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죠 사토루와 나는 원래부터 혼담 얘기가 자주 오갔다. |
"얘랑? 얘랑 내가? 자칭 타칭 최강 고죠 사토루가?"
어이 없다는 듯이 허, 웃으며 금방이라도 저 다리로 나를 후려칠듯한 자세를 한 고죠 사토루에, 나 또한 질 수 없다 생각해 이를 으드득 갈며 반박했다.
"얼씨구, 자칭 타칭은 무슨 자칭만 맞는 거겠지. 내가 너랑 결혼하면 삼대가 망한다 임마. 어딜 비벼. 애초에 밸런스 패치도 안 되는데." "삼대가 망해? 허!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정말. 너랑 결혼하면 나도 삼대 망하거든? 그리고, 누가 봐도 내가 더 아깝잖아. 이 고죠 사토루 님이 아깝잖아. 일단 얼굴에서부터가-" "불결한 것! 더 이상 입을 열지 말거라 닥쳐! 닥쳐! 죽어버려!"
...
아무튼 그랬다.
하루에도 서너번 정도 저러고 서로 물고 늘어질 정도로 혼담이 자주 오갔다. 하지만 서로 그것이 현실이 되진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왜냐, 성깔 한 번 지대루인 우리 둘이 헤까닥해서 깽판 치면 난리 나거든. 주술계가 아니라 세상이 난리 나거든.
그러면 왜 그렇게 싸웠냐.
당연한거 아니야? 지 주제에 뭐라고 날 거부해? 걔보다 내가 더 잘났으면 잘났지 못나진 않았다. 아마 걔도 그 생각으로 짖어댔던 것 같은데 어쨌거나. 내가 이 얘기를 왜 하냐 하면,
"...맞습니다. 네임-" "불결한 것! 더 이상 입을 열지 말거라 닥쳐! 닥쳐! 죽어버려!! 내가 널 죽이고 주저사가 돼버리고 말겠어 이 돌팔이 같으니라고!!"
걔랑 내가 쌍방 네임이랜다.
고죠 사토루랑 내가. 아니 이름 부르는 것도 불결하다. 그즈 스트르랑 내가.
차라리 그냥 결혼을 하는게 낫지. 결혼하고 그냥 사이좋게 삼대가 하하호호 망하는게 낫지. 네임? 이런 개같은 경우가 있나. 다리에 힘이 풀려 그냥 털썩 주저앉으려 하니 그즈 스트르가 내 밑에 깔렸다.
인상을 찌푸린 채로 고개를 돌리니 그 애의 소름끼치는 눈과 마주치고. 그대로 1초, 2초, 3초.
"아아악!!! 씨발!!! 뭐야 이거!!!!" "아니 미친놈아!! 불결해! 불결해! 죽어버려 그냥!!"
아무래도 제 네임이 아무데나 앉으려 하니 발동된 본능인 듯 했다. 아니...그러면 그냥 멀쩡하게 들어준다거나...손을 희생한다거나 하는 방식이 있는데 굳이 그렇게 몸을 날려서...
계속해서 소리를 내지르는 고죠 사토루...아니, 그즈 스트르와 구석에서 흑흑거리며 울고 있는 의사를 보니 앞길이 암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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