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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과 인연, 그 사이

Writer. 꾹토끼

 

 

 

 

 

[방탄소년단/전정국] 빌어먹을 우연과 인연, 그 사이 2 | 인스티즈

 

 

 

누군가가 그랬다. 인연은, 서리처럼 겨울 담장을 조용히 넘어오기에 한 겨울에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아야 한다고.

 

 

 

 다행히 내 목소리를 들은 사람은 몇 없어 보였다. 아무리 그가 내 첫 고백 상대였다고 해도, 이 자리는 신입생을 환영는 자리였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처음 본 선배한테 반말이나 찍찍하는 예의없는 후배로 보일게 뻔했기에 바로 고개를 숙이고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다.

 

 

" 진짜 이런 일이 일어나긴 하는구나..... "

 

 

 여기서 나가자니 테이블에 앉아 있을 전정국이 떠올라 발걸음이 안 떼어진다. 이사를 갔다는 소식을 듣은 후에 나와 전정국이 마주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으며 혹시라도 마주친다 해도 그냥 스쳐지나는 것 뿐이겠지. 라고 생각했었다. 이렇게 만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 어? 너 그 입학식 때..., "

 " ...안녕하세요 "

" 아까 테이블에 안 보이길래 안 온 줄 알았는데 "

" 아....네. "

 

 

 태형선배다. 딱히 기억력이 좋아 보이지 않아서 나쯤은 잊어버릴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용캐도 기억해냈는지 화장실에서 나오는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사실 이 기분엔 누구를 만나도 별로 반갑지 않았을 터고, 그의 친철함에 어색하게 웃음을 흘리자 우리 테이블로 오라며 손짓을 했다.

괜찮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안 오면 대학교 아싸 만들어버릴 거라는 무시무시한 발언에 냉큼 테이블로 달려왔다. 나 이런 거에 휘둘리고 그런 애 아닌데.....

 

 아싸가 되는 건 죽는 것보다 싫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앉아 있긴 하지만 태형선배 빼고는 전부 처음보는 사람들이였다. 사실 태형선배도 입학식 날 처음 봐서 친하다고 말 할수 있는 사이는 아니였다. 게다가 이 근처 어딘가에 앉아있을 전정국을 생각하니 식은땀이 줄줄 흐르는 것 같았다.

 계속해서 채워지는 잔에 이걸 어쩐담. 하고 쳐다보고 있는데 선배로 추정되는 여자가 내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이름이 뭐예요? 그에 대답을 하려는 찰나, 태형선배가 내 대답을 가로채 자기 말을 이어갔다. 그 말에 소름이 돋은 건 플러스.

 

 

" 김여주. 저번에 내가 말했던 애. 뭐. 하긴, 니가 여자 이름을 기억을 하겠냐? 예쁜아 인사해 "

" 아...안녕하세요 "

" 뭐래 김태형, 그 때 이름 안 말해줬거든? 너만 알고 있을 거라고 그랬으면서. "

" 그런가? "

 

 

 별 시덥지 않은 말들도 언쟁이 오가던 여자와 태형선배는 얼마 지나지않아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 무슨 저렇게 말이 많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떠들어댔고, 이런 분위기에 아직 적응이 안돼서 바람 좀 쐬러 갔다 온다는 말을 한 뒤 술집에서 나왔다.

 사실 나오면서 테이블들을 슬쩍 훑어 봤었는데 전정국은 이미 가고 없는건지, 아니면 애초부터 내가 잘못 본 건지 조차도 모르게 흔적 없이 사라져 있었다.

무슨 자기가 귀신도 아니고, 나타났다 사라졌다 해. 이왕 이렇게 된 거 영원히 나타나지 말아라.

 

 조금씩 올라오는 술 기운에 술도 깰꼄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무슨 음료수를 먹어야 할지 음료 코너 앞에서 고민을 하는데 짤랑 거리는 소리와 함께 편의점 문이 열렸다.

알게 모르게 추운 바람이 들어왔으며, 살짝 몸을 움크리며 옆에 붙어있는 거울을 봤을 땐..........전정국?

 

" 이런 미친.. "

 

 입에선 자동적으로 욕이 흘러 나왔다.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고, 나타나지 말라 기도한게 방금 전인데 독심술사도 아니고 저렇게 뿅 나타나는 게 어딨어.

 

전정국은 검은 목폴라에 무스탕, 검은 바지를 입고 있었다. 어릴 땐 교복 말곤 무지티밖에 못 봐서 잘 몰랐는데 저렇게 보니 좀 멋있는 것 같기도...하면서 일단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왜냐면..., 내가 고백했다가 차였었고...., 또...., 음.

 

"  계산해주세요 "

 

 관심도 없는 양말 코너에서 고개를 푹 숙이며 온갖 잡생각을 하고 있을 때, 전정국은 계산을 마쳤는지 편의점에서 나갔다. 긴장이 풀려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숙취해소 음료수 여러 개를 집어 계산대에 올라놨다. 계속해서 다리를 두들기는 날 이상하게 쳐다보던 아르바이트 생은 계산 안 할 거냐는 내 재촉에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비닐봉지에 음료수를 담기 시작했다.

 

" 8,300원입니다 "

 

 

 

딸랑-

 

 

 편의점에서 나와 왔던 길을 그대로 걸어가는데, 그 몇 분 사이에 어두 컴컴해진 길에 핸드폰 후레쉬를 켜 그 불빛에 의지하며 걸어갔다.

생각해보니 내가 왜 전정국을 이렇게 피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전정국은 나를 자기한테 고백했던 철 없는 동생이라 생각하고 있을 거다. 더 깊게 생각해보니 몇 년이 흘렀는데 그것마져 잊고 있을 수도 있다. 나의 존재를 아예 잊고 있었다면, 굳이 내가 먼저 다가가야 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술집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뒤에서 느껴지는 뭔가의 인기척에 잔뜩 긴장을 했다. 머리 속에서는 얼마 전 뉴스 기사에서 봤던 여대생 살인사건이 떠올랐고, 그 범인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는 소식에 몸 사리고 다니라는 엄마의 말도 떠올랐다. 발걸음을 조금 빨리하니, 내 왼쪽 어깨에 하얀 손이 올라오는 게 보였다. 나 이렇게 죽기 싫다고..

 

 

탁 -

 

 

" 악! "

 

 어깨에 올려진 손을 탁 쳐내며 거의 반자동으로 뒤를 돌았다.

 

 

" ......... "

" 후레쉬 좀 끄지 "

 

 전정국이 후레쉬 빛에 인상을 찌푸렸다. 말이 끝나자 마자 허둥지둥 핸드폰을 켜 후레쉬를 껐고 다시 깜깜해지는 주위였다. 다행히 골목 끝에 가로등이 있었기 때문에 그닥 어둡지 않아 서로의 얼굴을 확인 할 수 있는 정도였다. 차라리 어두웠다면, 내 어깨에 손을 올린 사람이 전정국인지 몰랐을 거고 아마 난 줄행랑을 쳤을 거다.

 

 

" ............ "

" ........ "

 

 정적이 싫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전정국의 시선을 무시한 채 뒤를 돌아 걸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였다.

 

" ....그, 잘 지냈나.. "

" ......... "

" 난... 잘 지냈는데.. "

 

 못 지냈을 건 또 뭐람. 차라리 이렇게 된 거 그냥 자연스럽게 인사 하고, 안부 묻고 헤어지면 끝 아닌가 싶었다. 물론 그건 나만의 생각이였는지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대답 안 할 거면 어깨는 왜 잡았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그걸 물어 볼 용기 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 번호 좀 "

 

 

 기다림 끝에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내 질문과는 전혀 다른 대답이였다.

 

 

" 나 번호 안 바꿔서 그대로 일텐데.. "

" 예전에 핸드폰 잃어버려서 다 없어졌어 "

" 그럼 번호도 바뀐 거...예요? "

" 응. "

 

 전정국이 이사를 가고 난 후, 연락 한번 한 적 없기 때문에 핸드폰을 잃어버렸는지 바꿨는지는 알 수 없는 게 당연했다. 사실 이사를 가기 전부터 이미 연락을 안 하는 사이였지만. 내 손에 들린 핸드폰을 가져가 자기 번호를 입력하는 전정국의 행동에 살짝 가슴이 떨려왔다. 생각했던 것 보다 전정국은 잘생겨졌고, 멋있어졌다. 그런 사람을 마다 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뭐 어떻게 해보겠다는 뜻도 아니지만 말이다.

 

" 연락할게, 이건 고맙고. "

 

 전정국은 비닐봉투 안에 있는 숙취음료를 꺼낸 뒤 연락하겠다며 나를 지나쳐 갔다. 내 돈으로 산 음료수를 멋대로 가져갔는데도 전혀 화가 나지 않았다.

난 참 모순된 사람이다. 아까는 영영 나타나지 말라고 했다가 이제는 사라져가는 저 뒷 모습을 보며 설레여하고, 간지 얼마나 됬다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꼴이란.

 

 

 

 

 

 

 

 

 


꾹토끼 (+수정

사실은 이걸 1화로 하려고 했었는데 그럼 프롤로그를 안 보신 분들이 혼란스러우실 것 같아 그냥 2화로 했슴니다..

첫 화인데도 불구하고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너무 고마워요ㅠㅠ♡♡

 그리고 아직 비회원 댓글이 안 떠서 혹시 정말 혹시라도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이 계신다면

다음 화에 올려드릴게요! 이랬는데 없으면 김치국 드링킹..^ㅁ^.. 이제 사라져야게땀..

 

비지엠을 잘못 넣어서 다시 수정해요ㅠㅠ알람가셨다면 제성해여..!..


내 토끼님들

꾹꾹이 체리마루 열원소 꾸꾸 됼됼 정닺뿌 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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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정닺뿌에요 흐 이렇게 끝나는게 어딨어요ㅠㅠ 쭉쭉 연재갑시다 ㅎㅎㅎㅎ 자동적으로 엄마미소가 나오네요 기대돼요
8년 전
꾹토끼
고마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핱투
8년 전
독자2
헐정국이ㅠㅠㅠㅠ번호를 가져가다니ㅠㅠㅠ무슨 마음인거지ㅠㅠㅠㅠ다음편 기대해여
8년 전
꾹토끼
댓글 고마워요 ! S2
8년 전
비회원131.163
우오오오재밌어요!!다음편 기대할께요!아그리고 혹시 암호닉 신청 가능한가요?된다면 암호닉[빨주노초파남보라]로 신청합니당
8년 전
독자3
작가님 쿠키입니다!이런ㅠㅠㅠㅠㅠㅠ전정국 넘나 설레는 것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번호라니ㅠㅠㅠㅠㅠ대박..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8년 전
독자4
첨에 단편인지 알았는데 2편이뙇..♡
연재해주시는 글이었구나ㅠㅠ
(두부) 로암호닉신청하고갈께요ㅎㅎ

8년 전
비회원133.27
[청보리청]으로 암호닉신청하고갈께요 ㅎ ㅎ ㅎ
8년 전
비회원187.139
앜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설레는 것....!... 일편에 암호닉 신청했는데 지금은 떳나영ㅎㅅㅎ? [몽총이덜]
8년 전
독자5
작가님작가님 [메로나] 로암호닉신청해요!!! 잘읽었습니다 저런 선배는 대학교에서 드물겠죠.....핳 그럼 학교 문턱달도록 드나들수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므튼 재밌어서 다음편도 기다리고 있어요!!!
8년 전
비회원37.26
저 [야들야들]로 암호닉 신청할게요♥♥다음화도 완전 기대되네요♥♥♥♥
8년 전
독자6
꾹꾹이
으... 꾹이가 그렇게 담배피냐구 물어보고 간게 ㅘㄴ심이 잇어서ㅎㅎㅎ...

8년 전
독자7
작가님!! 열원소에오...! 태형이...ㅋㅋㅋㅋㅋ 아싸로 만들어버린다니...!ㅋㅋㅋㅋㅋㅋ 그와중에 이쁜이래..... 설레오... 아 이글의 주인공은 분명 정국이인데 전왜자꾸 태형이가 생각나죠?!!! 네 제가 태형이를 사모해서....ㅎㅎㅎㅎㅎㅎ 잘읽고가여♡
8년 전
독자8
헐ㅜㅜㅜ[좀비야] 암호닉 신청이여!!!!!!허 ㅠㅠ꾸가ㅜㅠㅠㅠㅠ
8년 전
비회원195.102
[수저]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8년 전
비회원21.147
저번화에서 [뀩]으로신청했는데 없네요 ㅠㅠㅠㅠㅠㅠㅠ 다시[뀩]으로신청합니다!!! 다음화기대되요 ㅠㅠㅠ
8년 전
독자9
[으낑]으로 암호닉신청할게요!!!! 진짜 너무 잼써요 ㅠㅠㅠ 제가 막설레네여... 검은색목폴라... ㅋㅋㅋ작가님 다음화도 기다리고있을게여!
8년 전
비회원174.16
다음편이 시급하오 암호닉신청(우유)
8년 전
독자10
정국이 설렌다ㅠㅠㅠㅠㅠㅠ 잘보고가요!!다음편 기대할께여~♥
8년 전
비회원87.168
암호닉[1230]으로 신청합니다!
8년 전
독자11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ㅋㅋㅋㅋ잘보구갑니다 ㅋㅋㅋ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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