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지게 가난한건 죄다, 나는 죄인이였다. 언제부턴가 새옷을 사지 못해 오빠가 입던 옷을 멋이랍시고 포장하고 접어 입고 추운 겨울에 얼음장같이 시린 방바닥에 맨발을 내딛고살면 어느덧 발에는 보라색 죽음이 드리웠다. 다행스럽게 내 발은 견뎌내주었다. 하지만 매년 겨울마다 겪는 그 차가움이 나는 몸서리치듯 싫었다. 그것은 가난이라는 꼬리표가 매년 겨울마다 나를 짓누르는듯 했기 때문에..죄인을 벗어나기 시작한건 오빠가 취업을 한 뒤였다. 미안하게도 너무나 미안하게도 자신보다 집을 위해서 다니던 대학교를 자퇴하고 돈을 벌어주었다. 아버지는 그런 오빠에게 매번 미안함을 가지고 살아야했다. 아버지는 막노동을 하시기 시작했다. 조경 일을 하시고 여러 일을 하시기 시작했다. 몸이 힘든거에 비해 박한 돈이긴 했지만 그래도 수입이 생겼다. 나는 고등학생이 되고 알바를 하고싶어도 버스가 늦게까지 없는 시골이라 알바를 할 수 조차 없었다. 서글펐다. 대학생이 되고 알바를 시작했다. 가난이란것에서 거의 벗어났다 생각이들었다. 이제 괜찮은가 싶었다. 대학교 2학년이 되고 자취를 하게되었다. 알바도 구해서 나름 괜찮게 지냈다. 그런데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 막노동 조경 일을 하다가 그 높은 사다리에서 떨어져서 그 억척스런 삶 그 불쌍한 삶에 등을 지셨다. 끝내 가난에서 가난으로 끝이났다. 호강 한번 못해보고 내가 돈 벌어 좋은 옷, 좋은 신발, 좋은 곳, 좋은 집 아무것도 못해드렸는데 그렇게 가진것 없이 살다 가진 것 없는 상태로 홀연히 가셨다. 문득 문득 떠오르는 아버지의 얼굴은 굉장히 지친 표정이었다. 오늘따라 아버지가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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