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들아 안녕.
회피형 인간이야. 요즘 나같은 사람들 때문에 고생하는 둥들 많지? 혹은 회피형 애착 유형을 가지고 있어서 스스로 괴로워하는 둥들도 많은 것 같고.
오늘은 <회피형 인간이 직접 쓴 회피형 인간의 특징, 그리고 극복 방법> 에 관해 말해볼까 싶어.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나 스스로 내가 가진 이런 '회피형 애착 유형'에 환@멸을 느껴왔고, 그렇게 자존감도 바닥을 기었어.
그런데 회피형 극복방법 중에 이런게 있더라.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인지하고 되돌아보는 것'
이 글을 씀으로 인해 또 다시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래서, 그리고 회피형이나 회피형을 사랑하고 있는 둥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
시작전에 말하고 싶은건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들도 들어가 있지만 어느정도 공신력있는 책들도 읽어보고 그에 따른 연구결과들에서 얻은 정보들도 있으니까 참고해줘.
(참고 문헌 -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 오카다 다카시> / <그들이 그렇게 연애하는 까닭 - 아미르 레빈, 레이첼 헬러> )
자 이제 시작할게.
1. 자신이 독립적이라고 생각함
- 근데 그게 아님 ㅋㅋ.. 그렇게 자기 합리화 하는 거임. 인간인 이상 어딘가에 속해 있지 않으면 외로움을 느끼는건 당연하고 회피형들도 당연히 그럼. 근데 그걸 스스로 인정을 안함 ㅋㅋㅋ 그러면서 외로움은 또 엄청 탐.
2. 가벼운 관계, 혹은 가벼운 잠자리를 선호
- 혼자가 좋다고는 하지만 외로움을 느끼기 때문에 또 남에게만 얻을 수 있는 욕망을 가지고는 있음(소속감, 성욕 등). 하지만 깊은 관계를 원하지 않음. 그렇다보니 가벼운 관계나 잠자리를 선호함. 실제로 원나잇을 즐기는 사람들이 회피형이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음.
3. 연인을 지속적으로 깎아내림.
- 기본적으로 가까운 관계를 무서워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상대인 연인의 점수를 무의식적으로 계속 깎음. 제 3자가 보기에는 '저게 뭐가 단점이야?' 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도 진짜 억지로 만들어내서 점수를 깎다가 결국 스스로 지쳐서 차버림. 그러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진짜 어이가 없게 갑자기 차인 기분이 듬.
4. 회피형 자신이 바람필 확률이 높으며, 반대로 상대방도 바람필 확률이 높게 만듬.
- 이게 무슨 말이냐면, 회피형은 연인을 '언제든 떠나갈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함. 그러다보니 다른 이성들에게 끊임없이 추파를 남기고 여지를 주며, 자존감이 낮기 때문에 누군가가 자신에게 잘해주거나 호감을 보이면 거기에 잘 넘어가는 경향이 있음. 사실 연구결과에서도 가장 바람을 필 확률이 높은 애착유형은 '회피형' 이라고 명시되어 있음.
- 상대방에게 가까워지는걸 무서워하는 회피형 특성상, 상대방에게 충분한 사랑 표현을 못함. 그러다보니 상대방은 지쳐가고 어느새 자신에게 잘해주는 다른 이성들에게 눈이 감. 그래서 상대방도 바람을 필 확률이 높음.
- 이런 악순환들이 반복되며 연애를 몇 번 해본 회피형 인간들은 '바람' 에 대한 엄청난 공포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음.
5. 책임지기를 싫어함.
- '책임'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기 싫어함. 책임에서 당연시하게 동반되는 의무를 행할 자신이 없으며, 만약 자신이 그 책임을 졌다가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거기서 나오는 죄책감, 자책감과 남들의 시선을 감당할 자신이 없음.
6. 의지 하는거, 의지 받는거 회피함.
- 사람에 대한 믿음이 없기때문에 이런걸 싫어함. 어떻게 보면 회피형 주위에 깊이 사귀는 사람이 없는 근본적인 이유라 할 수 있음. (사람들은 서로 의지하며 유대감이 생기는데, 회피형은 그런게 1도 없으니까)
7. 스킨십 싫어함.
- 가볍게 만나는 상대와는 사실 별 상관없음. 그런데 연인이나 친한 친구가 스킨십을 해오면 거부감이 듬. 이것도 가까워지길 거부하는 방어기재가 발동해서임.
8. 과거의 연인을 지나치게 그리워함.
- 3번 목록에서 말했던, 당시 자기가 말도 안되는 이유들로 점수 깎아서 차버린건 기억을 못함. 말 그대로 억지로 짜낸 단점들이라서 자기 자신도 이해가 안되거든 ㅋㅋㅋㅋㅋㅋ 그렇다보니 시간이 지나면 그 사람의 진정한 모습, 즉 장점들만 생각나기 시작하고 그 사람을 지나치게 그리워함.
9. 자신의 '운명의 상대'를 기다림.
-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이 고착화되어있기 때문에 세상 어딘가에는 나와 굳이 맞춰가지 않아도 딱 들어맞는 '운명의 상대'가 있을 거라고 생각함. 근데 이건 상기한 책들을 집필한 작가들도 한 말이고 나도 똑같이 생각하는 거임. '그런 사람은 세상에 없음.'
10. 의외로 결혼하는 사람들 많음, 근데 이혼하는 사람도 많음.
- 그런데 자기 의지로 결혼하는 사람들보다 가족이나 사회 시선에 등떠밀려서 결혼하는 경우가 많음. 근본적인 인간 관계에 대한 해결점 없이 (회피형 특징을 숨기고) 결혼을 했음으로, 결국 이혼으로 끝나는 관계가 많은 것도 회피형임. 이런 사람들은 이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다고 해도 그 아이를 회피형이나 불안형으로 키워버리는 경우가 많음. (아이를 이렇게 키울 확률은 약 83%라고 함.)
11. 공감 능력이 현저히 떨어짐.
- 어느정도 사이가 깊어지면 자기 서운한거 말 할때도 있음. 근데 상대방이 자신한테 서운한거 이야기하면 이해를 못함. (근데 또 자기 자신에 대한 공감능력은 높아서 자기연민이 심함.)
12. 문제 해결 능력이 떨어짐 (갈등상황시 잠이 많거나, 잠수를 타는 이유)
- '상대방에게 밉보이거나 얕보이면 안된다.'라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장착이 되어있기 때문에, 갈등이 생겼을때 마주하는 걸 두려워함. 갈등이 생기면 머리 속이 새하얗게 변하며 갑자기 자고 싶다거나, 잠수를 타거나, 동공이 풀리며 귀를 닫고 영혼없고 기계적인 대답만을 하는 상태로 발현됨.
13. 악몽을 자주 꿈.
- 회피형은 잠이 많은 경우가 많음. 항상 생각이 많기 때문에 (사소한거에도 신경을 쓰는 피곤한 타입)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수면'에 매력을 느끼는 거임. 그러다보니 남들보다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하고 악몽을 자주 꿈.
14. 운명을 지나치게 맹신함.
- 사주, 타로 이런거에 미침. 자신에게 어떤 일이 생기면 '이건 운명이니 어쩔 수 없다.' 라며 합리화를 함.
15. 친하지 않은 주위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임.
- 거절을 두려워하기 떄문에 사회에서는 오케이맨인 경우가 많음. 그렇다보니 주위 평판이 좋은 편임.
16. 항상 피곤해 보임. 무기력증 심함
- 스스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항상 피곤함...ㅠ 13번 목록이랑 연결시켜 생각하면 쉬울 듯.
17. 자기 합리화 심함 (가스 라이팅 하는 이유)
- 자기 때문에 안 좋은 일이 벌어져도 '난 이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다.'는 등의 식으로 책임을 끊임없이 회피함.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든 책임을 떠넘기려고 함.
18. 유부남 유부녀 등 이뤄질 수 없는 사람들에게 매력을 느낌.
- 관계에 대한 책임을 지는걸 싫어하기 때문에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관계, 혹은 끝이 뻔히 보이는 관계에 매력을 느낌. 과거의 연인을 그리워하는 이유도 여기 포함됨.
19. 마지막으로, 자신이 위같이 행동하는 건 상대방과 진심으로 친하거나,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아서 라고 함.
- 진심으로 내가 친하거나 좋아했다면 저렇게 행동했겠어? 라고 말함. 물론 맞는 말일수도 있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것도 자기합리화에 해당하며 상대방이 자신의 '운명의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오만함에서 비롯되는 생각임. 제대로 시작도 안해봤으면서 내가 상대방이 좋은지 아닌지 어떻게 안다는걸까?
내가 쓰면서도 괴롭다..... 내 자신을 돌아보면서 쓴 글들인데....
하여튼 상기 나열한 모든 목록들의 공통점이 있지?
바로 자신이 상처받지 않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발동되는 '방어기재' 들이라는 거.
회피형 인간들은 불후한 가정에서 자랐거나, 쑤레기 같은 인간에게 데여서 상처가 많은 경우가 많아... 나도 그렇고...
그러다보니 사람에 대한 믿음이 없고, 관계에서 상처를 더 이상 안받기 위해서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방어기재'가 발동하는 거야...
그런데 회피형 둥들 그거 알아야된다...? 저렇게 행동하면 네 자신이 받는 상처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는 있어도, 상대방한테는 엄청난 상처를 남긴다는거.
왜 그런말 있잖아. 행복은 나눌수록 배가된다는 말은 잘 모르겠는데, 불행은 나눌수록 배가 된다는거...... 진짜 못할짓이야 그거.
이런 모습을 바꾸고 싶다, 혹은 바꿔주고 싶다는 둥들한테 말할게.
결론부터 말하자면 '바뀔 수 있어.'
단지 그 과정이 순탄치 않으며, 회피형과 상대방 모두 살을 깎는 노력을 해야하고, 정확히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속단할 수 없다는게 참 사람 미치는 일이지.
이제 그 방법에 대해 말해줄게.
회피형 자신이 노력해야할 것
끊임없이 자각하는거. 네가 과거 상처들을 가지고 있고, 그에 따라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행동한다는걸 끊임없이 '인지'하고 그것과 정면으로 부딪히는게 가장 중요해. 우리들은 과거 상처들을 꺼내서 다시 들여다보는 것 조차 두려워 하잖아...
정말 끊임없는 악순환.... 회피형 인간의 특징을 단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악순환' 이라는 단어보다 찰떡인 단어는 없을 것 같아.
충격요법을 좀 써줄게. 만약 회피형 애착 유형을 고칠 생각이 없다면 너희가 할 수 있는 행동은 딱 2가지야.
1. 있지도 않은 운명의 상대를 평생 기다리다가 늙어 죽는것.
2. 평생 혼자 사는 것.
만약 너희가 2번을 선택했다면 왠만하면 연애하지마. 상대방한테 못할 짓이니까. 너 편하자고 남들 피해주는거, 그거 결코 좋은 일 아니거든... 나도 지금까지 그래왔고...
회피형 상대가 노력해(줘)야 할 것
사실 별거 없어... 회피형 인간에게 '안전 기지'가 되어주면 돼. 감정 쓰레기통이든 뭐든 다해주면서 옆에서 떠나가지 말고 기다려 주는 것.
물론 기다리다보면 회피형 특성상 지금의 너보다 자신에게 더 맞는 사람이 나타났다 싶으면 그 사람에게 가버릴 확률이 높으니 고려하길 바라 (근데 결국 그 사람이랑도 안 맞는 자신을 발견하고 너를 또 그리워할거임 ㅋㅋㅋㅋㅋ...)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빌어 그냥. 그리고 옆에 묵묵히 있어줘. 그냥 사랑해줘. 보답받을 생각하지 말구.. 그러다보면 언젠간 회피형 인간이 마음을 여는 날이 올거야...
내가 회피형을 계속 사랑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둥들에게 해주고싶은 말은 그냥 이거야.
그 회피형 인간과 사귀기전까지, 그니까 서로의 관계를 정의하기 전까지는 그냥 상대를 '세컨드' 정도로 생각하고 대해.
그래야 너도 편하고 회피형인 사람도 편할거야. 그냥 그렇게 대하다가 너한테 더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그 사람한테 가면 되는거고, 그 전에 회피형 인간이 마음 열면 그 문으로 들어가면 되는거고... 이런 마인드로 해야 버틸 수 있을거야. (근데 이걸 또 회피형 인간들은 바람이라고 생각함... 휴~~~...)
여튼 긴 글 읽어준 둥들한테 고맙고, 이런 글 쓰면서 나는 회피형 극복에 또 한걸음 다가갔다고 생각한다..... 질문있으면 댓글 남겨줘 주말에 할 것도 없어서 대답 바로바로 해줄테니까....
다들 힘내자...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회피형 둥들아... 너희가 이렇게 행동하는건... 너희 잘못 아니야...
근데 앞으로 살아가면서 주위사람들한테 피해주지 않으려면 성향을 어떻게든 고치는게 맞는 거 같아.... 고마워 그리고 너무 세게 이야기해서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