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을 움켜쥐었다.
다만 사방으로 흩어지던 나머지 달빛은 그저 바라만 보았다.
달빛을 털어내었다.
꼭 사라질 것만 같았던 달빛은 아직도 손 안에 남아있었다.
몇 번이고 털어낼 때마다 나는 다시 몇 번이고 달빛을 움켜쥐었다.
그 날 밤하늘에 별들이 보이지 않았던 이유는 달빛이 너무도 밝았기 때문이다.
온새미로 달빛을 곁에 두기 위해 시나브로 달빛에게 다가갔다.
그리하여 그 날 밤하늘의 달빛은 정말 온전히 내 곁에만 있었을까?
혹시 다른 누군가도 나처럼 움켜쥐려, 털어내려 노력했지만 결국 달빛은 내 주위로 눈처럼 부서진다는 사실을 깨달았을까?
눈 위로 비친 달빛에 눈이 멀었다.
나는 지금 밤하늘, 그 자체다.
그리하여 그 날 밤하늘의 달빛은 결국 온전히 내 곁에만 있었다.
-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