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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6년 전 (2019/9/15) 게시물이에요

어중간하게 예쁜 여자 김미소 | 인스티즈

 

술집 아가씨만 안 되면 내 인생은 성공한 거다- 미소는 무용 학원 짐을 싸며 생각했다. 배짝 마른 미소의 몸처럼 짐 또한 가볍기 그지없어 한 톨의 울적한 마음조차 가셨다. 말만 무용 학원이지, 원장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 수강생 김미소 양 아이돌 기획사 00 합격! 눈부신 꽃길을 축하합니다. 류의 배너를 걸고 싶어 눈에 핏줄이 쫙 선 여자였다. 아이돌, 탤런트 따위가 되기 위한 대체재들의 발걸음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미소는 이따금 생각했다. 남자가 시각의 동물이란 말에는 아무래도 어폐가 있어. 여자 쪽이 더 시각에 의존하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고작 싸구려쇼에 나오는 마트료시카 같은 여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할 수 없지 않은가? 미소는 3년 전만 해도 학원의 기대주였다. 치렁치렁한 긴 생머리에 163센티 45킬로그램. 매끈한 피부. 나는 왜 원장에게서 버려졌을까? 살이 쪄서? 아니, 오히려 더 빠졌다. 하루 종일 에그 샐러드며 치커리 샐러드며 풀만 먹은 세월이 3년이다. 곰이 인간이 되기 위해 쑥과 마늘을 씹은 것처럼 미소 또한 아이돌이 되기 위해 방울토마토와 양상추를 씹었다. 곰은 인내 끝에 인간이 되었고, 미소는 기나긴 인내 끝에 나이가 찼다며 학원에 쫓겨났다.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다지 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고 단지 사람들로부터 재능 있다고 인정받았던 게 반반한 얼굴 껍데기뿐이었으니까. 내가 연예인이 되면 누구도 나를 무시할 수 없을 거란 생각으로 시작한 꿈이지만, 타의에 의해서 마침표를 찍었다. 방송 연예과, 연극 영화과가 아닌 일반 대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다시 펜을 잡았다. 어영부영 공부해 어영부영 만만한 대학교에 진학했고, 입학과 동시에 머저리 같은 남자들이 들러붙었다. 다정하게 웃으며 어떤 남자가 좋냐며 묻던 선배에게 미소 또한 다정하게 웃으며 답했다. 제가 20킬로그램 쪄도 사랑해 주는 사람이 좋아요. 순진한 대답에 선배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소야, 너는 좀 쪄도 괜찮아. 너무 말랐잖아.  

웃기고 앉았네. 뭐, 좀? 좀이 어느 정돈데? 1킬로? 네 투실투실한 몸매만큼 쪄도 괜찮다는 소리가? 

속으론 선배를 비웃었지만 아니라며 보기보다 군살이 있다며 웃어넘겼다. 신입생 중에 제일 예쁜 애로 소문이 빙글빙글 돌았을 즈음, 미소는 한 대화를 엿들었다. 

 

'야, 그 얼마 전에 우리가 본 예쁜 애. 김미소. 예전에 연예인 준비했었다더라? 내 친구가 걔 동창인데 얘기 들었어.' 

 

'뭐야. 연예인 할 정도는 아니던데? 민낯도 한 번도 못 봤어. 매번 풀 메이크업하고 다니잖아. 참 대단하다 싶더라니까? 치마에다 화장까지 다 하고. 아침에 안 바쁜가?' 

 

'남자애들은 다 걔 예쁘다 하던데?' 

 

'어중간하게 예뻐서 그래. 만만하잖아. 진짜 여신이면 말도 못 붙일걸? 하여튼... 단순한 놈들. 이것저것 찍어 바르고 웃어주면 정신들을 못 차려요.' 

 

'하긴, 엄청 예쁜 건 아니지. 지환이도 걔 가까이서 봤을 땐 너무 말라서 초딩인 줄 알았대.' 

 

손지환. 내 말투가 조곤조곤해서 귀엽단 남자애. 처음으로 얼굴 외의 칭찬을 받아봤던 터라 약간은 설렘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다. 그간 모르고 속았던 한 나 자신에게 더 화가 났다. 속상함과 동시에 배신감마저 느껴졌다.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 귀걸이며 블라우스며 꾸몄던 건 이유가 있었다. 누구나 사귀고 싶어 하는 예쁜 여자 김미소가 아니라면 나에겐 남겨진 게 없다. 고개를 들어 길거리 거울을 봤을 때 선명한 서클렌즈가 끼워져 있고 뺨엔 살구빛 블러셔가 얹어져 있으며 입술엔 반짝거리는 광택의 틴트가 발려 생기 있어 보여야만이 만족스러웠다. 장시간 렌즈 착용으로 인해 결막염이 생기거나 펄 섀도, 마스카라 때문에 눈 한 번 제대로 비비지 못해도 미소는 단 하루도 민낯으로 외출한 적이 없었다. 어쩔 땐 집에서도 화장을 하고 있는 날도 있었다. 엄마는 과자를 입에 넣으며 만화를 보는 미소에게 살이 찌니 나트륨은 줄이라며 핀잔을 놓았다. 

늦은 새벽 방으로 들어와 잠든 나를 물끄러미 보던 엄마. 

우리 미소...코만 조금 더 높았으면, 종아리가 조금만 더 길었더라면, 더 예쁘고 완벽하게 낳아줬어야 하는데. 미안하다며 

중얼거리는 엄마의 주정을 들은 미소는 생각했다. 

아니... 안 미안해도 돼 엄마.  

아무리 예쁘게 낳았어도 난 실패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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