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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왜 이러는지 아는 사람?










w. 엔돌핀













조금 놀란 것 같아 보이던 전정국은 엘리베이터에서 걸어 나오면서도 나에게 던진 시선을 떼지 않았다. 제발 그렇게 보지 좀 말아라, 죽을 것 같으니까. 전정국 눈에는 뭔가 있는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눈빛 하나로 사람을 이렇게 주물러놓을 수는 없다. 세 걸음, 두 걸음, 한 걸음... 드디어 오고야 말았다. 전정국이 내 앞에 서 있다. 눈이 마주치고 누가 봐도 어색하게 시선을 내리깔아 버려서 전정국이 보이지는 않지만 그 애의 섬유유연제 냄새가 공기 중에 떠돌아다니는 걸로 봐서 꽤나 가까운 거리에 있나 보다. 그리고 나를 뚫을 것 같은 시선 역시, 전정국의 것이 확실하다.







그런 시선을 받을 때마다 괜히 뜨끔하게 된다. 나는 이렇게 많은 생각들을 하는데, 니가 원하는 대답은 아주 간단하고 쉬운 거라서. 나 혼자 너를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지금은 전정국이 어떤 반응일지 경우의 수를 세어본다. 어쩐 일로 일찍 나왔냐고 물을까? 아니면 평소처럼 말없이 학교로 출발할까? 시간은 점점 흐르고 침묵 역시 시간과 함께 나아가는 중이었다. 그래....좋아, 최대한 자연스럽게 가는 거야. 자연스럽게, 자연스럽게. 일찍 나왔네, 이제 갈까?하고 묻는 거야, 김탄소.








"...일ㅉ"









세상에. 고개를 들고 전정국을 마주 보려 한 순간 눈 앞에 자리한 건 전정국의 얼굴이 아닌 넥타이였다. 전정국과 나 사이의 거리가 한 걸음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곤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 내 머리를 향하는 다부진 손. 이게 무슨 상황이지. 머리가 하얘져서 아무런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멍하니 전정국을 올려다볼 뿐.










"머리. 말리고 와"










평소보다 서두르는 바람에 말리지 못한 머리카락을 살짝 잡아 물기를 확인한 전정국이 입을 열었다. 뭐지 이건.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에 멍청하게 그 자리에 서 있는 나를 보고 한숨을 푹 내쉬는 전정국이다. 머리카락을 하나로 모아 내 손에 쥐어주며 교복이 젖지 않게 하려는 전정국. 망부석이 된 나를 엘리베이터로 데려가 17층을 누르는 전정국. 온통 낯선 전정국투성이다.









"감기 걸려. 천천히 하고 나와."









그 말을 뒤로하고 도망치듯 집으로 들어와버렸다. 내가 방금 뭘 들은 거지? 난 아까 뭘 본 거지? 등하교를 같이 하는 것처럼 나와 전정국 사이에는 또다른 암묵적인 약속이 있었다. 아니,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 혼자만의 착각이었나. 머리카락을 건네주며 감쌌던 손. 엘리베이터로 데려가며 닿았던 어깨. 이런 건 처음이었다. 사소한 듯 하지만 당사자에게는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는 스킨십은 이제껏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전정국과 보낸 3년 중 이런 일은 전무후무했단 말이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게 느껴졌다. 전정국과 나 사이에 이런 일은 처음이기도 했지만, 남자사람과 그런 스킨십을 나눈 건 이게 처음이었다. 이건 전정국이라서가 아니다. 19년 모태솔로 인생에 남자랑 손이 닿아서 부끄러운 거다. 내가 전정국을 남자로 좋아하는 게 절대 아니어야 한다.












*








무슨 정신으로 머리를 말렸는지 모르겠다. 다시 로비에 내려가면 전정국이 있겠지. 그 다음엔 어떡해야 하나. 마음 같아선 평생 머리가 마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10분 정도 지나니 대충 마른 것 같아 드라이기를 정리하고 일어났다. 자연스럽게, 자연스럽게. 현관문 손잡이를 잡아돌리며 주문을 외우듯 중얼거렸다. 문을 열었고, 한 발을 내딛었다. 오른쪽으로 돌면 엘리베이터가 보일 거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오른쪽으로 돌다 다시 굳어버린 나를 맞이한 건 텅 빈 복도가 아닌, 벽에 기대 팔짱을 낀 채로 나를 맞이하는 전정국이었다.






또 말하는 법을 잊어버리고 멀뚱히 전정국을 올려보기만 했다. 눈이 마주쳤다. 내가 나오기 전까지 바닥을 툭툭 건들고 있던 발을 바닥에 붙인 전정국이 나에게로 발을 놀렸다. 터벅, 터벅. 그리고는 자신의 목도리를 풀어 둘러준다. 바람이 샐틈 없이 꼼꼼하게, 다정한 손길로 목도리를 둘러주는 전정국의 눈이 쉴틈없이 움직인다. 전정국의 눈동자처럼 까만 목도리다. 목도리도 까맣고, 전정국 눈동자도 까맣고. 그 까만 눈동자가 자기만큼이나 까만 목도리를 응시하는 모습이 내 눈동자에 비친다. 간지럽다. 까슬까슬한 재질의 까만 목도리에 목이 간지러웠고, 투명하고 까만 눈동자에 가슴이 간지러웠다.







"추워."







추우면 니가 하고 있지 그러니. 평소와 달리 미묘하게 선을 넘은 전정국의 행동이 휘몰아치자 혼이 쏙 빠진 느낌이었다. 추우면 자기가 하면 될텐데, 굳이 왜 나한테... 머리를 안 말려서 불쌍해보였나. 정말, 예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이제는 또 어떤 말로, 행동으로 나를 당황하게 할지. 





나에게 목도리를 준 탓인지, 빨개진 귀가 신경쓰였다. 외투 주머니 속 두 손을 꼭 쥐었다. 따뜻하네. 전정국의 빨간 귓바퀴가 계속 거슬렸다. 그래, 너도 나한테 그랬으니까.





"잠깐만."





키가 큰 전정국에 맞추려 까치발을 들고 두 손을 전정국의 귀에 가져다 댔다. 한껏 동그래진 눈이 내 눈을 찾았다. 생각보다 차갑지 않다. 따뜻한 것 같기도. 뭐야, 얘 열나는 건가?
 






"너 열 있어?"








까만 눈동자가 이리저리 흔들린다. 이게 동공지진이란 건가. 데굴데굴, 정처없이 흔들리던 눈동자가 멈추고, 이내 커다란 손이 내 양 손 위를 덮었다.






"아니."








그 말과 동시에 전정국이 내 손을 잡아내렸다. 손이 뜨겁다.








"더워서 그래."







진짜 더웠던 모양인지, 귀에만 돌던 붉은 기가 목까지 내려왔다. 얼굴도 좀 빨개진 것 같고. 한겨울에 덥다니, 전정국도 참 전정국이다.  






"...가자."






자신의 귀에서 떼어낸 내 두 손을 슬며시 놓으며 앞서 걷는 전정국의 뒷모습이 평소와는 너무 달라보인다. 











...얘 진짜 왜 이러는 걸까.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엔돒..이여요ㅎㅎ 세상에 3일 연속 글을 올리다니 제가 미쳤나봐요....사실 이 편 쓰면서 너무 어려워서 때려칠까 했는데ㅠㅠㅠ저를 기다려주신다는 땅위님과 남준아님 생각하면서 열심히 완성했답니다...고마워요 크흡.... 독자님들의 댓글이 저를 움직이는 매직★  탄소 독백 쓰는 건 괜찮은데 정국이를 등장시키려니 연애 한 번 못해본 제 머리가 거부를....(울뛰) 보고 이상하면 말해줘요ㅠㅠㅠㅠㅠ 로맨스는 자신이 업숴.....다메......

+) 그리고 제 글을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고 추천 눌러주시는 모든 분들!!!!! 복 받으실거예요 헤헿. 제 사랑을 쏴드립니다 뿅뿅♥♥♥♥♥♥


+) 아 참 그리고 비회원 독자님들 댓글에도 답글 달고 있는데 확인하실 방법이 없겠죠...? 그럼 그냥 저 혼자 헛소리 할게욯ㅎㅎㅎ 그럼 이만! 진짜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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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42.192
아ㅠㅠㅠㅠㅜㅠㅠㅜ전정국 지가 챙겨주고 설렐거 다 설레게 하면서 정작 지가 부끄러워해 왜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비회원196.9
끼에에에엑 땅위입니다!!! 정국이는 과연!! 탄소때문에 몸이 뜨거워진것일까?!! 감기에 걸려 몸이 뜨거워진것일까?!! 그 내막은 다음 편에 밝혀진다!! (헤헤헷
탄소는 19년 동안 모솔이라(슬픔) 정국이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모르는거같아요...ㅠㅠ 빨리 알아차렸으면... 다음 편 기다리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해유❤•3•

7년 전
독자1
아 전정국... 내 심장 돌려내 ㅠㅠㅠㅠ 으헝 ㅠㅠㅠㅠㅠㅠ 신알신 하구가요 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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