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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8년 전 (2017/11/03) 게시물이에요
나는 철저하게 이성애자라고 생각하고 사는데 

항상 평생동안 딱 하나 걸리는 점이  

내가 초등학교 사학년때 같은반이 였던 여자애가 있는데 

친하지도 않고 같은 무리도 아니였고 

걔는 아주 공부잘하고 얌전하고 마른 조용한 애였음 

난 까불이였고 

근데 내가 희안하게 걔를 신경을 엄청 썼던걸로 기억함 

내가 기억하는건 한번은 내가 반장이여서  

츄파춥스를 큰봉투를 사서 반애들한테 한개씩 돌렸었는데 

그 전날 츄파츕스 모든 맛을 하나씩 허접한 투명봉투에 싸서 스티커를 붙여서 반애들 하나씩 돌렸을때  

걔만 몰래 주머니에서 따로 포장했던거를 줬었음. 

그리고 걔가 엄청 놀란표정 지으니까(근데 사실 놀랄만도 한게 친하지도 않은애가 그러니까, 정말 내 무리친구들도 랜덤으로 한개씩 줬었던 걸로 기억) 그거 보고 혼자 엄청 행복해했던 것 같아.  

그리고 마니또를 랜덤뽑기를 하는데 제발 걔를 걸리게 해달라고 생각했었고, 걔 마니또가 너무 하고싶어서. 

그냥 좋아하는 감정 이런게 아니라 너무 챙겨주고싶었던것 같애 

내 친구들 생일때는 걍 귀찮아서 천원짜리 연필 한다스씩 줬는데 

걔 생일때는 (사실 걔가 조용해서 아무도 걔 생일인지 몰랐음, 나는 걔 조용한 친구들 셋이 떠드는걸 몰래듣고 알았음) 

암마한테 거짓말 쳐서 돈받아서 만원넘는 책사줬던 걸로 기억함.  

걔가 책을 엄청 좋아했었거든, 맨날 도서실에서 난 억지로 감상문 쓰고있을 때 마다 걔가 책읽고 있어서 암. 

그책도 몰래 생일날 걔 사물함에 비닐포장째로 넣어놨었음 편지하나 안쓰고ㅋㅋㅋ쓰고나니 나 왤케 찌질했냐 

나는 그걸로 걔가 모르겠지ㅎㅎ 하면서 완전 흐뭇하게 모르는척 친구들이랑 놀았는데, 내 책상 사물함에 고마워 잘읽을께 정말 갖고싶던 책이였어 이렇게 적힌 귀여운 편지지가 다음날 있어서, 걸렸다는 생각에 엄청 부끄러워서 가방에 편지 얼른 처넣었던거 기억남. 

그리고 내가 희안하게 글을 잘썼는데, 번지르르 하게 쓰면 막 논술대상 타고 이랬음 초등학생때... 근데 나랑 걔가 반대표로 무슨 교내 글짓기대회 이런걸 나간거야. 나는 책을 별로 안읽었고 걔는 책벌레 였음. 그때 같이 상탈라고 공부하는데 그날 막 옷도 좀 예쁜거 입고 머리도 신경썼던거 기억나 ㅋㅋ 

그때 걔가 막 책에관한 얘기만 하면 되게 조용하던애가 막 흥분했거든, 정말 좋아했나봐 ㅋㅋ 근데 걔가 막 이문제 얘기하면 난 읽은적도 없는데 걔가 흥분하면서 좋아하는게 보여서 막 읽은척하면서 대충 아는척함.ㅋㅋㅋ 

 

그리고 내가 제일 생각나는게 사학년을 그렇게 보내고 

내가 육학년때 걔랑 다시 같은반이 되었는데, 

그냥 똑같이 서로 다른친구들이랑 지내다가 

그때 한창 무한도전에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라는 책 테마로 공포 에피소드 했었거든. 엄청 핫했음 

그래서 어떤 남자애가 그 책을 학교에 가지고 와서, 막 나대면서 자랑하는거야 이게 원작이라고 엄청 무섭다고, 

나는 책 관심도 없고 무도도 안봐서 걍 신경안쓰고 있었는데, 

그 평소 조용하던 여자애가 그책을 정말 보고싶었는지 그남자애한테 어 나 그거 빌려주면 안될까 정말보고싶었는데 이랬나 그랬는데, 그남자애가 엄청 ㅆㄱㅈ 없게 그럼 사서봐 이랬던걸로 기억남. 

그래서 그 애가 시무룩해서 있는데 

내가 나도모르게 나 그책있다고 내가 빌려주겠다해버림.. 

그여자애가 너무 고맙다고 해서 후회가 좀 가셨지만 

그날 엄마한테 엄청 책보고싶다고 졸라서 서점까지 달려가서 그책 사서 읽은척 봉투만 뜯고 다음날 걔한테 빌려줌 ㅋㅋ 

(엄마 ㅈㅅ 나 책안좋아해 사실) 

근데 한 이틀있다가 걔가 책 사이에 포스트잇으로 정말 재밌었어ㅎㅎ 어쩌구하면서 길게 감상을 써놨는데 난 그책 읽을생각도 없었는데 걔때메 읽어봄ㅋㅋ걔 감상을 이해하고 싶어서.. 포스트잇 그대로 붙여놈ㅋㅋㅋㅋ 

 

무튼 이렇게저렇게 서로 다른 무리에서 놀다가 평범하게 

졸업했는데  

학창시절 남자친구도 많았는데  

‘첫사랑’이라는 말을 들으면 걔가 무심코 생각남 

내가 그렇게 신경썼던 사람이 있었던지 

그당시엔 내가 까불거리고 말많아서 그냥 그 조용한 아이에 관한 동경이였던지 

아님 정말 좋아했던건지 

걔만 이상하게 신경쓰였던게 기억나. 

 

성인이 된후에도 그건 그렇더라. 

그이후론 내가 이사와서 한번도 본적이없지만 

진짜 추억이라면 걔인것 같아. 

걔 얼굴도 흐릿한데 내가 느꼈던 긴장감이나 설렘이 기억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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