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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와 달달한 첫 데이트를 끝낸 일요일, 난 한숨도 못 잤다. 정말, 단 한숨도.
엄마와 아빠는 밤늦게 들어오셨고, 난 아직까지 그 날 한 데이트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 그냥 꾸벅 인사만 한 뒤 다시 방에 처박혀 베개를 꼭 안고 계속 헤실헤실 웃고 있었다.
아, 너무 좋다. 그냥, 다른 말로 표현은 못 하겠고. 좋다, 좋아.
*
" ...야. "
" ...? 뭐. "
갑자기 제 책상 위에 올려지는 초코우유에 놀랐는지 김태형이 엎드려 있다가 올려다본다.
" 먹어. "
" 왜. "
" 아니, 지난번에 내가 막 화낸 건 미안. 화해. "
" ... "
난 말없이 한 손을 건넸고, 김태형은 내 손을 잡고 두어번 흔들었다. 화해의 악수랄까나. 우린 다투고 난 뒤에는 늘 악수로 화해하고는 했다.
" 초코우유 먹으면 입냄새 나는데. "
" 그래서 싫냐? "
" 아니. "
" 정호석 어디갔냐. "
" 왜. "
" 매점 가자. "
" 초코우유 있는데. "
" ? "
" 알겠음. "
*
오늘도 역시 하교는 김태형이랑 했다. 오늘은 집 앞에 아저씨 없네.
이따가 전화나 해봐야지.
*
" 저기. "
" ...아. "
" 민윤기 씨 맞으시죠. "
" ...네. "
" ... "
" 김탄소 친구신가 봅니다. "
" 네, 김태형이에요. "
" ... "
윤기는 오늘도 탄소를 보러 집 근처에 왔었다. 그러나 또 태형과 함께 있는 탄소를 보니 좋은 말이 나올 것 같지는 않아 멀리서 보고만 있었다. 집으로 들어가는 탄소를 보고 뒤돌아 자신도 돌아가려 하자, 자신을 오는 길에 보았는지 태형이 부르는 것이었다.
잠깐의 정적 뒤, 태형이 먼저 입을 열었다.
" 탄소랑은, 어떻게 되셨어요? "
" 아. "
" 사귀시죠? "
" ...네. "
" 말 놓으셔도 돼요. 한참 어린데요, 뭘. "
" ... "
" 그냥 다른 드릴 말씀은 없고, 잘해주세요. "
" ... "
" 아직 제대로 된 연애 해본 적도 없을 걸요. 처음이신 만큼, 그냥 잘만 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 ... "
" 말주변이 별로 없으신가봐요. 탄소는 말 엄청 많은데. "
" 좋아하죠. "
" 네? "
" 김탄소. "
" 아... "
김태형은 멍하니 잠깐 있다가, 이내 태형 특유의 네모난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 네, 많이요. "
" ... "
" 걘 어떻게 그렇게 둔한지. "
" ... "
" 어떻게 아셨는지 궁금하긴 한데... 그렇게 눈치채신 거 보면. "
" ... "
" 형...은 둔하시진 않을 거 같으니까. "
둔한데, 윤기는 혼자 생각했다.
" 잘해주세요. 진짜로. "
" ... "
" 헤어지시면, 그땐 제가 넘보던지. "
그리고는 다시 네모웃음을 지었다.
아리송한 친구네. 윤기는 뒷머리를 또 습관처럼 긁적이고는 가보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하고 목례를 하고 가는 태형을 바라보았다.
넘보기는 뭘 넘봐, 누구 맘대로.
*
" 오늘은 너 혼자 가라. "
" 에? 왜. "
" 이 오빠가 오늘은 공부 좀 하려고. "
" 미쳤냐? "
" 공부 안하고 연애나 하는 니가 미친 거지, 가라. "
" 어? "
연애하는 거 어떻게 알았지. 얼굴에 다 티나나.
" 뭘 그렇게 쳐다봐. 설마 니가 진짜 연애하는 줄 알까봐? "
" 뭐? "
" 그냥 던진 말이라고. "
" 아... "
" 빨리 가, 임마. "
" 그럼 그냥 나 혼자 간다. 열공. "
" 어. 내일 봐. 잘가셈. "
" 엉- "
희한하네, 왠일로 김태형이 공부람. 먼저 집에 가라니. 백만 년만 인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걷다보니 어느새 집 앞에 다다라 있었다. 그리고 집 앞에 익숙한 사람.
아저씨다.
" 헐, 아저씨. "
" 오랜만. "
" ... "
" 은 아니고. "
" 이젠 잠깐만 못 봐도 막 보고 싶고 그렇죠, 그쵸? "
" 아니다. "
" 맞으면서, 뭘. 부끄러워요? "
" 들이대지 마라. "
" 흥- "
" ... "
" 왜 왔어요? "
" 여친보러. "
" 헐? 아저씨 여친 생겼어요? "
" 어. "
" 이럴 수가! 누군데요! "
" 너. "
" 재미없다, 아저씨. "
" 왜. "
" 개그를 못 받아치네, 개그를. "
" 그래서 싫냐? "
" 아니요-! "
하면서 아저씨 품에 와락 안겼다. 아저씨는 영화관에서 그랬던 것처럼 날 안고서 머리를 조심스레 쓰다듬어 주었다.
한참을 조용히 안겨있다가, 고개를 들어 아저씨를 쳐다보았다.
" 나 이래도 될지 모르겠어요. "
" 뭐가. "
" 그냥, 아저씨랑 이렇게 막 행복하게 이래도 되는가 싶어요. "
" 그렇지, 니 나이에 이렇게 알콩달콩 연애하는 건 현명하지 못하지. "
" 아니, 그 말이 아니잖아요! "
" 그럼. "
" 몰라요, 그냥 불안해요. 이상하게. "
" ... "
" 기분 탓이겠죠? "
" 불안한 거는, 불안해야 될 때 불안해 하고. "
" ... "
" 좋을 땐, 실컷 좋아해야지. "
" ... "
" 아직 내가 너 불안하게 만들 짓은 안했잖냐. "
" ... "
" 지금처럼 지내면 되는 거야, 뭘 깊이 생각해. "
" 흐흥. "
" 뭘 그리 웃어. "
" 이제 우리 아저씨 이런 멘트도 칠 줄 아네요. "
" ... "
" 좋다, 잘 키웠어! "
" ... "
" 아. 그리고 아저씨. "
" ... "
" 아무리 잘 보이고 싶어도, 향수 뿌리고 오지는 마요. 나 향수 싫어해. "
너무 많이 뿌리셨다, 안 부리던 멋 부리신다고.
내가 아무리 좋아도 그렇지.
조용히 해라.
좋으면 좋다고 해요.
알면서 뭘 물어.
...에잉, 부끄럽게.
*
" 재미있네. "
" 여자친구라. "
당신이 저런 사랑스러운 여자친구를 둔 줄은 몰랐네.
민윤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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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시무룩
너무 죄송해요 오늘은 장난아니게 똥망작인거 같네요...
사실 요새 너무 힘들어서ㅠㅠㅠ 그냥 인간관계도 힘들고 글도안써지고ㅠㅠㅠㅠ 이러면안되는데ㅠㅠㅠ
차마 구독료를 받기도 죄송해서 안받겠습니다 그냥 작가의 찡찡거리는게 주내용이에요 하하...
사실 이제 차기작을 뭘할지 고민이 많아요
소재는 생각한게있긴한데 과연 끝까지 잘할수 있을지 모르겠고...
글은 갈수록 산으로가서 독자분들이 점점 흥미를 잃으실거같기도하고..
솔직히 쓰기전에 아고물이라는 흔하디흔한 설정이기에 많이 고민을 하고 썼어요 그런데도 쓰는게 쉽지가 않더라구요ㅠㅠ
ㅎㅜ에에엥에에유ㅠㅠㅠㅠㅠ에에에유ㅠㅠ 글이 망작이라도 봐주시와요,,,,
결말은 정해져있으니까 그걸 위해서 어쩔수없이 끼ㅣ워넣어야하는 에피소드였어요ㅠㅠㅠ 흐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아아아앙ㅇ
조만간 ㅃ빨리 글써올게요! 오늘 너무 못쓴대신 담번에는 번외를 함ㄲㅔ 들고 오던지/ 는 까먹을거같지만 하하
사랑합니다! 늘죄송하구요ㅠㅠㅠ 함께가주시는 독자분들 너무감사드려요진짜!
늘 죄송하고사랑하는 울 암호닉여러분덜 ㅠㅠㅠㅠ 민아재 / 덮빱 / 개나리 / 지민이바보 / 고룡 / 양치 / 힌드리 / 학생 / 뜌 / 현구 / 본시걸 / 공기 / 매카 아날로그 / 유자청 / 모니 / 바이달 /룬 / 빠나뿡가리 / 현 / 달콤이 / 무네큥 / 애니멀 / 침치미 슈가형 / 유자차 / 긍응이 / 핑크공주지니 / 0831 / 복숭아꽃 / 비글 / 베개 / 잘자네아무것도모르고 융기의 흉기 / 방소 / 밍가적 / 배고프다 / 수니 / 나의 별 / 매직레인 / 모찌숭아 / 빡찌 / 밍밍 망개손 / 민윤기 / 융융디 / 갓찌민디바 /서영 / 줍줍 / 정국오빠애인 / 윤기야 / 망개똥 / 고고싱 / 수수태태 슈가나라 / 비글워터 / 비비빅 / 플로라 / 환타 / 안녕엔젤 / 윤기야 나랑 살자 / 2133 / 몽글 / 마이크로칩쿠키 / 민윤기지정석 / 오리 붐바야 / 공주님93 / 둥둥이 / 새을 / 늉기 / 율무차 / chouchou / 슙슈 / 뉸뉴냔냐냔 / 용가리 / 우주선 / 일개미 뿡뿡 / 헹구리 / 뿌까 윤기야나를봐 / 몬생긴늉이 / 바닐라슈 / 잇슈가 / 짜몽이 / 꾸꾸 / 상상 / 낙엽 / 담송 / 꾹왁 / 꾹꾹맘 사랑둥이 / 민윤자기자 / 지민뀨야 / 경짱 / 요랑이 / 메기 / 윤꽁 / 04120613 / 윤기자몽 / 화산송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