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그만 자고 일어나야지.”
가까이에서 들려오는 부드러운 목소리.
“으음...”
살며시 눈을 뜨고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다정한 미소.
저 미소 하나에, 나는 오늘도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한다.
“일어나~”
“응..엄마..”
비록 그 미소가,
“우리 여주 많이 졸리니?”
나를 향한 것이 아니라 해도.
.
.
.
.
나에게는 쌍둥이 여동생이 한 명 있다.
이름은 김여주.
예쁜 외모에 못하는 것 하나 없는 완벽한 아이.
누구에게나 사랑 받을 그런 아이였다.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 사랑 받은 티가 확연히 나는 내 쌍둥이 김여주는 학교에서도 인기가 정말 많았다.
중학교에서부터 이어진 인연들과 함께 고등학교를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도 새로운 인연들을 쌓게 되었다고 들었다.
그녀의 곁에는 너무나도 많은 인연들이 있었으며 때문에 그녀의 소꿉친구가 그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다.
김여주는 사랑 받는 아이다.
누구나 좋아하고,누구에게나 인기 있고, 미워할 수 없는 그런 존재.
모든걸 다 잘하고, 모든게 완벽한 내 쌍둥이 동생 김여주.
그리고,
그 옆에 아무 보잘 것 없는 나.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많이 들어왔던 말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답할 것이다.
’여주의 반이라도 좀 닮아봐.‘
어렸을 때부터 나는 매번 김여주와 비교 당했다.
얼굴도 예쁘고 모든걸 잘하는 완벽한 김여주와 달리, 나는 얼굴도 평범하고 그닥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그런 아이였으니까.
모든게 다 평범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늘 김여주의 비교 대상이 되었다.
나는 못난 것보다 그저 평범한 축에 속하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언제나 나를 못난 사람이라 칭했지만, 나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못난 구석 하나 없는 김여주의 옆에 있으니, 평범한 것조차도 오히려 더 못나 보이고 그런거겠지.
완벽한 김여주.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몸이 너무나도 약하다는 것.
조금만 무리해도 다음날 열이 나버려서 집 안에서의 대부분의 집안일은 모두 내 몫이었다.
하루는 그게 너무 억울해서 엄마에게 물었더니, 김여주의 몸이 약한 것은 선천적인 것이기에 내가 이해해줘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그 노력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어렸을 때는 사람들에게 칭찬 받는 내 쌍둥이 동생이 마냥 자랑스럽고 좋았다.
베시시 웃어 보이는 그 얼굴에 덩달아 내 기분도 좋아졌다.
내 쌍둥이는 착하니까.
나이를 먹어도 자신의 몸 따위는 챙기지도 못하는 아직 어린 아이니까.
자신보다 남이 먼저인 그런 아이니까.
그런 착한 아이를 미워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니가 이해 좀 하렴.”
“언니잖아. 동생이 부탁하는데 그거 하나 못 들어줘?”
“넌 대체 왜 그렇게 이기적이냐.”
글쎄,
"대체 언제까지 엄마를 이렇게 힘들게 할거니..?"
잘 모르겠다.
12월 7일 밤 9시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