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짹짹 기분 좋게 들리는 참새 소리. 나를 감싸는 햇빛. 개운하게 자고 일어나 편안한 몸… 어? 지금 몇시지? 급하게 휴대폰 화면을 켜보려고 하지만, 휴대폰은 응답을 안 한다. 배터리가 나간 것을 알아채자마자 급하게 충전기를 찾아 꽂고 휴대폰이 켜지길 기다린다. 


 

띠링- 


 

20nn년 n월 n일 

A.M. 11:30 


 

알림창 

라인 코모리 (5) 

부재중 전화 코모리 모토야 (2) 


 

미쳤다 미쳤어 닝아. 어제 잠이 오지 않아 휴대폰으로 코모리와 나눈 대화를 다시 읽어보기도 하고, 동영상 사이트에 연애 고민 영상을 찾아보다가 깜빡 잠들었다. 미처 충전기를 꽂지 못한 휴대폰이 방전됐나보다. 


 

켜자마자 시간을 확인하고 코모리에게 온 연락을 본다. 


 

[닝아 일어났어?] a.m.7:08 

[준비중이야?] a.m.8:21 

[혹시 무슨 일 생긴 거 아니지?] a.m.8:34 

[나 지금 도착했어] a.m.8:50 

[밑에서 기다릴게] a.m.9:05 


 

통화 기록을 보니 출발할 때 한 번, 도착하고 한 번 전화한 거 같다. 곧 바로 보자마자 코모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닝아!] 


 

“코모리ㅠㅠ 진짜 미안해 나 방금 일어났어. 휴대폰이 방전됐었나봐” 


 

[아 다행이다. 난 또 무슨 일 생겼을까봐 걱정했어] 


 

무슨 일은 이미 생겼지! 나에게 화내긴 커녕 안심하는 그에게 나는 더욱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혹시 지금 어디야? 아직까지 기다리고 있는 거 아니지? 내가 얼른 준비해서 그쪽으로 갈게!!” 


 

[나 아직 너 숙소 밑이야. 천천히 준비하고 나와도 돼.] 


 

“악 미안해 금방 튀어나갈게!!”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오늘의 준비를 어제 미리 했다는 점이다. 체크아웃을 해야하기 때문에 오늘 입을 옷을 제외하고 다른 짐들은 미리 싸두어서 급하게 씻고 옷을 후다닥 갈아입은 뒤 나갈 수 있었다. 


 

엘레베이터로 1층에 내려오니 밖에 차를 세워두고 기다렸을 줄 알았던 코모리가 로비에 있어서 당황했다. 하지만, 당황도 잠시. 엄청난 지각을 한 나는 그를 발견하자마자 무거운 짐을 들고 호다닥 달려갔다. 


 

“코모리!!” 


 

“천천히 나와도 된다고 했는데!” 


 

그에게 뛰어가니 상냥한 그는 웃으며 짐을 대신 들어준다. 마음 같아선 여기서 도게자를 하고 싶지만 내가 창피할 수도 있는 코모리를 위해 참기로 마음을 먹었다. 


 

“내가 진짜로 너무 미안해. 대신 오늘 먹는 건 다 내가 살게. 진짜 진짜 미안” 


 

“아니야 괜찮으니까 저기서 체크아웃하고 와. 짐은 내가 맡고 있을게.” 


 

“하 진짜 미안해” 


 

“이럴 땐 ‘미안해’보단 ‘고마워’가 듣고 싶은 걸? 얼른 다녀와.” 


 

어깨를 토닥이며 나를 안심시키는 그의 말을 듣고 프론트로 가서 체크 아웃을 하고 숙소를 나섰다. 


 


 

“진짜 너무 고마워. 나때문에 많이 기다렸지?” 


 

거의 울상인 얼굴로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아니야. 괜찮으니까 인상 펴” 


 

코모리는 나의 구겨진 미간 사이를 손가락으로 꾹 누르며 펴주었다. 그리고 한 손으론 나의 캐리어를 끌고 다른 한 손으론 자연스럽게 내 손을 잡더니 차에 태웠다. 


 

아, 오늘 일정 다 꼬였네. 돌아가는 신칸센을 5시로 예약했기 때문에 그와의 만남 시간이 더 짧아져 아쉬울 따름이었다. 


 

“오늘 5시까지 역으로 가야한다고 했지?” 


 

“응…” 


 

“흠, 밥은 아직 못 먹었을테니까 밥부터 먹자.” 


 

“코모리 너는? 설마 계속 굶고 있었어?” 


 

“나는 아침 먹고 와서 괜찮아~” 


 

그의 말에 나는 작게 안심을 하며 살짝 마음을 놓았다. 그렇게 뒤늦은 우리의 마지막 날 일정이 시작되었다.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엔 어제의 낮과 달리 차 안이 조용했다. 마지막 날이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아쉬운 마음이 컸기 때문에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코모리를 쳐다봐도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도통 알 수 없었다. 바라볼 때마다 웃는 표정이라서 몰랐는데, 가만히 무표정으로 있으니 그의 속을 알 수 없다는 인상이 강하게 남았다. 


 

“내 얼굴에 뭐 묻었어?” 


 

멍때리며 그의 얼굴을 살핀다는 게 나도 모르게 오래 쳐다봤나보다. 


 

“아, 아니 그냥. 신기해서” 


 

“신기해?” 


 

“응 코모리는 무표정이면 이런 인상이구나- 하고” 


 

“하하 그게 뭐야. 그래서 감상평은? 어떤 인상인데?” 


 

“음… 잘생긴 인상?” 


 

애써 둘러서 말한다고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플러팅을 하는 거 같아 민망해져 큼큼-, 하고 목을 가다듬었다. 


 

“칭찬 고마워.” 


 

웃으며 반응해주는 그 덕분에 그나마 덜 민망했다. 


 


 

아까 대화를 시작으로 우리는 지난 이틀처럼 활발하게 대화를 했다. 마치 어제 저녁에 포옹했던 건 없던 일처럼. 


 

“어, 여기는?” 


 

점심을 먹고 다시 차에 올라타 장소를 이동했다. 이동하는 동안 어디로 가는지 궁금했지만 자연스레 차를 몰고 가는 그의 모습에 어디든 괜찮겠지 싶어 굳이 묻지 않았다. 코모리가 주차를 한 곳에 내리니 도착한 곳은 처음 우리가 만난 공원이었다. 이틀만에 왔으니 그때와 풍경이 다를 것 하나 없었다. 


 

“어디를 가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여기가 떠올라서… 혹시 별로야?” 


 

짧은 여행 시간동안 같은 곳에 두 번 오는 것은 사람에 따라 싫어할 수도 있었기에 코모리는 걱정하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니! 난 좋아” 


 

이런 걸 수미상관이라고 하나? 그와 함께한 여행의 시작과 끝이 같은 장소이라는 것이 꽤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애초에 편히 쉬려고 한 여행이라 의욕적으로 여기저기를 다니는 것에 열을 내지 않아도 됐다. 


 

그렇게 우리 둘은 함께 공원 속을 거닐었다. 


 

“자 여기, 선물이야” 


 

어제 하루동안 코모리를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예쁘게 포장하여 내밀었다. 어제 밤 나는 사진을 하나씩 정리하며 다시 감상하고 그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작은 편지를 적어 넣어 포장했었다. 


 

“닝, 고마워 감동이야” 


 

그는 내가 건넨 봉투를 받더니 포장지를 한참이나 만지작 거리고 겉옷 안주머니에 소중히 넣었다.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여서 나는 뿌듯한 마음으로 웃을 수 있었다. 


 

“이제 곧 떠나네. 언제 출국해?” 


 

“도쿄에서 일주일정도 지내다가 n일에 출국해” 


 

“여행 끝나고 바로 한국으로 가는 건 아니구나” 


 

“응 아직 정리할 것도 좀 남았고” 


 

“아쉽진 않아?” 


 

“당연히 아쉽지- 특히 여길 제일 마지막에 온 게 아쉬워” 


 

“나도. 우리가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텐데” 


 

그의 진심이 담긴 말에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바람이 불어와 처음 만난 날과 같이 단풍잎이 우수수 떨어진다. 떨어지는 단풍 속에 서로 마주보며 서있는 너와 나. 


 

“코모리. 그거 알아? 떨어지는 단풍잎을 잡으면,” 


 

“…” 


 

“같이 걷던 사람이랑 사랑이 이루어진대” 


 

내 눈을 보며 말을 듣던 너는 이내 눈이 살짝 커지더니 떨리는 눈으로 나를 응시한다. 마지막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용기가 난 걸까. 조바심이 난 걸까. 첫날 차마 말하지 못했던 말을 이제서야 한다. 


 

그리고 나는 핸드백 안에 넣어뒀던 다이어리의 맨 앞을 펴 첫 날 그에게 받은 단풍잎을 꺼낸다. 단풍은 다이어리 사이에 끼워뒀기에 빳빳한 상태로 붉은 빛을 띠고 있었다. 나는 단풍잎을 손에 들어 그를 보며 환히 웃는다. 


 


 

“조심히 가고” 


 

“응!” 


 

“도착하면 연락하고” 


 

“알겠어~” 


 

“가는 길에 이상한 놈들이 말 걸어도 따라가지말고” 


 

“당연하지” 


 

“벌써부터 보고 싶어서 어떡해”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그는 나의 배웅을 위해 공항까지 와주었다. 껴안고 나를 놓을 생각이 없어보인다. 애정이 담긴 잔소리를 한참 듣고 나서야 겨우 나를 놓아주는 그였다. 


 

“짐은 다 챙겼지?” 


 

“그럼!” 


 

“가서도 연락 잘 받아야 돼?” 


 

“알겠어 알겠어- 이러다 날새겠네” 


 

“잘 가. 많이 보고 싶을 거야.” 


 

“나도. 갑자기 비행기 타고 날라와도 받아줘야해?” 


 

“음… 고민해보고?” 


 

그의 장난에 내가 그의 옆구리를 살짝 지르자 그는 아하하 하며 웃더니 


 

“응. 그러니까 언제든지 와줘” 


 

라며 대답하고 나에게 다가와 쪽-하고 이마에 뽀뽀를 했다. 갑작스러운 스킨십에 얼굴이 붉어졌지만, 이내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걸 깨달은 나는 그에게 인사를 전했다. 


 

“비행기 시간 다 됐다. 나 이만 가볼게” 


 

서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는 우리. 그렇게 뒤를 돌아 걷다가 다시 뒤돌아 그를 한 번 쳐다본다. 여느 때와 같이 그는 내가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여전히 손을 흔들어주고 있었다. 나 또한 웃으며 다시 손을 흔들고 들어갔다. 그렇게 우리의 장거리 연애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여행 마지막 날, 우리는 공원에서 같이 산책하던 중 내가 단풍잎을 손에 들어 보이자 코모리는 잠시 멍을 때렸다. 


 

“어? 그니까, 그…” 


 

항상 여유롭고 다정한 모습을 보이던 코모리답지 않게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귀가 빨개지고 말을 더듬는 그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왔다. 내가 편하게 웃음을 터뜨리자 그도 내 모습을 보더니 같이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 웃음을 어느정도 그친 그가 나를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닝아.” 


 

“응” 


 

“좋아해” 


 

말을 끝낸 그가 나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싫으면 피해도 돼” 


 

‘부담스러우시면 거절하셔도 괜찮아요.’, ‘같이 먹어도 괜찮을까?’ 항상 내 의사를 존중해줬던 그는 이 순간에도 나를 배려해줬다. 그리고 가까이 다가오는 그의 얼굴에 나는 눈을 꼬옥 감았다. 


 

입술에 말캉하며 촉촉한 촉감이 느껴졌다. 너무 진하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입맞춤. 친절하고 다정하다는 느낌을 받으며 스킨십도 코모리답다고 생각이 들었을까 입술이 떨어지고 눈을 천천히 떴다. 내가 눈을 뜨자 코모리는 다시 한 번 입술을 붙였다 뗐다. 아까와는 달리 가벼운 뽀뽀. 눈을 뜬 채로 뽀뽀를 한 것은 예상하지 못해 조금 당황했다. 


 

“나도 좋아해” 


 

나는 스킨십으로 인해 아까 하지 못했던 대답을 마저 했다. 괜히 부끄러워져 빨개진 내 얼굴을 구경하던 코모리. 그리고 우리는 웃으며 서로를 마주보고 손을 잡은 채 마지막 여행을 마무리하러 다녔다. 


 


 

“언제 또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도쿄에서도, 한국에서도 계속 연락할게.” 


 

“그리고 일본 자주 올 수 있도록 노력할게!” 


 

신칸센에 타기 전 이제 막 시작한 우리의 관계와 달리, 우리의 만남은 끝과 같았다. 괜히 아쉬운 마음에 나는 그에게 이런 저런 말을 덧붙였고,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을 들어줬다. 역시 그도 나와 같이 걱정이 많은 걸까. 그렇게 우리는 나가노현에서의 만남을 끝내고 나는 도쿄로 올라왔다. 


 

도쿄로 도착하고 하루 뒤, 


 

[닝아 어디야?] 


 

[나 지금? 시부야에 있는 xx백화점!]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살 선물을 고르러 혼자 백화점에 나왔을까. 갑자기 온 모토야의 라인에 답장을 보냈다. 그리고 다시 휴대폰을 집어넣고 선물로 뭐가 좋을지 한참 구경하고 있었을까… 


 

 톡톡- 


 

뒤에서 누가 내 어깨를 두드리길래 뒤돌아보니 


 

“헐! 모토야!” 


 

왜 여기 그가 있는지 깜짝 놀랐지만 반가운 마음이 앞서 두팔 벌려 그를 안았다. 덩치 차이가 커 남들에겐 내가 안긴 것처럼 보일지도 몰라도 내가 안은 거다. 


 

“닝아 놀랐어?” 


 

“응! 엄청. 어떻게 된 거야?” 


 

“나도 고등학생때까진 도쿄에서 지냈다고 했잖아. 보고싶어서 왔지” 


 

“아 맞다, 그랬지” 


 

그에 품에서 푸흐흐 행복하게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뭐하고 있었냐는 그의 말에 오늘 일정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주었다. 자연스럽게 혼자였던 내 일정엔 모토야가 함께했다. 저녁은 함께 장을 봐 나의 자취방에서 함께 해먹었다. 


 

“도쿄엔 얼마나 있을 예정이야?” 


 

“음 글쎄, 한 일주일?” 


 

“응? 그렇게 오래 자리 비워도 돼?” 


 

“시즌이 얼마전에 끝나서 괜찮아~ 마지막 경기가 그 친선 경기였고” 


 

“그렇다면 다행이고” 


 

그렇게 나의 도쿄 생활 일주일은 모토야와의 데이트&워홀 마무리로 가득찼다. 그리고 출국하는 날 그의 배웅을 받으며 한국으로 떠났다. 


 


 

“그래서 오늘은-“ 


 

‘*닝아, 와서 저녁 먹어라’ 


 

“*아냐, 먼저 먹어 이따가 내가 따로 챙겨 먹을게” 


 

[여보세요? 닝 바쁜 거 아니야?] 


 

“아니야, 엄마가 잠깐 부른 거였어! 우리 어디까지 이야기했더라” 


 

한국에 온지 3달째. 모토야와는 계속해서 행복한 연애 생활을 유지했다. 낮에는 각자의 생활을 하며 중간 중간 라인으로 연락하고 밤에는 영상통화나 통화를 했다. 둘 다 서로를 위해 노력했기에 관계 유지가 가능했던 거 같다. 


 

“아 맞다. 내가 보낸 택배는 잘 도착했어?” 


 

한국에 도착해 친구들에게 일본에서 산 선물을 전했듯, 일본에 있을 모토야에게 보낼 선물을 고르고 골라 택배를 보냈다. 


 

[응 도착했어. 그 ‘불닭’? 팀원들이랑 같이 먹으니까 매워서 죽으려고 하던데] 


 

“ㅋㅋㅋㅋ 한국의 맛이라고 생각해줘. 다른 건?” 


 

[아,] 


 

잠시 조용해지고 찰칵- 소리가 나더니 라인 알람이 울려 들어가보니 신발 사진이 와있었다. 


 

[지금 신고 있어] 


 

“신발 사이즈 잘 맞아? 혹시라도 다를까봐” 


 

[응 딱 맞아. 마음에 들어. 고마워] 


 

선물로 무엇을 보내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경기 외에 평소에 신을만한 신발을 보냈다. 물론 나도 같은 디자인의 신발을 작은 사이즈로 샀다. 


 

서로에게 꾸준히 연락하며 그렇게 우리의 장거리 연애는 나름 잘 진행되어갔다. 쉴 틈이 생긴다면 모토야가 한국에, 내가 일본에 놀러 갔고 추억은 점점 많이 쌓여갔다.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신칸센에 올라탔다. 나가노현은 2박 3일 여행 이후로 오랜만에 가는 거라 더 떨렸다. 모토야 몰래 일본에 온 건 처음이라 더욱 긴장되는 마음이 컸다. 그에게 한국에 있는 척 하는 게 조금 양심에 찔리긴 했지만, 서프라이즈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양심을 잠깐 무시하기로 했다. 


 

‘모토야네 집이…’ 모토야와 연애하면서 일본을 몇 번 왔다갔다하는 과정에서 그의 친구들과도 안면이 생겨 친해졌다. 나 또한 그들과 동갑이라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그래서 스나에게 따로 모토야의 집 주소와 훈련 쉬는 날을 물어볼 수 있었다. 스나에게 내가 물어본 사실은 꼭 비밀로 해달라고 강조했다. 


 

띵똥- 


 

어? 초인종을 눌렀지만 안에서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내 계획은 초인종을 누르면 깜짝 놀란 표정으로 튀어나온 모토야를 안아주는 거였는데… 이번에도 대충 짠 계획 때문에 일이 틀어졌다.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 


 

“닝?” 


 

뒤돌아보니, 방금 엘레베이터에서 내린 모토야의 모습이 보였다. 니가 여기 왜 있냐고 물어보는듯한 표정에 쪼르르 달려가 그를 안았다. 


 

“모토야! 보고싶었어” 


 

“진짜 닝 맞지? 여긴 어떻게 왔어? 언제 도착한 거야?” 


 

질문 폭탄을 던지는 그를 넌지시 바라보다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낸다. 


 

“나랑 앞으로 쭉 함께 하자” 


 

상자가 딸각-하고 열리더니 그 속엔 같은 모양의 크기가 다른 반지 2개가 나란히 있었다. 


 


 

장거리 연애, 그것도 국가를 뛰어넘은 연애였기에 우리에겐 늘 어려움이 있었다. 때로는 서로의 연락이 잘 안 되어 속상했었고 때로는 힘들 때 옆에 없다는 사실이 더욱 외롭게 만들었다. 멀리 있었기에 서로의 감정을 전하는데 무엇 하나 쉬운 게 없었고 옆집처럼 드나들 수 없어서 더욱 애가 탔다. 작은 오해가 생겨도 푸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이었다. 


 

그래도 우리는 서로에게 최선이었고 서로를 우선시 했으며 갈등을 회피하려고 하지 않았다. 싸우더라도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차분히 대화를 하며 풀었고 늘 나를 다정하게 대해주던 그가 있었기에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합격’ 


 

혹시 몰라 일본의 한 회사 채용 공고에 지원을 했는데 합격했다. 원래 관심있던 분야이기도 했고, 일년에서 지낸 일본 생활이 나쁘지 않았기에 그 회사에 다니기로 마음 먹었다. 생각해보면 앞으로의 미래를 상상할 때 내 옆엔 늘 모토야가 있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그와 결혼하기로. 


 


 

도쿄까지 간 모습까지 쓸까 하다가 그래도 꽉 닫히 해피엔딩이 좋아서 보고 싶은 장면을 넣다보니 마지막 편이 제일 길었네요. 
 

참고로 여행 둘째날에 찍은 닝 사진은 결혼 이후에도 쭉 코모리 지갑속에 계속 있었다고 한다... 닝은 한참 뒤에 자신의 사진을 발견했다고... 

이외에도 쓰고 싶은 장면 많았는데, 자연스럽게 넣기가 쉽지 않아서 포기했네요. 

글잡에 올려보는 건 처음이라 얼렁뚱땅 이상할 수 있는데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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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앙... 센세 사랑해 진짜...
2년 전
독자3
센세??? 제 눈에 무슨 짓을 하신거에요 이제 자급자족하던 생활로 돌아갈수가 없어요 상중하만 있는거 아니죠 센세????
2년 전
독자4
센세?? 웨딩 스토리는 보여주셔야죠 이대로 못 보내...
2년 전
독자5
코모리 ㅠㅠ
2년 전
독자6
결혼까지!!!
2년 전
독자7
꺅 센세 ㅠㅠ!!!! 너무... 너무 달아요 완전 천상 극락의 맛... 센세가 최고에요 알라부.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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