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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 하기로 했다." 

 

[김재환/하성운/워너원/사극물] 바보왕자와 똑똑이 형 01 | 인스티즈


 


 

"그러시던가" 


 

수학 책을 펴다 말고 나는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내가 재혼한다는 저 엄청난 발언에도 태연할 수 있었던 것은 저 레퍼토리가 이젠 나에게 매우 식상했기 때문이다. 이번이 정확히 3번째다. 아빠는 1번째, 2번째 전부 돈을 좋아하는 여자들한테 걸려 된통을 당했음에도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조금만 덜 최선을 다했더라면 아직까지 이 개 코딱지만한 집구석에서! 한겨울에 얇은 이불을 덮고 있지는 않으리라 ...그렇게 믿고 있다. 2번 당했으면 정신 좀 차릴 일이지, 이번엔 어느 작자가 우리아빠의 마음을 겟또 했는지 궁금했다. 누구한테 고나리 하는 건 내 성격이 아니라 내버려 두자고 한 결과가 참사를 불러왔다. 넥타이가 공중에서 두 번 배회하다 목에 알맞게 조여졌다. 답지 않게 화려한 물방울 넥타이와 정장이 위용을 뽐내었다. 점수를 따려고 환장을 했네 치질 걸려서 옷 찢어져라. 뻔히 보이는 술수에 미간 쪽이 열이 바싹 올랐다. 책상에 있는 환타 음료수를 두 번 꿀꺽였다. 


 

"새엄마한테 자식이 한 명 있다." 


 


 

"예뻐?" 


 

짜증스럽게 밀어내던 샤프심이 차칵-하고 공중에서 멈췄다. 꺼져가는 조명등에 성냥불을 지진 듯 나는 심장이 급하게 불타올랐다. 나는 그 맘 때쯤 엄마에 대한 로망은 좆도 없어도 귀여운 여동생만큼은 이상하리만치 환상이 있었다. 그것이 뭐냐 하면 갑자기 비가 오는 날 학교에서 오빠 ㅠ 우산 좀 가져다주라ㅠㅠ>〈 하고 문자를 보내고, 그런 여동생을 우쭈쭈해주는 모습이었다. 모든 오빠들의 로망이지 않은가. 저절로 입꼬리가 둥실댔다. 아빠가 이미 성별을 말하지 않았음에도 나는 이미 귀여운 여동생임! 하고 마음속에서 확정을 짓고 있었다. 아빠는 그런 나의 희망을 처참히 짓밟았다. 


 

"남동생이야." 


 


 

 

[김재환/하성운/워너원/사극물] 바보왕자와 똑똑이 형 01 | 인스티즈


 



 

"하지마." 

"....어?" 

"하지마. 아무튼 하지 말랬다."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고 책상에 얼굴을 모로 돌리며 엎드렸다. 젠장...흘러나온 콧물이 바르게 쓴 글씨를 흐리게 뒤덮었다. 콧물소리가 번져 저녁의 배경을 뒷받침했다. 


*** 


 

김재환을 처음 본 것은 그로부터 딱 한 달 뒤였다. 나는 기분이 좆같았지만 일단 동생 자체가 생긴다는 것에 부푼 기대감을 안고 그나마 다림질이 잘되어 있었던 옷을 걸쳤다. 집 안 신발장에 발을 들이자, 단정한 묶음 머리의 새엄마 뒤로 7살쯤 되어 보이는 소년이 불퉁하게 입술을 내밀고 있었다. 괜히 찌그러트리고 싶을 정도로 입술은 마름모꼴 모양이었다. 부리를 부러뜨리면 아이는 울까, 호기심을 유발하는 처진 눈 앞쪽엔 몽고주름이 꼬리를 물었다. 승부욕에 시동이 슬슬 걸린다. 초반 기선제압은 존나 중요한 것이다. 나는 눈깔에 힘을 주고 소년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재환의 입술이 삐딱하게 벌어졌다.







"나 저런 형 둔 적 없어!"









응 나도 너 같은 머리 짧은 짐승은 둔 적 없네요
 


 

...라고 말할 뻔한 것을 참았다. 이 정도면 갑자기 새아빠가 생겨버린 것에 대한 어린아이의 순수한 반항이라고 관용을 베풀었다. 말했던가, 나는 여러 번의 상견례와 어르신들의 만담으로 인해 언짢은 것을 숨길 수 있는 표정 컨트롤기가 되어 있었다. 나는 썩 상쾌하지 않은 기분을 숨기고 입을 귀에 걸었다. 다시 한 번 김재환에게 악수할 기회를 주었다. 그냥 잡아 씹새끼야, 하고 마음속으로 열다섯 번은 외친 것 같다. 이런 내 마음속의 쌍욕을 읽기라도 한 듯 김재환은 갑자기 입속에서 침을 가글 하기 시작했다. 
 


 


 

 

[김재환/하성운/워너원/사극물] 바보왕자와 똑똑이 형 01 | 인스티즈


 


 

"카아아아아아앍--- 퉤에에에에에엣-!" 

......? 

갑자기 발사된 침은 정확히 나의 눈앞으로 날아오기 시작했다. 투명한 침방울들이 아지랑이처럼 슬로 모션으로 날아온다. 그것은 약간 비릿한 냄새와 함께 정확히 내 인중에 착석했고 그와 동시에 부모님의 입이 벌어졌다. 나는 발가락 깊숙한 곳에 잠들어 있었던 승부사의 기질이 꿈틀했고, 그것은 전쟁의 시작이었다. 김재환은 나와의 첫 기싸움에서 우위를 선점했다고 생각한 모양인지 만족스레 볼을 긁었다. 나는 저 미소를 후회하게 하겠노라고 열백 번을 다짐했다. 그것이 나와 평생 베프가 되실 김재환의 첫 만남이었다.



***(아래쪽 재환 시점)






"엄마 재혼하기로 했어."

"하지 마."

"뭐?"

"하지 마, 하지 말라고!! 엄마 바보 똥꾸 멍청이야!!"



7살 나 김재환, 역시 또 3번째 재혼 선언을 듣다. 나는 무작정 말리기에 들어갔다. 그 당시의 나는 언어력이 존나 딸렸기 때문에 엄마를 설득시킬 방법은 떼쓰기 밖에 없었다. 나는 바보, 멍청이 같은 하급의 욕을 사용하여 엄마에게 무차별 폭격을 가했다. 엄마가 가만히 있을리 없었다. 화장대에 앉아 곱게 분을 바르고 있던 엄마는 즉시, 흰 콤팩트를 내 얼굴쪽으로 던졌다. 그리곤 침대 위로 발을 짚고 올라가 이불을 들춰냈다. 큰 꽃이불이 펄럭였다. 먼지는 마구잡이로 나부끼며 시야를 방해했다. 나는 베개를 물고 엄마만한 발바닥을 내밀어 허벅지를 내리찍었다. 엄마의 미간이 종잇장처럼 구겨졌다. 사실 엄마 고집대로 할 것을 알았기 때문에 적당히 떼쓰고 끝내야지 생각했는데 생각외로 엄마와 나의 유치한 싸움은 과열된 양상으로 흘러갔다. 엄마의 일갈하는 목소리가 귓가에 훅 떨어졌다. 


 

"니가 나한테 바보라고 할 자격이 되냐? 이 받아쓰기 25점아!" 

"어쩌라고, 엄마 바보야, 바보바보바보!!!" 


 


 


 

나에겐 무지막지한 콤플렉스가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내가 씹썅 바보란 것이었다. 받아쓰기 시험도 옆자리 지혜의 것을 사정하여 베낀것이었다. 그래서 원래대로라면 0점 아니면 5점이 평균점수였다. 그 당시 나는 한글 외우기도 귀찮아해서 엄마는 혹시 내가 지능이 모자란 아이가 아닐까 걱정하셨다. 그러나 아이큐 검사에서 나는 당당히 110이란 보편적인 수치를 기록했고 의사쌤은 그냥 공부를 존나 안하는 노답이라는 것을 순화해서 말씀하셨다. 하여튼, 내 검사에 일말의 희망을 얻은 엄마는 나에게 위인전을 쥐어주셨다. 나는 갑옷을 멋지게 입은 이순신 일러스트에 감탄하기 한 번, 5분만에 그 책은 내 베개가 되었다. 얼굴위로 곱게 덮어진 책을 보며 엄마는 차라리 노력하는 바보가 낫다는 참진실을 깨달았다. 

 

[김재환/하성운/워너원/사극물] 바보왕자와 똑똑이 형 01 | 인스티즈


 


 

"음냐음냐...나는 바닐라맛 사탕." 

"그만 쳐자고 일어나 이것아." 


 


 

내 평생 열등감의 역사를 쓸 주인공 하성운을 만난 건 정확히 한 달 뒤였다. 하성운은 클래식한 나비넥타이를 목을 조이듯이 차고 왔다. 나는 전 새아빠들에게 그랬던것처럼 응당 하성운의 아빠와 그 자식에게도 적개심을 드러냈다. 옷깃을 그러쥔 손에 악력을 보탰다. 차마 나보다 키 3배 큰 거인에게 쌍욕을 날릴 수는 없어 나보다 조금 작은 하성운을 죽자고 노려보았다. 그는 겸연쩍은 얼굴로 조밀한 손바닥을 내밀고 내가 잡기를 기대했다. 나는 그 기대를 부수고 기생오래비 같은 하성운에게 아밀라아제를 선사했다. 엄마는 미쳤냐며 내 등짝을 사정없이 때리셨지만, 하성운의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지는 것을 보고 나는 승리감에 도취된 족제비처럼 미소를 지었다. 그의 이빨이 꿈틀거린 것을 본 것 같은건 내 착각인가. 그날의 나는 기싸움에서 이겼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너무 기뻐 한동안 하성운만 보면 싹퉁바가지 짓을 했다. 그러나 누가 알았으랴. 그것은 나의 오만함에서 비롯된 오해였음을. 


 

*** 


 

"너 받아쓰기 몇 점 이야?" 

"네가 알아서 뭐할건데? 넌 몇점이고?" 

"난 당연히 100점이지. 너 또 5점인거 다알아, 시험지 내놔." 

"꺼져, 하성운." 


 

하성운이란 인간은 사실 아주 단순한 인간이기에 8살인 나에게도 분석은 쉬웠다. 하성운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작은 정의를 위해서라면 더 큰 불의를 불사하는 새끼였다. 그런 고로, 하성운이 안좋아하는 인간 중 첫번째는 예의 없는 인간이였다. 그런 하성운을 알기에, 나는 내 망나니같은 혀가 굴러가는 대로 내버려두었다. 하성운을 더 빡치게 할 수 있도록! 하성운은 내 막말을 듣고 약간 화가난 듯 머리를 쓸어내렸다. 그러나, 지가 어쩔거야 뭐. 나는 더 하성운을 더 약오르게 하기 위해 메롱을 시전하였다. 하성운의 눈깔이 살짝 뒤집혔다. 희번득한 그의 얼굴에 공포감이 덮친다. 그것도 잠시, 베개가 내 얼굴에 떨어지며 순식간에 아득해졌다. 


 

"으악!, 야 이 미친놈아!" 

"야, 내가 형이라고 부르랬지. 형이라고 불러." 

"꺼져, 하성운 똥방구 새끼야!-" 


 

엄마는 우리의 싸움이 꽤 격하다고 느꼈는지 방문을 벌컥 여셨다. 하성운의 손아귀에서 베개가 순식간에 떨어진다. 그리곤 만면 가득히 사람좋은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 때의 충격을 잊지 못한다. 나는 살면서 그정도로 태세 전환이 빠른 인간을 보지 못하였다. 나는 저 미소에 주먹을 날리고 싶은 것을 수십번 참았다. 


 


 


 

"아, 어머니! 재환이랑 놀아주고 있던 중이었어요.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아 그러니...? 너무 시끄럽게 놀면 안된다." 

"죄송합니다. 제가 어머니께 심려를 끼쳐 드렸네요, 조심할게요." 


 

나는 그 이중적인 모습에 기가차 '지랄 똥을 싼다' 라는 욕을 개미만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하성운의 입술이 멈칫하더니, 공포스럽게 나를 돌아보았다. 

 

[김재환/하성운/워너원/사극물] 바보왕자와 똑똑이 형 01 | 인스티즈 

 


 

"어머~ 재환아, 지.랄. 똥.을. 싼다가 뭐니!! 형한테 말을 예쁘게 해야지." 


 

저 개븅신 십팔샛기이이이이이ㅣㅇ!!! 나는 이를 갈았다. 하성운의 처세술과 연기력이 경지에 다다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저정도일 줄이야. 하성운은 이윽고 소리없이 방문을 잠그더니, 다시 나를 미친듯이 가격하기 시작했다. 


 


 

"야이 븅신아, 누군 성질 없는 줄 아냐 시파???" 

"악, 야, 잘못했. 아니 형,형 잘못했어!!!" 


 


 


 


 

하성운은 장장 2시간동안 베개와 장난감 방망이로 나를 구타했고, 나는 겨우 베개 하나로 쥐포가 되듯이 쳐맞았다. 그동안 검도와 합기도를 개열심히 배웠다던데, 그 말이 거짓은 아닌듯했다. 나는 끽소리도 못하고 하성운의 구타질에 바닥에 널빤지처럼 널브러졌다. 나는 양 팔을 벌리고 가슴을 천장과 대면시켰다. 그리곤 숨을 쉬는 방법을 이제야 터득한 사람처럼 콧바람을 사정없이 뿜었다. 가슴이 불규칙적으로 위아래로 흔들렸다. 숨을 고르며 하성운에게 사과를 되뇌는데, 서러워 눈물이 찔끔 바닥을 적셨다. 


 

"형, 미안해." 

"알면 됐다." 


 


 

내가 사과하자 그도 성적 이야기를 먼저 꺼낸 것을 사과했다. 사실 그동안 내가 너무 싸가지 없게 말해서 벼르고 있었다며 웃는데, 나는 그 웃음이 무서워 속된말로 지릴 뻔했다. 아무튼 하성운과의 기싸움 전쟁은 하성운의 승리로 끝났고, 나는 그 뒤론 하성운에게 아예 덤비려 들진 않았다. 하성운 역시 이미 패배를 시인한 나에게 까다롭게 굴 생각은 없었던지 은근히 자상하게 대해주었다. 형 말로는 자기는 동생 생기면 굉장히 잘 대해 줄거라고 마음먹고 있었다고 했다. 근데 아마 내가 보기엔 여동생이었으면 더 잘해줬을 것 같다.(시발 이건 분명하다..^^) 이렇게, 하성운과 나는 개썅베프가 되었다는 이야기. 


 


 


 

"시바알...재환아. 나 이번에 2등했어, 실수해서..." 

"미쳤네, 미친새끼." 

 


 

[김재환/하성운/워너원/사극물] 바보왕자와 똑똑이 형 01 | 인스티즈


 

"콧구멍에 이쑤시개 쑤시기 전에 말 정정해라" 

"네 형." 


 

내 입장에서 본 하성운을 조금 더 소개해 볼까 하면 하성운은 개애애애애 완벽한 형이었다. 아이큐 150 전국 수학 올림피아드 5등(사실 이것도 분해서 애가 죽을려고 했다..), 합기도 3단, 검도 배움. 학교성적은 1등 2등을 다투는데, 2등하고 온 날은 하성운이 야구 빠따 휘두르며 개관종하는 날이었다. 사실 이정도면 승부에 미친 싸이코란 표현이 가장 정석인데, 형이 나쁜 말이라고 질겁해서 그냥 열정가득한 청년이라고 순화시켰다. 더 좋게 말하면 야무지고, 남한테 지기 싫어하는 독종이랄까. 하성운의 독종 근성은 무려 초등학교 때부터 빛을 발했는데 그 대표적인 일화가 초등학교 체육대회였다. 그 당시 나는 제법 남다른 발육으로 손쉽게 2등을 차지했고, 형은 그 짧은 팔다리로도 이를 악물고 1등을 차지해 계주를 나가게 되었다. 


 

"성운아 잘해!!" 


 

"우리 성운이 잘할거야 암." 

"어차피 저 싸이코가 1등인데 아빤 뭐하러 회사까지 쉬고 오셨어요." 

"얘, 재환아, 그런 말 하는거 아니야 얘!" 


 


 


 

나는 어차피 저 싸이코가 1등을 거머쥘것이라 예상했으므로 오히려 기대를 안하고 심드렁하게 관중석에 앉아있었다. 부모님만 신나서 손수건까지 흔들며 형을 응원하고 있었다. 땅-하고 총소리가 울리자마자, 형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선두로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사실 여기까진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하성운은 사이드를 힘차게 발돋움하며 최대한 안쪽으로 발을 붙이도록 애썼고, 과열된 열기에 11살 하성운은 넘어지고 말았다. 나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놀라 벌떡 일어났다. 순간 찬물을 끼얹은듯 관중석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0.1초만에 고개를 든 성운이형 얼굴엔 쌍코피가 흐르고 있었다. 저 독종의 몰락을 보는 것이 제법 즐거워 나는 자세를 고쳤다. 팔에서 제법 심하게 출혈이 일었다. 형이 울거라고 생각했던 엄마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울먹이셨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고 아니, 사실 그러기를 바랐다. 그러나, 저 킹갓제네럴승부사 싸이코 하성운이 누구신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그는 벌떡 일어났다. 그리곤 소리를 지르며 개관종짓을 시전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이쒸!! 이까짓것 쯤이야!!!!!!!" 


 


 


 

하성운은 눈에서 불을 뿜으며 미친듯이 질주하기 시작했고, 나머지 남은 한바퀴에서 2명을 추월해 3등으로 들어왔다. 알고보니 손에 금까지 살짝 갈정도의 부상이었다고 한다. 1등을 할거란 내 예상은 적중하지 못했으나 부상을 이겨내고 3등을 한 열정에 박수를 쳐주고 싶긴 개뿔, 그냥 저건 승부에 미친 싸이코자나... 나는 붕대를 두르고 엄지를 치켜드는 하성운에게 질려 고개를 흔들었다. 


 

"성운아, 잘했어.!!" 

"역시, 내 짝꿍 개쩐다 진짜." 

"야, 하성운 믓찌다아아!" 


 


 


 


 

그러나 그 부정적인 생각도 잠시, 형의 주위로 왁자지껄 사람이 몰려들었다. 저게 저렇게까지 칭찬받을 일인가 싶어서 질투심이 일었다. 반친구들에게 행가래를 받는 성운형의 모습이 너무나 빛나보여서 나는 어쩐지 울적해졌다. 이 세상의 중심은 하성운을 위해 돌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의 눈부심이였다. 그 눈부심을 동경했고, 나는 내가 평생 성운이형을 빛내줄 서브라는 사실이 은근한 스크래치로 다가왔다. 


 

그렇게 8년을 살고, 내나이 17살 하성운 19살 시절 



 

 


 

*** 


 


 

*** 


 

"김재환." 


 

"김재환!!" 


 

"김재환 안 일어나면 10점 감점." 

"아함~ 누가 나를 불렀지?" 


 

기지개 정자세까지 하며 태연하게 일어난다. 나의 과장된 몸짓에 친구들이 큭큭하고 하나 둘 웃음을 입쪽에 쑤셔넣었다. 시발, 그렇게까지 배잡고 웃을연기는 아니었자나..나는 치부를 들킨 어린애마냥 얼굴이 뜨거워졌다. 발표를 시킬까봐 일부러 자는 연기 하고 있었는데 시발. 선생님은 역시나 마뜩잖은 표정으로 칠판의 하얀 지렁이를 가리키며 답이 뭐냐고 물었다. 시발, 제가 알리가 없잖아요 라며 표정으로 최대한 어필을 해보았으나, 통하지 않았다. 양쪽의 첨예한 눈꼬리들이 내 목을 쪼았다. 겨울답지 않게 등줄기에선 땀이 흘렀다. 단어를 대충보니 이 나라를 세운 사람이 뭐냐고 묻는 것 같았다. 몰라, 모른다고!! 



"이성계, 답은 위화도 회군."


 


 

세운이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책을 넘기며 심드렁하게 답을 알려주었다. 나는 간신히 정답을 떠듬떠듬 외쳤고 그제야 의자에 안락하게 등을 붙였다. 


 

"야- 쟤는 지 형이랑 진짜 다르다." 

"존나 쟤 바보잖아. 항간에 아이큐 80도 안된다는 소리도 있음." 

"뭐, 진짜?? 대박ㅋㅋㅋ" 


 


 


 

자연스럽게 들려오는 험담에 둔기로 얻어맞은 듯 머리가 멍해졌다. 조그맣게 들리던 소리는 물살처럼 벽을 부딪히며 아우성댔다. 중학교 때부터 되풀이 되오던 소문이었다. 내가 바보라는 소문. 사실 그게 완전한 거짓은 아니라서 뭔가 그럼직한 해명을 내놓기도 어중간했다. 근데 나 아이큐 110인데...그냥 공부를 안해서 그런건데에..얼굴에 열이 올랐다. 수치감에 목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따가워졌다. 침을 계속 삼켜야 정신을 붙잡을 수 있었다. 책상에 얼굴을 빠르게 박았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도록 꼭 쥔 양팔로 겨드랑이 밑부근에 손을 넣었다. 그제서야 나를 흔들던 험담이 희미하게 멀어졌다. 수업소리를 자장가 삼기로 헀다. 자장가엔 이따금 풀벌레가 잎사귀에 사스락거리는 불쾌한 소리가 섞였다. 눈물을 억지로 참자, 몸이 찌르르 흔들렸다. 


 


 

"오랜만에 재밌는 얘기나 좀 해줄까? 옛날 얘긴데 중국을 표방한 또 다른 세계에서 우리나라 말을 쓰는 인간이 살고 ..." 

"...." 

"야! 김재환!...아휴, 저거 또 자." 

*** 


 


 


 

"너 진짜 대단하다." 


 


 


 

아빠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내 89898 이 찍힌 성적표를 들고 호기심 가득하게 바라보셨다. 그게 꼭 어린아이가 타조알을 처음 본 것 같은 정제된 호기심이어서 더 빡쳤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ALL9 찍어서 비둘기처럼 구구구구하고 울 걸 그랬다. 하기사 아빠야 평생 하성운의 ALL 1막대기만 보았으니 내 성적표가 존나 천연기념물일수도 있겠다 싶었다. 형은 내 성적표를 슬쩍 넘겨보더니 미안한 표정으로 성적표를 뒤로 숨겼다. 보여주지 않아도 그가 얼마나 화려한 성적을 가져왔는지는 뻔했다. 엄마는 질린단 표정으로 성적표를 내 앞에 내팽개쳤다. 어쩔거냔 뜻이었다. 어쩌긴 뭘 어째. 사실 이번만큼은 노력을 안한 것이 아니었다. 단지 정신을 너무 늦게 차렸을 뿐이었다. 정신 차려서 공부한 건 대략 두달 전쯤...? 이렇게 살면 좆될거란 현타에 책을 조금씩 펴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학교 과정을 모두 물 말아서 날렸으므로 간단한 방정식조차 해메게 되었다. 고등학교 공부는 나에게 계란으로 바위치기나 마찬가지였으니. 


 

"성운이 반만 닮아봐라." 


 

미안하지만 승부에 미친 싸이코처럼 살고 싶진 않다 정말로. 


 


 

"진짜 누굴 닮은거야 너는? 나는 이해를 못하겠다" 

"성운이만큼만 공부했어도 2등급은 찍어!" 

"...." 


 


 


 


 

2등급이 무엇이냐, 이미 건동홍쯤은 껌으로 노렸을것이다. 나는 엄마 몰래 한숨을 길게 뱉었다. 형은 여전히 내 옆에서 눈치를 보고 있었다. 계속 좆같아 지는 기분에 입술을 질겅질겅 물었다. 저절로 내 고개가 벼 익은 것처럼 수그려졌다. 노력도 재능이다 라는 말은 정말이었던가. 나는 재능이 없는 나의 몸뚱아리를 질책했다. 열등감이란 벌레가 내 온몸을 타고 나를 갉았다. 어렸을 때부터 하성운이란 존재가 내었던 스크래치는 이미 곪아있었다. 쉼없는 비교질에 익숙해져 버린것이, 이미 더 이상 깎일 자존심이 동강난 것이 화가 났다. 아마 이 찰나의 시간을 견디면 엄마는 나를 한심하게 보며 식탁에 숟가락을 놓을것이고, 나는 속없이 뜨뜻한 국물을 마구 입에 퍼넣을 것이다. 나는 언제쯤, 


 

"성운아 잘했다." 


 

주인공이 되어 볼 수 있을까. 


 


 


 

형에게 돌아가는 5만원의 용돈을 보고 바짓주머니를 구겼다.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다. 나보다 한 뼘정도가 더 작은 형은 그 하얀 치아를 보일때마다 어쩐지 나보다 두배는 커 보였다. 나는 도어락을 누르고 현관문을 벌컥 열었다. 비장하게 가출을 결심한다. 그것은 부모님에 대한 반항, 형에 대한 원망도 아니였다. 오로지 열등감에 수렁에 빠진 나의 빡침 때문이었다. 부모님은 퍽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의 가출 과정을 지켜보셨다. 나는 운동화 끈을 쥐고 앞코에 신경질적으로 발을 구겨넣었다. 약해진 어깨가 마구 흔들렸다. 내 발은 전보다 커진것인지, 운동화는 닳아져 비좁게 발을 붙였다. 나는 어두운 복도를 마구 가로질렀다. 복도의 통로는 길었고, 계단의 내리막길은 순식간이었다. 신원을 모르는 먼지로 뒤덮인 발자국이 계단에 산발적으로 찍힌다. 뒤에서 재환아! 하고 성운이 형이 외치는 소리가 어물어물 물렸다. 괜히 내 편을 드는 형이 반갑고, 밉고 그랬다. 괜히 걸음을 더 빨리한다. 그것이 20번째 가출이었다. 


 


 


 

"야야야, 김재환. 너 배 안고프냐." 

"아, 형!....왜 또 따라나왔냐 형은." 


 

 



 


 

"야임마, 나야 너 집 돌아오는 길 심심할까봐 나왔지~" 

"......" 

"너 분명히 30분만에 다시 집돌아간다에 내 돈 5만원 건다." 

"100일동안 안들어가면 500이냐." 

"야!" 


 


 


 

부모님과 성운이 형은 내가 가출을 너무 자주해서 이젠 별 감흥이 없는 모양이었다. 씁쓸함에 치아를 앙 다물었다. 나는 형과 아무 찜질방에 자리를 터고 수건이 담긴 바구니를 받았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존재만 나를 찾아준다니 서러웠다. 애증을 담아 삶은 달걀을 형의 머리 위로 던졌다. 그것은 정확히 형의 머리에 명중했고 이마는 내천 자를 그리며 삽시간에 일그러졌다. 멀찍이 양머리를 만들던 하성운은 제 엉덩이를 끌어 식혜와 달걀 앞에 놓았다. 나는 복수하려는가 싶어 허리를 모로 돌렸다. 형은 우묵한 달걀껍질을 삽시간에 술술 까내더니 접시에 툭 하고 던졌다. 그리곤 나에게 말없이 내밀었다.  


 


 


 

"야야야, 이젠 솔직히 가출도 아니다. 엄마 말은 안해도 걱정하셔. 돌아가자." 

"안가, 병신아." 

"아니 야, 시발 형이라고 부르라니깐? 튕기지 말고 그냥 가세요~."  
 


 


 


 

나는 시린손을 불며 장판 아래에 손을 꽂았다. 그런 나를 형은 이제 질린단 표정으로 웃는다. 나를 설득시키는 형이 고마움을 넘어 존경심까지 움텄다. 생각해보면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어디든 내가 사고친 걸 해결하는 건 형이었다. 왜 꼭 그런거 있잖은가. 만화속에서 사고란 사고는 찌질한 애들이 일으키고 주인공은 히어로처럼 모든걸 일사천리로 해결하는 상황말이다. 내가 그런 찌질한 서브캐릭터란 것에 속상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하성운인 것을! 걍 쿨하게 인정하면 편했음에도, 난 열등감에 싸여 늘 번민하고, 가출했다. 나는 100도가 넘는 찜질방을 열고 온돌에 누워 형과 등을 맞댔다. 가볍게 돌무더기를 쥐자, 뜨거운 열기가 혈을 타고 전해져왔다. 눈꺼풀에 눈물이 아롱댔다. 그것을 숨기려 황급히 눈을 감았다. 그 가출의 첫날 밤은 형에게 비교당하는 나의 형상이 파노라마처럼 덮쳤다. 좆같은 꿈이었다. 


 


 

"나 학교 안 가." 


 

하성운의 파격발언에 나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저 해맑게 웃는 하얀 치아에 무슨 의미가 담겨져 있나 계속 고뇌해야만 했다. 

 

 


 

"너 제정신이 아니구나?" 

"엄마한테 다 말해놨어. 오늘안으로 데려가겠다고." 

"헛수고하네." 


 


 


 


 

옷가지를 대충 욱여넣고 보라색 큰 백팩을 들쳐맸다. 주말을 지나 3일째 가출 중이었으니 내 인생 가장 긴 반항이었다. 무거운 짐이 내 어깨를 꾹 눌렀다. 성운이 형은 속도 없는지 벙글벙글 웃으며 내 뒤를 쫄래쫄래 따랐다. 이왕 인생 망할 거 같이 뒤져보자란 마음으로 속절없이 거릴 걸었다. 누군가 붙잡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무의식적인지, 아래위로 핸드폰을 쓸었다. 하얀색 메세지 위로 30통, 초록색 전화버튼 위로 9건이란 숫자가 찍혔다. 메세지 내용은 뻔했다. 철없는 것아, 돌아와라 정도의 꾸짖음이었다. 세상의 기준선에서 어른스럽고 성숙한 것은 무엇일까. 내가 성적을 올리면, 공부를 열심히 하면 어른스러운 것인가. 형과 비교하는 교육은 바른 교육 방법이고? 짜증이 솟구쳤다. 답장을 고민하다 결국 취소 버튼을 꾹 눌렀다. 12년간 나를 상처냈으니, 3일정도는 상처 받아봐라는 보복심리였던 것 같다. 


 


 


 

"저기요!" 

"커피 좀 시음해 보시겠어요? 


 


 


 


 

누군가 우리 둘을 불러 세운다. 검은색 베레모를 쓴 아리따운 여자아이였다. 그 옆에는 머리를 단정히 올려 묶고 도포를 입은 남자가 표정도 보이지 않게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남자의 얼굴을 보려 고개를 모로 돌리자, 남자가 소매로 얼굴을 가리며 뒤를 돌았다. 뭐 사내는 일단 필요없고 아리따운 여자인 사실이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성운이 형은 미심쩍은 표정으로 나를 끌었으나, 나는 커피향과 예쁜 여자아이에 이끌려 가까이 다가갔다. 그나저나, 못보던 카페가 생겼다. 이 자리에 이런 한옥식 건물이 없었는데 말이다. 여자아이는 어려보이는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짙은 립스틱을 바르고 있었다. 여자아이는 빵까지 건네주며 형과 나에게 시식할 것을 권하였다. 이 떄부터 의심을 했어야 하는건데, 순진하다 못해 어리석은 나는 이것이 내 인생을 뒤흔들 멋진 실수였단 것을 알지 못했다. 그리고 이 바보와 함께 반 세월을 살아간 형 하성운까지도. 목울대가 달콤한 커피를 넘기자, 이상인지 꿈인지 분간할 수 없을만큼 정신이 아득해졌다. 거리의 수많은 사람들이 층층이 흔들린다. 


 


 


 


 

"아 형, 이거 커피 마시니까 어쩐지 개잠온다."

 

"그러게, 보통 이런 거 마시면 확 깨던데." 

"아, 형 너무잠와 인간적으로. 벤치에 좀 쉬었다 가자." 


 


 

..정말 그 때 도망쳤어야 했다. 집으로. 


 


 

*** 


 

"깨었습니다. 신관님, 이 둘을 어떻게 할까요?" 

 

[김재환/하성운/워너원/사극물] 바보왕자와 똑똑이 형 01 | 인스티즈


 


 

"당장에 포박하여라." 


 


 

시린 기운이 옷자락에 스며들어 눈을 게슴츠레 떴다. 이상하고, 예쁘지도 않은 화려한 옷을 입은 남자가 부채로 내 얼굴을 가리켰다. 기분이 나빠 눈을 확 뜨자, 이미 포졸 두 명이 내 팔을 잡고 한 명은 밧줄로 나를 옭아매고 있었다. 밧줄이 한 계단씩 늘어날 때마다 옷감이 쓸려 팔쪽과 복부가 매우 쓰라렸다. 개미떼가 내 하지를 감싼것처럼 경련이 사정 봐주지 않고 일어났다. 턱 막히는 숨에 나도 모르게 복부에 힘을 꽉 주었다. 뭐야, 이거 사극 촬영인가? 간신히 힘을 써 어깨를 좌우로 비틀어보았다. 


 

"저희 엑스트라 아니에요." 

"확실히 이상한 언사를 쓰는 걸 보니, 이 나라 사람은 아닌 모양이구나." 

"저, 누구신데요?" 


 

"알아서 무엇하겠는가. 이제부터 너희 두 놈들은 모가지를 걱정해야 할 것이다." 

"....예?" 


 

*** 


 

사극물을 써보았읍니다... 

퐁당퐁당 love를 보고 완전 현실적인 타임리프물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글 속 재환이는 티비도 안보고 공부도 안했기 때문에 옛날의 역사를 좀 더 순수한 시각으로 볼 것 같아서...(?_) 

재환이가 좀 더 똑똑해지고 점차 성숙해지는 과정을 그립니다! 

주인공은 재환이, 성운이 둘 다이고 그 뒤로 워너원 멤들 골고루 나옵니다! 

코믹 40+진지함 60으로 이뤄질 것 같습니다. 

필력도 별로거니와 역사에 무지하여 쓸까말까 고민했는데...ㅠㅡㅠ 귀여운 재환이와 야무진 성운이가 너무 보고 싶었읍니다.. 

(여주를 넣을지 말진 계속 고민중인데 넣으면 나중 편에 등장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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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내용 너무 참신하고 재밌어요! 재환이가 왕자가 되는 건가요?? 기대하면서 신알신 누르고 갈게요!
6년 전
내통장주인은너
헐 ㅠㅠㅠ 감사합니다...아무도 안봐서 고민중이었는데 한명이라도 보신다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6년 전
독자2
평소 타임리프물을 좋아했던 터라 타임리프를 소재로한 글, 드라마들을 자주 봤었는데 이 글도 다음 편이 기대돼요! 성운이와 재환이가 그 곳에 가서 어떻게 적응해나갈지부터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지까지 빨리 다음편을 만나고 싶은 마음과 함께, 뭔가 인물들과 새로운 출발을 하는 듯한 기분도 들어요! 다음 편 기다리면서 신알신도 신청하고 갑니다!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6년 전
내통장주인은너
으왓, 댓글 너무 감사드립니다ㅠㅠㅠ 이렇게 길게 써주시다니 정성에 감동했어요ㅠㅠㅠ 저도 더 좋은 글 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6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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