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그냥 너무 답답해지고 누구한테라도 말을 하고 싶어진 기분이라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됐어
일단, 나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 둘이 막 좋아하고 이런 가정에서 자란 건 아니야. 내가 기억하는 내 유치원 시절은 매일 싸우는 엄마 아빠 그리고 우는 엄마를 달래주는 나 뿐이고, 초등학교 시절 역시 마찬가지야. 우리 엄마가 스무살 때 날 낳았고, 엄마도 어떻게 보면 가정폭력을 받으면서 살아왔는데 어린 나이에 만나서 도망친 곳이 우리 아빠였던거였지. 조금 커서 들어보니까 엄마에게 선택권은 그 방법 밖에 없었다고 하더라고, 어려서 아무것도 몰랐고, 다른 방법을 찾을수도 없었다고. 그리고 아빠네 가족들도 좋은 편은 아니야.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사이가 좋지 않고, 보통 그런 시댁일은 맏며느리가 한다고들 하지만 우리는 달랐어. 아빠가 막내임에도 불구하고 아빠를 예뻐하는 편이 아니었거든. 또 가까이에 산다는 이유로 명절 때마다 엄마가 혼자 다 음식 준비하고, 설거지 하고 그런 것들을 봤어. 오라면 가야하고... 물론, 지금은 엄마가 주말마다 일을 다니시고, 명절마다 일을 한다는 핑계로 빠지셔서 좀 나아. 할머니도 아빠가 그런 짓을 하는 걸 잘 알거든. 그리고 아빠는... 정말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답답해지는 사람이야. 자식을 자식이 아니라 본인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사람들 있잖아. 엄마, 아빠 편 가르듯이 자기 것이 되어야 하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 집과 밖에서의 모습이 다른 그런 사람 말이야. 어떻게 보면 때리지는 않았지 간접적으로 가정폭력을 일으킨 사람이지. 우리 동생은 아빠 때문에 자존감이 너무 낮은 편이기도 해. 이런 환경 속에서 자라왔지만 동생이랑 나는 밝아. 우리 집안 사정을 아는 어른들은 모두 우리 둘이 이렇게 큰 게 정말 다행이라고 신기한 일이라고 할 정도로 우리 둘 다 나쁜 길로 빠진 적도 없고, 학교에서도 좋은 말만 들으면서 컸어. 이런 말 내가 하려니까 참... 부끄럽다. 친구들도, 선생님들도 내가 마냥 밝은 아이인 줄 알고, 잘 웃는 애 정도로 알아. 음,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사실 난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 너무 지쳤거든. 하지만 어디에도 티를 낼 수 없었어. 보통 그땐 친한 친구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털어놓고 그러잖아. 근데 나는 그러지 않았던 것 같아. 그리고 중학교 땐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언젠가 퍼질테고 어쩌면 우리 가족이 너무나도 쉽게 보일 것 같다라는 생각 때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어. 사실 난 내 이야기를 할 줄 아는 법을 몰랐어. 이런 이야기를 굳이 해야하는 걸까? 왜? 이런 생각 때문에 난 내 이야기를 하지 않는 타입이었거든. 그러다가 중학교 다닐 때 정말 난 반쯤 미쳤던 것 같아. 그때도 부모님 두 분은 덜 싸웠지만, 나아진 것은 없었어. 아빠 기분을 맞춰야 하는 나, 혼자서 화내고 혼자서 기분이 좋아져서 아무렇지 않게 나한테 말을 거는 아빠 모든 걸 감당해야만 했거든. 동생한테까지 그런 아빠를 넘겨주기 싫어서 최대한 내가 동생에게 그 행동들이 넘어가지 않게 막았던 것 같아. 동생은 모르겠지만. 그러다보니까 혼자서 가만히 앉아있다가 울고, 혼자 화가 나서 욕을 내뱉기도 하고 머리를 쥐어뜯기도 하고, 초등학교 이후로 멈췄던 자111ㅎ도 하고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어. 그런데 그때도 엄마가 더 힘들테니까, 엄마 걱정끼치는 게 더 싫어서 티낼 수 없었어. 난 애교 많은 딸은 아니었고, 낯가림도 심한 아이, 무뚝뚝한 아이었기에 그런 이야기를 하는 법도 몰랐고, 항상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사는 이유는 우리 둘이라고 했고, 우리가 어렸을 때 도망치고 싶었는데 아빠가 어떻게 할지 보여서 참고 살았다고 했거든.그런 말들 때문에 더 숨기고, 한 번도 티내 본 적 없어. 괜찮다고, 괜찮다고 말하면서 지냈고, 그렇게 살았어. 그리고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아빠가 서울로 회사를 옮기면서 아빠를 안 보고 살 수 있어서 우리 가족은 좀 평화가 찾아왔지. 그런데 엄마가 나에게 털어놓는 말들은 조금 아주 조금 늘었어. 아빠에 관한 이야기들이나, 집 안 사정? 이미 알고 있긴 했지만 간접적으로 듣게 되니까 더 막막해지더라. 우리 집이 잘 사는 편은 아니야. 그런데 엄마가 어렸을 때 못한 게 많아서 최대한 우리가 하고 싶은 거 해주셨는데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수업료며, 방과후 비며 늘어나는 돈이 커지면서 더 힘들어진 거지. 그리고 오늘 수학이 너무 부족해서 과외를 받고 싶다고 했었는데 그 말을 듣자마자 엄마 표정이 안 좋아지더라고. 그 표정 보자마자 아차 싶더라. 정말 수십번 고민하다가 꺼낸 말이었는데 미안하더라고. 아무래도 과외는 현금으로 큰 돈을 내야하니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지. 아, 다시 한 번 말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내가 먹고 싶은 걸 못 먹고, 놀러 다니지 못하는 정도의 가난은 아닌데, 풍족하게 살 수 없는 위치기도 해. 그리고 내가 핑계 되면서 그냥 안 받겠다고 했는데 엄마가 정말 미안해하고, 마음 아파 하는데 그걸 보는 게 너무 슬프면서도 답답하더라. 난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은 애거든. 컴퓨터도 배우고 싶고, 제빵도 배우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다 티내지 못하고 꾹꾹 눌러야만 했어. 그리고 문득 대학을 가게 된다면 등록금은 어떻게 되는 걸까. 너무 부담이 아닐까. 그냥 가지 말고 다른 길을 찾아보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에 너무 가슴이 꽉 막히는 것처럼 답답해지더라고. 그리고 18년동안 누구한테도 털어놔 본 적도 없고, 엄마 앞에서 운 적도 없는데 이런 삶이 너무 지치고 다 포기하고 싶은 거야. 그래서 내가 살아 온 시간을 다 말할 수는 없겠지만 여기라도 들어 오게 됐어. 너무 긴 글이라 아무도 봐주지 않을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적으면서 좀 울고, 말하니까 좀 편해지는 것 같다. 만약, 읽어 준 익이 있다면... 너무 고마워. 덕분에 좀 편해졌어.

인스티즈앱
오늘자 청담동 추돌 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