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같이 내려고 하니까 알바해서 돈 있으니까 괜찮다면서 가서 마저 먹으라고 하고 혼자 다 계산했었는데
명절에나 가끔 만나니까 얘가 알바를 하는구나... 군대도 가는구나... 하면서 갑자기 얘도 크고 나도 컸구나 싶어져가지고 이게 벌써 1년 남짓 지난 얘기인데도 문득문득 생각나
계산하는 것도 계산하는건데 자기가 가기 전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는 건데 할머니한테 꼭 맛있는 거 사드리고 싶다면서
주변 근처 맛집 같은 것도 꼼꼼하게 살펴보고 들어갔다가 할머니 드시기엔 별로인 거 같다 싶은 곳이면 다시 나와서
찾아본 다른 곳 왔다갔다 해보다가 사람도 많고 할머니 드시기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서
발품 팔아서 사람 많은 고깃집 들어가서 확인해보다가 정 아니다 싶었는지 택시 타고 가는 곳도 괜찮냐고 물어보고
그렇게 발품 겨우 팔아서 찾은 고깃집 들어가서도 하나부터 열까지 자기가 다 하려고 하고...
아 우리 어른이?들은 명절에 술 같은 거 전혀 안 마시거든 어르신들끼리만 모여서 드시고 우리들은 제사 올릴 때나 한 잔 받아마시고 그 외에는 술 입에도 안 대는데
고깃집 들어가서 얘가 자기는 술 시키면서 누나랑 OO이는 술 안 마시지? 하더니 알아서 음료수 시켜주질 않나
군대 가기 전에 할머니도 그렇고 우리 부모님도 그렇고 우리가 먼저 사줘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동생이랑 나랑 할머니댁 간 날에 때마침 찾아와서 고기 먹으러 가자고 하더니 어후...
군대 간 지 벌써 1년 남짓 지났는데 아직까지 생각나 이게 ㅠㅠ
그리고 어떻게 보면 우리처럼 거리가 가까워서 거의 매주 할머니댁에 왔다갔다 하는게 아니라
집도 지하철 타고 한시간 정도 걸리고 우리한테야 할머니지만 걔한테는 외할머니라서 명절에나 가끔 뵙고 그런 정도였는데
일부러 찾아와가지고 사드리는 거 보고 얘가 참... 잘 컸구나 싶었음 ㅠㅠ 나보다 더 잘 자란 거 같음 ㅠㅠㅠㅠ
아니 그냥 나보다 잘 자란 건 확실하고 확실하고 또 확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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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우 진짜 세금 내기 싫은가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