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단편/조각 만화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엑소 성찬
불렛프루프 전체글ll조회 1170l

[방탄소년단/국뷔] 불프왕국 ; ① 글을 배우지 않는 남자 | 인스티즈

 

17세기. 불프왕국.

 

아주 보수적인 신분제 국가인 불프왕국은 4가지 신분으로 나뉘어 있다.

 

왕족.

귀족.

평민.

천민.

 



왕족을 제외한 나머지 계층은 집안의 경제적인 규모로 결정된다.

하지만, 정말 전통적인 가문이 아닌 이상 귀족으로 인정받기가 힘드므로 사실상 왕족과 귀족층은 거의 고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평민은 어느 시대 어느 국가가 그렇듯 많은 사람들이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천민은 여느 국가들과 약간 다르다.

귀족가문에 속해있는 일꾼 및 각종 하인들을 천민으로 취급하고 있다.

천민에 해당되는 경우는 두 가지가 있는데, 

보통 천민들끼리 결혼하여 낳은 아이는 거의 영속적으로 천민에 해당되고,

평민들 중 귀족가문에 진 빚을 갚지 못해 일하며 빚을 갚는 사람들이 천민에 해당된다.

아직까진 한번 천민이 되면 다시 평민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

 

[방탄소년단/국뷔] 불프왕국 ; ① 글을 배우지 않는 남자 | 인스티즈

 

샤워실.

천민들 중 전문 하수인을 양성하기 위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모든 수업을 마치고 모이는 곳.

 

"나 간다."

 

"벌써 다 씻었어?"

 

"어. 빨리 가봐야 해."

 

"너는 네 주인님이 뭐가 그렇게 좋아서 맨날 서두르냐? 나는 우리 주인님 최대한 안 보고 싶던데."

 

[방탄소년단/국뷔] 불프왕국 ; ① 글을 배우지 않는 남자 | 인스티즈

"....간다"

 

정국 J.히트엠.

 

20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히트엠 가문에서 일하는 천민.

부모의 더러운 피를 물려받아 여지껏 한번도 다른 생각을 품어보지 않은 채 충성을 다하는 순종적인 천민.

 

[방탄소년단/국뷔] 불프왕국 ; ① 글을 배우지 않는 남자 | 인스티즈

 

명문 불프 제1학교.

왕족과 최고귀족만 입학할 수 있는 불프왕국의 최고 명문고.

 

[방탄소년단/국뷔] 불프왕국 ; ① 글을 배우지 않는 남자 | 인스티즈

"정국~"

 

"예. 가방 주십시오."

 

"오늘은 학교에서 어땠어?"

 

해맑은 표정과 다정다감한 말투로 엄마미소 나오게끔 하는 이 분은,

 

태형 V.히트엠.

 

미들네임이 V인 사람만이 히트엠 가문의 주인들이고, 역시 태형또한 히트엠의 주인이다.

특히 태형은 3형제 중 막내로 집안의 사랑을 듬뿍 받는 존재였다.

그 덕분인지 태형은 심성이 아주 곱고 주변 사람들에게 참 잘하는 사람으로 자라났다.

 

 

< EP. 1 >

 

"주인님. 일어나십시오. 등교준비 하실 시간입니다."

 

"음..우웅..졸려.."

 

"어제도 지각하셨지 않습니까. 오늘은 일찍 가셔야합니다."

 

"아. 우리 오늘 무도랑 승마랑 수영 있어서 세면도구 가져가야 해..준비했어?"

 

"예."

 

"이잉..더 잘려고 했는데.."

 

"오늘은 빨리 일어나십시오. 셋 센 다음에도 일어나시지 않으면 제가 억지로 일으킬 겁니다."

 

",..."

 

"하나..둘,.."

 

"짠! 일어났어! 됐지?"

 

"예. 이제 씻으러 가시면 됩니다."

 

"히잉..아침은 너무 힘들어..."

 

히트엠가문 본관은 이렇게 태형의 투정과 정국의 설득으로 아침을 맞이한다.

정국은 밍기적거리는 태형의 옆에서 어르고달래가며 등교준비를 끝마치고 차에 태워보낸 뒤, 어김없이 늦은 자신의 학교로 숨고를 틈도 없이 뛰어갔다.

 

/

 

"전정국! 또 늦었나?"

 

"죄송합니다!!!!!"

 

"성실하지 못한 하수인은 주인님에게 조금도 쓸모가 없다. 내가 어디 한두번 말하나?"

 

"아닙니다!!!!!"

 

"일주일 째 계속 늦고 있는 거. 알고는 있는건가?"

 

"...알고 있습니다!!!!"

 

"벌이다. 오늘 무술 시간에 수업 대신 교내 모든 화장실 청소를 하고, 끝나고 반성문 5장 쓰고 갈 것."

 

"알겠습니다!!!하지만 저.."

 

"뭔가"

 

"학교가 끝나자마자 주인님을 모시러 가야합니다. 반성문이 아닌 다른 벌을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음...그렇다면 내일까지 화장실 청소를 하는 걸로 하지."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고 제 수업장소를 향해 급히 뛰어가는 정국을 보며 나이가 지긋한 교관은 쯧쯧하며 혀를 찼다.

 

"저 놈의 주인님은 무슨 심보로 저 놈을 매일같이 늦게 보낼꼬..."

 

/

 

어김없이 제 1학교에서 태형을 모시고 온 정국은 행여나 태형의 공부에 방해가 될까 조심스럽게 태형의 가방과 교복, 운동복들을 정리했다.

 

"정국아"

 

"예. 말씀하십시오."

 

"너가 다음 분기에 들을 과목을 정하라고 연락이 왔어."

 

"....예."

 

"내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압니다."

 

"배우자."

 

"싫습니다. 주인님."

 

"대체 왜 안배우려는거야? 글을 익히면 생활이 얼마나 편해지는지 잘 알고 있잖아"

 

"배우고 싶지 않습니다. 주인님."

 

"...."

 

"부디 다른 과목을 선택하여 주시길 간청드립니다."

 

"..넌 여기 있어. 형한테 다녀올테니까."

 

"남준 주인님 말씀이십니까, 석진 주인님 말씀이십니까"

 

"몰라! 그냥 여기 있어 따라나오지 말고."

 

"...예"

 

태형이 방을 나갔다.

왠만해선 어디서든 싸우지 않는 둘이 두 달에 한번씩 싸울 때가 있는데, 그게 바로 오늘이다.

정국은 무슨 이유에선지 절대로 글을 배우려하지 않았고, 태형은 정국의 편한 생활을 위해서 어떻게든 가르치려고 교과목을 수강하게끔 하려 했다.

늘 태형의 말이라면 뭐든 수긍하는 정국이 절대 글을 배우려고 하지 않아서 태형은 두 달에 한번씩 골머리를 앓았다.

 

/

 

"형~"

 

[방탄소년단/국뷔] 불프왕국 ; ① 글을 배우지 않는 남자 | 인스티즈

"어 태태야~"

 

석진 V.히트엠.

히트엠 가문의 맏아들이자 촉망받는 차기 후계자.

하버드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수료하고, 옥스퍼드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초특급 엘리트.

집안에선 온화한 주인이자 믿음직스러운 아들이자 인자한 형이다.

 

"형~바빠요?"

 

"우리 태태랑 보낼 시간은 충분하지~"

 

"그럼 나 형한테 뭐 얘기해도 되나요..?"

 

"그래 이리로 와"

 

편한 소파에 태형이 석진에게 울상을 지으며 미주알고주알 말했다.

석진은 2달마다 돌아오는 그 얘기다 싶어 흐뭇하게 웃으며 같은 이야기를 또 듣고 있었다.

 

"우리 태태가 그냥 교과목을 신청하면 안되는거야?"

 

"저번에 그냥 신청해줬는데, 수업을 한 번도 안듣고 시험도 F학점을 받아왔어요...."

 

"형이 한 번 말해줄까?"

 

"아니요..그냥 스스로 배우고 싶게 할 방법은 없어요? 형 똑똑하니까 빨리 사람 구슬릴 방법 나한테 알려줘요..네?"

 

태형은 심지어 눈물을 글썽였다.

석진은 빨리 생각해보겠다고 일단 가서 조금 쉬라고 태형을 보냈다.

 

/

 

"주인님. 세탁실에 다녀오겠습니다."

 

"..."

 

"주인님 저녁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주인님."

 

"말시키지 마. 지금 난 너가 너무 미우니까"

 

"...저녁은 주방장님이 준비해주시는대로 가지고 올라오겠습니다."

 

"싫어. 굶을거야."

 

"안되십니다."

 

"이것도 내 말 안듣게? 내가 먹기 싫다잖아"

 

"주인님."

 

"나가. 오늘은 내 방에 들어오지 마."

 

정국은 태형에 의해 방에서 쫓겨났다.

일단은 세탁실로 향했다.

옷가지들을 세탁실 담당자에게 넘기고나서 올라오는데,

 

"자네가 정국이지?"

 

정국이 석진을 보자마자 깊이 숙인 고개를 들지 않은 채 예. 라고 대답했다.

 

"잠깐 나 좀 볼까?"

 

"예."

 

"따라오렴."

 

/

 

"우리 태태..아니 태형이에게 들었다. 글을 배우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예."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

 

"이유는 없습니다."

 

여지껏 많은 하인들을 봐왔지만 저렇게 심지가 곧은 눈은 처음이었다.

비록 석진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진 못한 채 눈을 아래로 내리깔았지만, 그 눈빛은 죽지 않았다.

 

"이유가 없다면 태형이 비위를 맞춰주기 위해서라도 한번쯤 들을만한데 강제로 듣게 한 수업마저도 한시간도 안들은 이유는 뭐지?"

 

"이유 없습니다. 그저 글을 배우기 싫습니다."

 

석진은 대학교 때 진지하게 심리학과로 전과를 할까 고민할 정도로 심리학에 대해서도 열심히 공부했던 사람으로써, 정국의 눈빛과 말투를 보고 확실히 숨기는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태형이에게 절대 비밀로 할테니 진짜 이유를 알려줬으면 좋겠네. 그래야 내가 태형이를 말리기라도 하지 않겠어?"

 

정국의 눈이 흔들렸다.

 

"...글을 배우면..제가 알면 안되는 내용마저도 알 수 있게 되지 않겠습니까."

 

"..."

 

"그럼 제가 태형 주인님의 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글이라는 걸 배워서 얻은 호기심 때문에."

 

"....그것뿐인가?"

 

"또한 글을 배우면 책을 읽고 싶고, 책을 읽으면 많은 지식을 얻게 되고 많은 지식을 얻게 되면 전 지금 이 자리에서 주인님을 모시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지 않고 주인님이 아닌 저를 위해서 살게 될 것 같습니다. 많은 조교님들이 저희에게 하시는 주의말씀 또한 이런 상황을 우려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흠..."

 

"불충한 하수인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부디 제 뜻을 받아주시길 간청드립니다."

 

석진은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살짝 끄덕거렸다. 물론 정국은 무릎을 꿇고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있어서 석진의 그러한 제스처를 보진 못했다.

 

"학교에서 배우는 글이 그렇게 수준이 높나?"

 

"그건 알 수 없습니다."

 

"나중에 너가 불편함을 느껴도 상관 없을 정도로 태형이에 대한 충성심이 높은 건 충분히 칭찬받을 만 하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너가 태형이를 대신해서 글을 써야할 때가 반드시 올 거야."

 

"태형주인님은 그분께서 하실 일을 하수인들에게 맡기시진 않습니다."

 

"맡기지 못한거지. 네가 글을 모르니까."

 

"..."

 

"태형이가 다니는 제1학교의 과제와 학교 공부란 수준이 대학교 수준에서 머물러있어. 그리고 그 학교에선 학생들에게 하루에 하기에 벅찬 과제들을 내주곤 하지. 내가 거기 졸업생이라서 잘 알거든. 난 가장 어려운 논문과제하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책을 베껴서 자료를 만들어오는 숙제와 같이 타이핑과 필사가 필요한 건 어지간해선 하인들에게 맡겼어. 그래야 나머지 숙제도 모조리 해 갈 수 있었거든."

 

"..."

 

"그동안 태형이가 글을 맡기지 않았다는 건 그 많은 필사와 타이핑을 혼자 다했다는 이야긴데. 굉장히 피곤했겠군."

 

"..."

 

"내 말을 듣고 나니 어때. 주인님을 돕기 위해서 글을 배워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나?"

 

"....."

 

"아직도 고민하나보네. 결정은 너의 몫이야. 이대로 계속 태형이를 피곤하게 만들면서 고집을 피울건지, 태형이를 도울건지."

 

"...이만 가보겠습니다."

 

"좋은 결정 하길 바란다. 또한 그동안 히트엠가문의 집사가 우리집에서 나고자란 천민출신이었다는 것도 기억해야겠구나.

네가 글을 배우지 않는다면, 위대한 히트엠가문 집사의 계보도 망가질테니."

 

"...값진 말씀 감사합니다."

 

정국이 나가고 석진은 미소를 띄었다.

 

"진짜 충성심이란 저런 것이군."

 

/

 

똑똑-

 

"들어오지마"

 

"주인님."

 

"특히 정국이면 더 들어오지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거기서 해 그럼."

 

"글을..배우게 해주십시오."

 

"....정말이야?"

 

"예."

 

문이 활짝 열리고 태형이 정국의 손을 꼭 잡았다.

 

"잘 생각했어~"

 

"그동안 주인님께 도움이 되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

 

".....아닙니다."

 

"어쨌든 이제부터 열심히 공부하자! 나도 알려줄게. 알겠지?"

 

한번 다투면 3일은 꽁해있던 태형은 결국 정국의 승복으로 인해 금세 풀려버렸다.

 

/

 

하수인학교에선 2달에 한번씩 시험을 치른 후 시간표가 바뀐다.

그 시간표는 그들의 주인이 정해주는 것.

다양한 과목이 있어서 주인들은 하수인들이 배웠으면 하는 과목을 수강하게끔 한다.

보통 하수인들의 의견반영은 되지 않는 편이며, 그들의 성적표는 2달에 1번 주인들에게 전달된다.

 

정국은 새 시간표를 받았다.

그의 시간표엔 저번 분기에 들었던 '정리의 기술' 과목이 없어지고 '글쓰기 ①'과목이 생겼다.

 

정국은 일주일에 2번 들은 정리의 기술 과목과 바꿔준 태형에 대해 배려심을 느꼈다.

무도와 같은 하루에 2시간씩 든 수업과 바꿔서 빨리 배우게 해도 되는데 가장 조금 든 과목과 시간을 바꿔준 주인님의 배려가 보여서 감사했다.

 

시간표에서 또 다른 변화가 생긴 건 '동물 기르기'과목이 추가되었다는 것이다.

저번 분기에는 '식물 기르기'과목이었는데, 한번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린 걸 기억한 것 같았다.

 

"야. 우리 주인님 진짜 너무한거 아냐?"

 

"왜"

 

"무슨 남자 하인한테 다림질을 배우라고 하는지..정국아 네 주인님은 시간표 잘 짜주셨냐?"

 

"응. 필요한거 위주로."

 

"진짜 부럽다. 우리학교에서 너보다 더 좋은 주인님 만난 사람은 없을거다."

 

정국은 웃기만 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으니.

하수인들 사이에서 태형은 로망이었다.

일단 출신이 좋고 잘생긴데다 친절하고 사람들 많은데서 다른 사람을 망신주는 일도 없으며, 신분으로 사람을 나누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형뿐만 아닌 정국도 많은 태형 또래의 귀족들 사이에서 로망이었다.

잘생긴 외모에 강인한 눈빛이며 오로지 자신의 주인만 생각하는 뼛속까지 충성스러운 하수인이었기 때문이다.

 

"빨리 수업이나 들어가라"

 

"그래. 이따 보자"

 

모두들 짧은 이야기를 끝내고 각자 자신의 수업을 들으러 뿔뿔이 흩어졌다.

 

/

 

"나 오늘 파티 안가고 싶은데 남준이 형님한테 안가도 되냐고 물어봐봐"

 

"예. 다녀오겠습니다"

 

정국은 방을 나서 별관으로 향했다.

유일하게 본관을 안쓰는 히트엠의 주인이 둘째 아들 남준 V.히트엠. 이었다.

 

똑똑 -

 

"들어오세요"

 

"안녕하십니까 태형주인님을 모시고 있는 정국이라고 합니다"

 

[방탄소년단/국뷔] 불프왕국 ; ① 글을 배우지 않는 남자 | 인스티즈

 

"무슨 용건으로 여기까지 찾아왔지?"

 

남준 V. 히트엠.

태형과 두 살 차이나는 형.

세계적인 수학천재일 뿐만 아니라 다방면으로 못하는 게 없는 팔방미인.

첫인상을 보면 다들 움찔하지만,

권위있고 무서울 것 같은 모습에 반해 실제 성격은 석진과 태형처럼 아주 유한 편.

 

"오늘 밤에 있는 파티에 태형주인님께서 가고 싶지 않으시다는 전갈을 전해드리라 하여 찾아왔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알 수 있을까?"

 

"죄송합니다. 그것까진 알지 못했습니다."

 

"그렇군..내가 한 번 가봐야겠네."

 

"예. 모시겠습니다"

 

정국이 남준의 뒤를 따라갔다.

180이 넘는 큰 키에 공부만 하는 것 같지 않은 탄탄한 남준의 몸매에 신체적인 부분에선 어지간해서 밀리지 않는 정국도 주춤하는 아우라가 느껴졌다.

 

/

 

똑똑-

 

"들어오세요~"

 

"주인님. 남준주인님이 오셨습니다."

 

"형이???"

 

태형이 벌떡 일어났고, 정국의 뒤에 정말 남준이 보였다.

 

"형...."

 

"하수인. 너는 1층에 내려가 있어라."

 

"예."

 

정국은 방문을 닫고 1층으로 내려갔다.

태형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사람이 딱 한 명 있는데 그 분이 바로 남준이었다.

남준은 모두에게 유한 편이지만 유독 태형에게는 엄격하게 굴었고, 태형은 남준 덕분에 혼날 땐 제대로 혼나면서 자라

연장자에 대해 버릇 없는 행동을 보이거나 그러지 않았다.

정국은 남준이 자신을 아래로 내려보낸 걸 보면 파티에 가지 않는다고 어리광을 부린 것에 대해 꾸중하려고 그러는 것 같아서 그저 심하게 혼나진 않길 기도했다.

시무룩한 태형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우울해졌기 때문에.

 

/

 

"자, 올라가봐라."

 

"아닙니다. 모셔다드리겠습니다."

 

"내가 애도 아니고..가서 네 주인님이나 달래라."

 

"..예 알겠습니다. 살펴가십시오."

 

남준이 본관을 나서는 모습까지 확인하고 정국은 빠르게 태형의 방으로 달려갔다.

 

"주인님"

 

"...옷 가져와..파티 가야된대.."

 

역시나. 태형은 시무룩해서 책상에 엎드려있었다.

 

"주인님.."

 

"몰라..빨리 옷 가져와..."

 

정국이 드레스룸으로 가면서 웃음지었다.

가끔 혼나면 나오는 그 울상인 표정은 가만히 보고만 있기엔 너무 귀여웠기 때문이다. 

 

/

 

오늘은 왕궁에서 파티가 있는 날이었다.

공주님의 생신이기 때문에 필히 모든 귀족들이 참석해야한다는 연락을 받아 파티를 싫어하는 태형 또한 참석할 수 밖에 없었다.

 

"주인님. 이제 기분이 좀 풀리십니까?"

 

"아니..."

 

"남준 주인님께서도 주인님을 싫어해서 혼내신 것이 아니십니다"

 

"나도 아는데...아는데.."

 

태형이 울먹거렸다. 혼난 것이 서운한 듯.

정국이 옆에서 아직도 우울한 태형을 달래주려고 노력했으나 역시 별로 효과는 없었다.

 

 /

[방탄소년단/국뷔] 불프왕국 ; ① 글을 배우지 않는 남자 | 인스티즈

 

 

왕궁은 화려했다.

귀족들은 홀의 중앙에서 서로 만찬을 즐기고 있었고, 하수인들은 홀의 외곽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태형과 정국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있었다.

사교계에서 태형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특히 막 사교계에 입문한 어린 귀족 아가씨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아서인지 태형의 주위에는 여자들이 끊이질 않았다.

 

정국은 오래 서있느라 다리가 아프다고 투정부리는 주변 하수인들과 달리 꼿꼿하게 서서 태형의 동태를 일일이 확인하고 있었다.

작년에 아주 잠시 한눈을 판 사이 태형이 잘못 넘어진 상태로 혼자 일어나려다가 더 크게 부상을 당한 적이 있기 때문에 정국은 눈 깜빡이는 시간도 아까운 듯 태형을 보고 있었다.

 

"야 전정국"

 

"왜"

 

"같은 하인끼리 이러지말자. 누가보면 너만 주인 있는 줄 알겠네."

 

"너도 여기까지 왔으면 주인님 보고 있어."

 

"우리끼리 나가서 담배나 한 대 피자"

 

"나가긴 어딜 나가"

 

"니 주위를 봐봐."

 

정국의 주변엔 하인들이 몇명 남아있지 않았다.

 

"오늘은 우리가 자리를 지키지 않고 나가서 즐겨도 된다는 공주님의 말씀. 못 들었냐?"

 

공주님이 뭐라고 하신 것 같긴 한데 태형을 보느라 못들었던 정국은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거렸다.

 

"나가자.같이 놀자."

 

"주인님께 말씀 드리고..."

 

정국이 말하는 순간 태형과 눈이 마주쳤고, 나가보라는 태형의 제스처에 고개를 숙인 뒤 정국도 학교 친구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

 

 "왕궁 하인들도 천민이냐?"

 

"그럴 걸"

 

"아까 본 음식 나르는 애 중에서 괜찮은 애가 있었거든."

 

"여자?"

 

"그럼 남자겠냐."

 

"그렇네..."

 

"맘에 드는데..아무래도 사귀자고 하는 건 안되겠지"

 

"너가 미쳤구나. 주인님 허락도 없이"

 

파티를 돕는 여자 시녀에게 대시하고 싶다는 하수인 친구를 보며 정국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주인의 허락 없이 누군가와 사귄다는 생각은 정국의 머리속에선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친구랑 그런 시덥잖은 이야기들을 주고 받으며 건물 근처에 서 있는데 파티가 끝나가는지 귀족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 주인님 나오셨다. 나 간다 내일보자."

 

"그래. 가라"

 

정국은 바쁘게 태형을 찾았지만, 태형은 고사하고 남준과 석진마저도 보이지 않았다.

모든 하수인들이 다 제 주인들을 따라가고 남은 사람은 석진의 집사와 남준의 집사와 정국 뿐이었다.

 

"집사님. 혹시 주인님들은 왜 안나오시는지.."

 

"공주님께서 부르셨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아..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집사 시험 준비는 잘 하고 있는거냐"

 

"이제 글을 배우기 시작하여 약간 늦었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제 글을 배운다고? 대체 무슨 생각으로...어쨌든 너도 꼭 집사가 되어야지. 끊임없이 수련해라"

 

"명심하겠습니다."

 

"모르는 거 있음 언제든 만났을 때 물어보고."

 

"예."

 

귀족들이 고등학생까지는 그들을 보좌하는 사람들을 하인이라고 부르지만 그들이 성인이 되어 대학생이 되면 그 때부턴 귀족들은 하인이 아닌 집사를 대동한다.

하인이 집사가 되려면 집사시험을 통과해야한다.

그 집사시험은 정말 많은 과목을 높은 난이도로 출제한다.

필기시험 10과목 실기시험 17과목을 모두 응시한 후 A~E등급 중 C등급 이하로 떨어지는 과목이 하나도 없어야 합격이다.

 

까다로운 합격기준도 기준이지만, 무엇보다도 경쟁률이 아주 치열하다.

집사가 되면 굉장한 돈을 벌 수 있으며, 귀족사회에 발을 딛을 수 있다는 사회적 통념이 강하기 때문에 평민들 중에서도 꽤 많은 학생들이 지원한다.

특히 평민에게 유리한 한국어,영어,제2외국어,수학,정치,경제과목이 있기 때문에 천민들은 어린 귀족들의 하수인에서 끝나고, 집사가 되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다.

 

그러나 그 전에 석진이 정국에게 말했듯이 히트엠 가문의 집사들은 정말 특수하게도 그동안의 모든 집사들이

다 어릴 때부터 히트엠가문에서 태어나고 자란 천민들이었다는 점이다.

정국의 선배 집사들도 그렇다.

다음 차례는 정국이었다.

 

/

 

시끌벅적한 정국의 학교에서 그들을 맡고 있는 담당 교관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자자, 주목!"

 

"예"

 

"오늘부터 내일까지 집사시험 대비반을 선발할 예정이다. 지원자는 내일까지 주인님 허락을 받은 증서와 함께 지원서를 제출하도록."

 

"알겠습니다!"

 

"해산."

 

교관이 교실을 나간 후 같은 교실에 모여있던 학생들끼리 수군수군 이야기를 시작했다.

 

"너 할거냐?"

 

"몰라 나 아무것도 모르는데 주인이 그냥 지원하래."

 

"아 이미 주인님들한텐 다 연락이 갔나 보네"

 

"그럴걸...야 정국. 넌 할거냐?"

 

'니 그냥 하수인하겠다고 글 안배운다고 했잖아"

 

"야 얘 이제 글 배워. 어제 수업듣는 거 봤어."

 

"진짜야?"

 

정국이 슬슬 고개를 끄덕였다.

 

"야. 히트엠이야. 다른 평출(평민출신)한테 집사 안맡겨."

 

"아~ 맞다! 정국이 히트엠이었지?"

 

"수업이나 가자."

 

히트엠은 불프왕국 내에서 굉장히 영향력있는 가문이었고, 평판 또한 모든 국민에게 두루두루 좋았으며,

천민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천민도 히트엠출신이라고 하면 다들 대우해주는 분위기였기에 정국은 그것이 부담스러워 히트엠이라는 걸 그렇게 드러내지 않았다.

 

/

 

어김없이 방과후에 태형을 모시러 간 정국은 차 안에서 집사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주인님. 학교에서 이제 집사시험 대비반을 지원받는다고 합니다."

 

"나도 연락받았어. 근데 친구들한테 물어보니까 그 반은 일정이 되게 힘들다는데, 할 수 있겠어? 나는 너가 굳이 대비반에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

 

"주인님의 뜻대로 하겠습니다."

 

"나는 너의 뜻대로 할래."

 

"저는 잘..."

 

"히트엠의 일원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주도적인 결정입니다."

 

"집사론 1장 1강."

 

"집사란, 모든 일을 주인님을 위해 하는 사람."  

 

"집사론 5장 1강."

 

"모든 일은 지체없이 결정하여 주인님께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한다."

 

 "자, 이제 말해봐. 어떻게 할거지?"

 

"....일단 해보겠습니다."

 

"알겠어. 집에 가서 증서 써줄테니까 가져가"

 

"예."

 

히트엠 가문에서 천출(천민출신) 하수인들이 집사시험을 통과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미리 공부를 했다.

정국의 경우는 글을 배우지 않은 대신 모든 걸 듣고 외웠다.

히트엠의 하수인은 지나가는 주인 중에 어떤 분이라도 상식을 물어보면 반드시 즉시 답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많은 것을 학습하는 것이 의무였다.

정국은 글만 모를 뿐, 이미 집사시험의 범위에 포함되는 모든 지식들을 이미 꿰고 있었다.

태형은 정국이 잊지 않게 늘 상기시켜주고, 새로운 것을 가르쳐주고, 그 날 신문의 내용을 정리해서 알려주었다.

정국이 처음 태형의 곁에 오게 된 7살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이 공부는 태형과 정국이 서로에 대한 믿음이 다져지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약간 옴니버스 식으로 진행될 소설인데....그냥 일화모음처럼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셔요~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독자1
잘봤어요, 멤버들 많이 등장하네요~ 좋아요!
8년 전
독자2
재밌어요 ㅠㅠㅠㅠㅠㅠ다음화도 기대할게요!!
8년 전
비회원149.183
오 대박 엄청 재밌어요 제발 다음편도 연재해 주시길ㅠㅠㅠ
8년 전
독자3
헐 진짜 젛아요 ㅜㅜㅜㅜ 신알심 하고 깁니다 ㅜㅜㅜㅜ젛아요 ㅠㅜㅠ
8년 전
독자4
우와 ㅎㅎ 정말 지루하지 않고 쭉 읽었어요 ㅎ 너무 재밌네요 ㅠㅠ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3 1억05.01 21:30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4 콩딱 04.30 18:5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2 꽁딱 03.21 03:16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 콩딱 03.10 05:15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54 콩딱 03.06 03:33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61 꽁딱 03.02 05:08
엑소 꿈의 직장 입사 적응기 1 03.01 16:51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45 콩딱 02.28 04:59
이준혁 [이준혁] 이상형 이준혁과 연애하기 14 찐찐이 02.27 22:0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53 꽁딱 02.26 04:28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7 걍다좋아 02.25 16:44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9 걍다좋아 02.21 16:19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45 꽁딱 02.01 05:26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33 꽁딱 02.01 01:12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0 걍다좋아 01.30 15:24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2 꽁딱 01.30 03:35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1 꽁딱 01.30 03:34
방탄소년단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그루잠 12.26 14:00
방탄소년단 2023년 묵혀둔 그루잠의 진심4 그루잠 12.18 23:35
샤이니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상대?182 이바라기 09.21 22:41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 콩딱 09.19 18:10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26 콩딱 09.16 19:40
지훈 아찌 금방 데리고 올게요5 콩딱 09.12 23:42
방탄소년단 안녕하세요 그루잠입니다9 그루잠 09.07 16:56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임창균] 유사투표1 꽁딱 09.04 20:26
이동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 하트튜브 08.23 20:46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채형원] 유사투표2 꽁딱 08.15 06:49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19 콩딱 08.10 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