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 40초부터~
"썩을 대로 썩은 세상아, 죄악으로 가득하구나.들어라 비겁하고 악한 자들아, 너희들의 세상은 끝났다."
배우 조승우씨가 어제(16일) 열린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기억나는 작품 속 가사나 노래가 있느냐는 질문에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한 소절을 객석에서 무반주로 불렀습니다.
조씨는 "특별히 의도를 갖고 부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손가락으로 허공을 가리키며 "너희들의 세상은 끝났다"를 외치는 조씨에게 관객들은 큰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습니다.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토대로 한 '맨 오브 라만차'는 절망 속에서도 끊임없이 희망을 꿈꾸는 백발 기사의 여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사회를 본 뮤지컬 배우 이건명씨도 "이 작품이, '돈키호테'라는 인물이 그리는 오늘이다"라고 답해 암울한 시국을 간접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항의해 최근 연극계가 광화문 광장에 '블랙 텐트'를 세워 시국 참여에 나선 데 이어 뮤지컬 배우들도 세태 비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오! 캐롤' 배우들은 지난해 말까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풍자한 대사를 극에 넣기도 했고, 연출가 변정주씨와 뮤지컬배우 30여명은 '시민과 함께 하는 뮤지컬 배우들'이라는 이름으로 촛불집회에 참석해 프랑스 혁명을 소재로 한 뮤지컬 '레미제라블' 가운데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를 불러 큰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