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이고 어제까지 네 개 발표났어. 다 떨어졌고 남은 거 두 개인데 솔직히 기대 안 해. 주변에서는 최소 2~30:1인 경쟁률을 뚫고 합격하는 게 더 이상한 거라면서 괜찮다고 해줘. 그런데 나는 우울한 걸 계속 못 벗어나겠어. 내가 무한도전을 너무 좋아해서 자주 보는데 그때는 너무 행복하지만 또 티비 끄면 너무 우울해. 아침에 눈 뜰 때도, 밥 먹을 때도, 자려고 누울 때도 혼자 멍 때리고 있을 때도 왜 사나 싶어. 삶의 의욕이 사라졌어. 그래도 마지막 실기 시험 볼 때까지는 힘 내자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힘 내려고 노력해서 겨우겨우 버텼거든? 솔직히 그때도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어. 아슬아슬하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래도 하나만 붙어주면 이 아슬아슬함에서 벗어나겠다 싶었어. 선생님도 하나는 붙을 수 있겠다고 하셨거든. 그래서 기대했는데 그게 떨어진 거야. 나름 내가 기대하고 있던 거였는데. 눈물도 안 나고 그냥 무기력해지더라고. 그것 때문에 충동구매 하고 자괴감 들고 폭식하고 계속 잤어. 진짜 짐승처럼 행동하게 되고 그러면서 또 우울해졌어. 난 왜 이러고 살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그냥 악순환이 계속 되더라고. 엄마는 나 이러는 거 보고 위로 해주려 그럼 건지는 몰라도 내가 이걸로 이렇게 힘들어하면 친척언니들은 진즉 무너졌어야 한다는 거야. 친척언니들이 재수했는데도 원래 실력보다 많이 못 갔거든. 그런데 어쨌든 둘 다 대기업 취직해서 잘 살고 있어. 이런 언니들 사정 다 아는 엄마는 저렇게 말하면서 인생은 더 힘들다며 현실적인 조언 해줬는데 틀린 말 전혀 아니고 오히려 백 번 천 번 맞는 말이라는 거 알겠는데 너무 화가 나는 거야. 나는 위로를 원하는데 그렇게 말하니까. 그래도 화는 안 냈어. 그냥 혼자 생각하다가 너무 억울해서 혼자 있을 때 눈물이 다 나더라고. 괜히 이 쪽 길로 왔나 하는 생각은 안 들어. 어쨌든 좋아해서 내가 온 거니까. 내가 선택한 거니까. 그런데 오히려 극단적으로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하는 행동에 확신도 안 들고. 그러다 보니 하루종일 몸에 모든 힘이 빠져나가는 것 같고 내 편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에 우울해. 이렇게 해서 대학 가면 또 뭐하나 싶기도 하고 이렇게 아등바등 살아서 뭐하나 하는 생각도 들어. 모르겠어. 너무 부정적인 생각만 들어서 그런지 글이 너무 우울해졌네. 원래도 긍정적인 사람은 아니었는데 고1때 자살위험군인가 그거 뜨고 나서 엄마가 나한테 너 그러면 엄마도 죽어버릴 거라고 한 이후로 과도하게 긍정적인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했거든. 일부러 쿨한 척 하기도 했고. 그러다 보니까 이제 지쳐서 다시 돌아오려는 건지 뭔지... 그냥 좀 힘들다. 미안해. 말할 곳이 없어서 올렸어. 주변에 친구도 많이 없어서. 그나마 있는 애들도 실기나 수능 준비하는 애들이니까 이런 거 말해서 방해하고 싶진 않다보니 말할 곳이 자연스럽게 여기밖에 없더라고. 몇몇은 말해봤자 귓등으로도 안 듣고 공감도 안 해줄 뿐더러 지네 힘든 거나 말하는 애들이라. 이런 거 보면 또 내 인성이 어서 주변에도 이런 애들만 꼬이나 싶기도 해. 사실 친구 사귀는 것도 포기한지 오래야. 고3이니까 친구에 기운 쏟기 싫다고 하지만 솔직히 고3은 핑계고 그냥 새로운 사람 만날 의욕이 없다. 그런 데다가 이렇게 광탈하니까 더 무기력해지고 그런 것 같아. 아 모르겠어... 내가 집 사정이 많이 안 좋아서 재수는 못하거든. 그런데 또 이 쪽 분야 공부는 하고 싶고, 수시는 다 떨어지기 일보 직전이고. 학원은 원장쌤 도움으로 거의 꽁으로 다니는 중이야. 그러니까 더 빨리 합격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안 되네... 아 글이 너무 횡설수설인데 미안해. 고민 좀 털어놓고 싶어서 막 말하다보니까 이렇게 됐어. 처음 지었던 마무리는 너무 오글거려서 그냥 끝하고 마무리 해야겠다 다들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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