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인데 고등학교 때도 생각이 되게 깊고 뭐랄까 굉장히 문과적 논리성과 감성으로 충만한 애였거든... 근데 얘가 좀 힘든 일이 있어서 정신적으로 약간 무너졌다고 해야 하나? 틈만 나면 주변 사람들과 자기를 비교하면서 스스로 나랑 저사람이랑 다를 게 뭐지 이런 생각을 해. 아무렇지않게 자기비하하고 남도 비교하면서 의도치 않게 깎아내리는 버릇이 걍 붙었어 그래서... 이런 성향 고치고 사람 만나려고 동아리 들어갔다는데 내가 보기엔 그 동아리도 좀 아니지만 자기 선택이라 말은 못하고 ㅎㅎ... 근데 애가 속 터놓을 친구가 나뿐이래. 나만 만나면 무슨 책 얘기 취미 얘기 그런 말을 하다가도 진짜 갑자기 확 얘 특유의 남과 자기를 비교하면서 끝도없이 파고드는 화제로 전환됨 ㅠㅠㅠㅠㅠ 들어주는 것도 한두번이지 그럴 분위기 전혀 아닌데.... 진짜 자기가 보는 어두운 남들의 이야기와 자기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 뭐 그런 진지하고 우울한 이야기를 몇번을 반복해서 하니까 얘 한번 만나고 나면 나도 정신적으로 파김치가 된다.. 게다가 처음 하는 거면 진짜 경청하겠는데 똑같은 인물을 똑같은 주제로 똑같은 감정을 담아서 똑같이 고찰해 반응 뭐라고 해줘야 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