살이라고는 볼 수 없는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아이였고, 조금씩 커가는 이 아이는 갈수록 제 어머니인 세르비아를 쏙 빼닮은 아이로 자라기 시작했다. 아스티리니 제국의 백성들에겐 성군인, 귀족들에겐 카리스마 주군인 황제도 한 아이의 아빠였을까? 아니면 이 아이가 황후를 많이 닮아서 일까 이런 황제조차도 애교 한 번이면 녹여버릴 만큼 세실리아는 황제의 치명적이 약점이자, 세상에서 하나뿐인 황제의 보물로 점점 더 아름답게 자라기 시작했다.

여느 날처럼 세실리아와 아르제스는 황실의 수업을 받고 있었다. 세실리아도 나이에 맞지 않게 공주라서 그러는 건지 다른 아이들과 비교도 안될 만큼 똑똑하고 지혜로운 아이였지만, 단연 장차 제국 최고의 재상이 될 아르제스는 5살이라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다른 16살 아이들이 배우는 과정을 깨우쳤다. 그래서 그럴지 아니면 자격지심일지, 둘한테는 예전부터 같은 나이 또래의 친구들이 없었다. 친구라고 해봤자 서로뿐이었다. 뭐 다른 아이들이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도 있었지만, 이 둘도 딱히 다른 아이들과 가까워 지려고 하지 않았던 탓도 있었다. 서로만 있으면 되니까.. 그래서 그런지 둘의 사이는 친구보다 더 애틋하고 조금 더 묘한 무언가가 있었고, 가족이나 연인 외에는 부를 수 없는 애칭을 이미 부르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르제스는 세실리아에게 말했다.

 " 리아, 나 너한테 뭐 하나 부탁해도 돼? "

 

 그러자 세실리아가 대답했다.

 

 " 뭔데?? 제스, 네 부탁이면 뭐든지 다 들어줄게."

 

 " 정말 뭐든 다 들어줄 거야? "

 

 " 당연하지. 아무나도 아니고, 제스 네 부탁인걸? "

 

 " 그럼 나와 약속 하나만 해줘. 나중에 우리 둘 다 성인식을 치르고 혼인을 할 수 있는 나이가 온다면, 리아 너의 정혼자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되고 싶어.. 그렇게 될 수 있을까? "

 

 " ......제스 그 말 진심이야? "

 

 " 진심이야. 내 마음이 변할 리 없어!"

 

 한동안 세실리아는 말이 없었다. 그것을 보던 아르제스는 속이 타기 시작했지만, 이내 곧 세실리아가 대답했다.

 

 " 그 마음이 정말로 진심이라면 받을게, 네 마음."

 

 5살이라는 나이, 어쩌면 진심일지도, 농담일지도 모를 약속을 한 두 사람이었고 그 두 사람은 몰랐다.. 지금 이 약속이 후에 이 둘에게 얼마나 크나큰 상처를 남기게 될지는.. 두 사람의 약속의 시간은 그렇게 흐르고 어느덧 둘 다 사교계에 발을 들일 나이인 12살이 되었다. 귀족이라면 단연 빠질 수 없는 사교계였다. 그도 그럴게 사교계에 나가지 않으면 누가 아군이 되고 누가 적군이 될지, 귀족 사회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하나도 알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세실리아는 황족이어서 귀족의 영애들만 있는 자리에는 나가지 않아도 됐지만 그 자리에는 항상 아르제스가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나가곤 했다. 사실 세실리아는 이런 불편한 자리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게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있듯이, 뱀 같은 여자들이 서로가 서로를 헐뜯고 깎아내리며 자기가 최고가 되겠다고 하는 자리가 이런 사교계의 현실이니.. 불편하고 싫을 수밖에.. 오늘은 어느 한 후작가에서 여는 가든파티가 있기 때문에 오게 되었다. 이 파티는 초대장이 없는 사람은 올 수 없지만, 공주가 이런 자리에 자주 얼굴을 내민다는 소식을 알고 있는 귀족들은 이런 파티를 열 때 세실리아에게 꼭 초대장을 보내곤 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공주의 눈에 들면 다른 귀족들은 엄두도 못 낼 만큼 권세를 얻기 때문이었다. 여느 때처럼 세실리아는 파티에서 한가하게 여자들의 싸움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 자리에 딱히 끼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세실리아는 여자들의 싸움을 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 하.. 명색에 명문가 귀족 영애라는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 저렇게 유치하게 싸울 수가"

 

세실리아는 남들은 듣지 못할 정도의 크기로 실소를 터뜨리며 간신이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았다.

 

 "큽..크크크..(후..) 하아, 정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이 재미있는 곳이구나, 싸움은 싫지만 구경은 재밌으니 안 올 수야 있나~"

 

그런 세실리아에게 아르제스가 다가왔다. 세실리아의 표정이 무척 재밌다는 듯한 표정이었으니, 다른 사람이 보면 뭐가 다르다는 건지 모르겠는 포커페이스인 세실리아지만 세실리아를 누구보다 잘 아는 아르제스는 알 수 있었다. 이 표정은 세실리아가 흥미 있는 것을 발견했거나 재미있는 것을 보고 있을 때 나타나는 표정이라는걸..

 

 " 리아. 뭐가 그렇게 재밌어서 웃음을 참고 있는 거야? "

 

 " 아.. 제스 눈치챘어?"

 

 " 당연하잖아 내가 미래의 정혼자를 모르면 누가 알아봐~"

 

장난이 가득하지만 부드러운듯한 미소를 지은 아르제스가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세실리아는 얼굴이 빨개지고 당황을 하며 얘기했다.

 

 " 제스! 정혼자라니..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 "

 

 " 난 사실을 말했을 뿐이야~ 그것보다 뭘 보고 그렇게 웃고 있는 거야? 무슨 재미있는 일이라도 있어? "

 

능청스러운 얼굴을 한 아르제스가 말했다. 세실리아는 대답했다.

 

 " 저기 메타리가의 영애인 오디르 라 메타리가 보여? 그 옆에 제노아가의 영애인 에린느 라 제노아와 그 둘 주변의 다른 가문의 영애들이 보이지? "

 

메타리 가는 황제파에 있는, 전에 있던 황실 숙청의 대표적 충신 모베트 가와 마찬가지로 앞장서서 황제에게 충성을 맹새했던 지금의 명문 가문들 중 하나이다. 메타리 가는 원래는 백작 가문이지만, 황실 사건 이후로 큰 공을 세워 후작과 같은 대우를 받고 있는 명문 가문이고, 그 옆에 있는 제노아 가는 황제 반대파에 있는, 숙청 때 미쳐 없애지 못한 귀족 가문들 중 하나인데, 제노아 가도 이름도 이름도 이름이지만, 따지고 보면 명문가이므로 이런 자리에 초대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은 곧, 황제파의 수장과 황제 반대파의 수장이 싸우고 있다는 뜻이었다. 

 

세실리아의 말에 아르제스는 대답했다.

 

 " 응. 보이는데 그게 왜? "

 

 " 제스 원래 사교계라는 건, 남자들은 잘 모르겠지만 여자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자리거든. 여자들은 이런 파티에 올 때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오지 다른 영애들보다 이쁘고 아름답게는 물론이고, 이런 자리에선 기선제압이 중요해. 내가 저들보다 강하다는 걸 보여줘야 하거든. 그래서 그런지 이런 파티에 오면 여자들은 항상 다른 가문의 영애들과 싸우지, 저기 있는 영애들처럼 말이야. 나는 그런 자리에 나서고 싶지 않으니까 구경만 하는 거고 그런데 왠지 오늘은 불안하네.. 내가 나서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다.."

 

세실리아의 말에 제스는 대답했다.

 

 " 나서기 싫으면 나서지 않아도 돼. 왜 굳이 나서려는 거야? "

 

 " 왜냐고? 저기 있는 메타리 가는 모베트 가를 제외하면 우리 황실의 충신인 황제 파이고, 그 옆에 제노아 가문은 우리 황실을 무너뜨리려는 황제 반대 파중에서도 많은 파벌을 형성하고 있는 가문이기 때문이야. 그리고 두 사람 다 다른 영애들을 이끄는 무리의 수장이니까."

 

 " 그건 알겠는데.. 굳이 네가 나서야 하는 이유는 뭔데? "

 

 " 제노아 가문의 에린느 영애가 오디르 영애를 너무 몰아붙이고 있으니까.. 그러면 당연히 황제 파인 다른 가문도 얕보인다는 거니까.."

 

세실리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상황은 딱 봐도 황제 반대파인 제노아 가문이 유리한 상황이 되는 듯했다.

그것을 본 세실리아는 일어나서 저벅저벅 싸움이 있는 자리로 가고 있었다. 세실리아가 다른 영애들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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