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지 한달째인데 전애인이 반잠수처럼 헤어져서 마무리가 너무 어영부영했거든.
그래놓고 스토리는 확인하더라 어이가 없어서 이제 진짜 마무리해야지 싶은 생각이 들었어.
어제 마지막으로 전화해봤는데 안봤더라고?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번호 차단한거 같아.
그래서 나도 디엠에 내가 하고싶으말 써서 보내고 (이거 좀 고민했는데 할까말까 난 어쨌든 내가 하고싶은말 할 기회를 못 가진거라 그게 넘 억울했어서 그냥 보냈어)
인스타 페북 카톡 번호 다 차단해버렸어.
나 원래 전애인들 차단 당하면 당했지 차단해본적 없고... 얘랑 오래전에 사귀다 깨지고 재결합한건데 이렇게 차단하나 싶어서 좀 씁쓸하긴 했어.
돌고돌아 9년만에 차단하는구나...이러고...근데 정말 내가 다른걸 떠나서 헤어지는 순간조차 존중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열받고 화나서 얘한테 내 근황 보여주기 싫더라고.
그리고 하고싶은말 좀 하니까 속이 후련하다.
그동안 내가 너무 착한척 상대방 감정과 상황에 배려를 쓸데없이 많이 한거같아.
전화도 언제해야 얘가 불편하지 않을지, 헤어지는 것도 언제해야 얘가 좀 덜 아프고 극복할 시간이 있을지 얘 인생에 중요한 일은 없는지, 헤어지고 내가 욕하면 기분이 나쁘지는 않을지 ^^
근데 얘가 나한테 그런거 1도 신경안쓰고 이렇게 막 대하는데 나도 그럴필요 없다싶어서 밤에 메세지 폭격하고 긴글이지만 읽어라 이것도 안읽으면 진짜 너 최악을 넘어서 이야 이렇게 했어.
원래 내 전애인들 중에 최고였다고 생각했고 (그래 세월이 8-9년이면 사람이 많이 변했겠지) 본인도 그거에 엄청 뿌듯해하는터라 진짜 이제 너 "최악" 이라고 말해주고 싶었거든.
하고싶었던 말 하니까 너무 통쾌하고 이거 정말 진심이었어.
쟤 입장에서는 내가 갑자기 장문으로 막말하는게 미쳐보일 수 있겠지만 뭐 그러면 어때. 지금 미치지 않으면 정상인가 싶고. 어차피 내가 미친것도 걔 책임인데 이왕 핑계댈거 맘껏 미쳐보자!
이번 연애도 이렇게 허탈하게 끝났지만 나는 또 무언가 배웠고 더 성숙해졌겠지?
가장 고마웠던건 별거아닌 인연하나 떨어져 나간건데 내 주변에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이 반짝반짝거리면서 존재했는지 알려주었단거야.
연말에 헤어지니까 크리스마스 케익 보내주고, 책 보내주고, 집에 초대해주고, 아침부터 밥 먹었냐 챙겨먹어라 메세지해주고 정말 내가 생각한거보다 나를 더 생각해주는 소중한 사람들이 많더라고.
전애인은 전애인이니까 그 빈자리를 메꾸지 못한다 생각하면 또 그런건데 날 장난감처럼 대하는 그 사람보다 내가 챙겨야할 다른 귀한 인연들이 내 주변에 진짜 많다.
사랑이 부족하지 않아. 이렇게 살아온 나한테도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