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늘 우울을 데리고 온다. 틀림이 없다. 늘 우울을 담고 와 마구 쏟아져 내린다. 늘 내게만 잔뜩 내린다. 나는 늘 비를 맞고 있다. 괜찮은 줄 알았다. 영영 비가 오지 않을 줄 알았다. 이제는 말끔히 개어 먹구름조차 끼지 않을 거라고, 햇빛 쨍쨍한 여름 안에 들어섰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믿었다. 살고 싶어서. 아닌 걸 알면서도 그렇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헛된 희망은 그리 길지 못 했다. 아무리 빠르게 달려도 쏟아지는 비를 피할 수는 없었다. 커다란 우산을 쓰고 잰걸음을 재촉해 걸어도 비를 피할 수는 없었다. 기나긴 장마가 시작되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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