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글의 대상 독자는 익인이들이 아니라 타싸 회원들이라는 점 이해 바라.
본문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타싸('ㅍㅋ'는 절대 아님.)와 동시에 활동하는 사람 맞음.
(ㄹㅇ 인티도 오래 했으니 너 싸이트로 돌아가 이런말은 받지 않을게)
이 글은 남초에 올리면 상당히 공격받을 글이 예상되는데, 정작 여성들이 보기에도 완전히 핀트를 잘못잡고있다면 별 의미가 없기 때문에
실컷 써놓고 이까짓 글을 써서 뭐해 이 위선자야? 라는 소리 들을 만한 글인지 아니면 심리에 대해 발톱때만큼은 맞게 이해하고 있는지 점검받으러 온 글이니
혹시 시간이 남는다면 첨삭 부탁.
귀찮으면 걍 욕 날리고 가도 무방 (욕먹을거 감안하고 쓰는 글이니 신고 안함)
0-1.
젠더갈등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기도 전인 2007년, 약 15년 전부터 나는 여가부 폐지, 정확히는 개편에 강력히 동의하는 입장이었는데, 그 이유로는 특히 여성단체에 대한 정부지원금을 제발 잘라놓아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특히나 가끔 맞는 말 할 때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다수 여성들조차 웃고 넘기는 별 말도 안 되는 걸로도 여성이 피해받는다는 증거를 찾았다며 온갖 궤변을 내뱉고 그에 부화뇌동하며 떠드는 이들과, 그따위 것을 학문이라며 정당화하여 페미니즘의 사상적 기반을 제공하는 여러 집단들에 대해 자금줄을 잘라놓고 싶은 그런 마음이 가장 컸다. 또 민주당 중심에서 알박기 하고 있는 여성단체 세력들이 정권이 연장된다면 차기 정권에서도 '남자들 한줌'이라며 기고만장해서는 여태까지처럼 남자들 목 조이고 계속 기득권 해체라는 명목 하에 지속적인 박탈감을 안겨줄 것이라는 생각 또한 있었다.
가장 결정적으로, 여태까지의 한국 정치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 한국은 절차적 정당성을 지킨다 한들 정치인들간의 야합에 의해 움직이는 경향이 더 크기에 대부분의 극단적인 사안은 극단에 서 있는 이들의 소망과 달리 적당한 정치적 타협을 통해 절반 정도만 처리될 뿐이라는 점에서 여성부를 폐지하자고 움직여야지만 겨우겨우 개편 정도까지 이뤄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 탓도 있었다.
결국, 나는 경력단절 여성 지원, 성범죄 피해자 구제 말고도 생리대 지원이나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같은 활동을 벌이며 진짜 여성 권익을 위해 노력하는 자들은 거의 다 피해 없이 법무부, 복지부나 또는 신설 가족부로 이관됨으로써 불필요한 남녀갈등 조장요인을 제거하고도 실질적으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여파는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사항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윤석열의 크나큰 헛발질들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민주당 단죄-여성부 폐지 혹은 개편에 대해서 변함없이 동의했던 이유이며, 이제 선거가 끝난 지금에 와서 선거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지금에 와서 돌아보고자 한다.
0-2.
나는 오늘 아침 그 규모와 피해정도에 대해 감히 찾아보기 두렵다는 이유로, 그리고 자기가 피해자도 아니면서 마치 기고만장한 듯 관계없는 다수 남성들에게 죄책감을 강요하는 일부 여성들에 대한 반감으로 일부러 자세히 알아보지 않았던 N번방 사건에 대해서 잘 정리된 나무위키의 글을 읽었다. (참고로 짜증나는 규모 과장이나 감정 과잉 없이 단지 사건의 경과에 대해서만 담백하게 서술되어 있으니 혹시 닷페X스나 기타 유튭 채널들에 거부감을 느껴서 보지 못하고 있던 남자들은 꼭 한번 살펴보길 바람)
그런 뒤 나는, 새삼 '여성가족부 개편' 후 성평등부 내지는 가족부 따위로 개편하는 정책이 비록 여성들의 실생활에는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진행된다 하더라도, 단지 이름을 변경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여성들에게 크나큰 박탈감을 안겨주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관점을 떠올리게 되었다.
누군가는 진정으로 여가부가 증오스러워서 폐지하고자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설령 여가부 폐지가 일시적으로는 여성들에게 공격으로 느껴질 것이라 해도 길게 보면 갈등을 치유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서 지지한 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이 전자라면 딱히 내 글을 읽을 필요가 없다. 계속 투쟁에 힘써 주길 바란다. 하지만 만약 후자라면, 참을성을 갖고 조금만 더 읽어 보면 어떨까.
1.
2020년 상반기부터 워낙에 유명했던 사건이니만큼, 크게 관심이 없었더라도 N번방 사건의 전개과정에 대해서는 다들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흔히 N번방 사건과 무관계한 우리 남성들은 (사건 관계자들이 이 글을 읽고 있지는 않으리라 믿는다) 남성을 셋으로 나누어 생각하고는 한다.
N번방의 촬영자와 그 시청자, 그리고 그와 무관계한 일반인이다.
N번방 영상 촬영자들의 죄는 미성년자/성인 여성들의 약점을 잡고 협박하여, 일반적인 남성들이 느끼기에도 조금 과하다고 느껴지는 온갖 비틀리고 기괴한 성적 행위들을 강요한 뒤, 금전을 목적으로 그것을 촬영하여 다수에게 판매한 것이다. N번방 시청자의 죄는 미성년자/성인 여성들을 착취하는 영상들을 시청하거나 구입함으로써 촬영자들이 해당 행위를 하도록 조력했다는 것이다. 설령 그 처벌이 형법의 형평성에 어긋날 정도로 과도하게 무겁다 할지라도, 당사자에게는 불행한 이야기지만 일시적으로 형평성을 어그러뜨림으로써 일벌백계를 위한 일시적인 단죄라고 정당화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둘 다 아닌 일반인 남성들은 관계가 없는가? 여태 나는 그렇게 생각해왔다. 아마 당신 또한 그럴 것이다. 어쩌면, 당신은 "우리가 그렇게 무관하고 또한 N번방 사건의 처벌에 조력할 것을 선언하였음에도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극악무도하고 한국 사회에 만연한 2500만명의 페미들은(반어법이다) 남성들에게 있어서 죄책감은 물론 여러 가지 페미 법령을 통해 기꺼이 책임질 것을 강요하고 있다." 라고 까지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자.
그것이 만약 N번방이 아니라 그냥 음란물(정확히는 불법 촬영물)이라고 생각해보자. 성착취도 없었고, 몰카도 아니며, 금전 요구도 없었다고 생각해보자. 친구와 친구 여친이 서로 좋아서 찍은 것을, 여친을 배신하고 자발적으로 그냥 공유해주겠다고 제안했다면, 당신은 도의적이고 윤리적 문제를 따져 가며 해당 영상을 거부할 것인가, 아니면 친구 여친의 은밀한 모습을 보고 싶은 유혹을 거부하지 못하고 승락할 것인가.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비유이다. 남자인 친구들끼리 (특히 찐친이면) 상대방의 여자친구가 못생겼다고 농담 삼아 서로 디스할지언정 여친의 비밀스러운 모습을 공유하는 행위는 적어도 내가 아는 범위 안에서는 히토미의 일본 NTR 만화 이외에는 일어난 적이 없다. 하지만 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공개하고 싶은 기벽을 두고 이야기한다면, 마냥 없던 일도 아니다. 바로 '국산'물의 이야기이다.
이것은 절대로 N번방 사건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일반적인 사건이라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단지 N번방이라는 극악무도한 범죄를 낳은 씨앗이 '국산'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다.
2-1.
과거 -그리고 빈도는 극도로 줄었지만 현재까지도- 인터넷에 돌아다니던 야동들 중 소위 '국산물'은, 성인 BJ들의 방송이나 아마추어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자발적으로 촬영한 영상도 물론 많지만, 그 외의 다수가 커플들의 행위를 타인 또는 남성이 불법으로 촬영하거나, 또는 서로가 두 사람만의 영상이라고 약속하고 찍은 영상이 남자측의 변심 또는 해킹 등의 사유로 유출된 것들의 비율이 무시할 수 없이 많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후자 쪽 영상들의 공통점은, 해당 영상에 나오는 여성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모습을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할 것을 동의한 적이 없으며, 그 영상을 시청하는 행위가 그 여성들에게도 결코 긍정적인 행위는 아니리라는 것이다.
여자친구를 사귀어 본 이들이라면 알겠지만, 생각해보면 조금 이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연인끼리의 행위는 양쪽이 행복함을 느끼고자 하는 것이다. 설령 그들의 내밀한 모습을 지켜본다 한들, 무관계한 타인인 내가 그 위치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내가 이 영상을 지켜봄으로써 슬퍼할 현실의 '여성'을 생각한다면 '국산'을 별 꺼리낌 없이 즐기지는 못할 것이다. 또 그러한 국산들의 다수를 차지하는, 얼굴을 식별하기도 힘들 정도로 조악한 화질과 조잡한 사운드, 어설픈 행위는 사실상 '상위 호환'인 AV배우들의 그것과 비교할 바가 못 된다. 그럼에도 거의 양성화되어 왔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음지에서 별다른 터부 없이 널리 퍼져 있었던 '국산'의 공유나 시청은 어떻게 유지되었던 것일까.
2-2.
사실은 해당 영상들을 시청하는 이들은 영상 속의 인물을 딱히 인격체로 느끼지 않는다. 이들은 단지 인물을 성적인 어떤 아이콘으로써 대상화함으로써 그녀를 인격체로 인식한다면 느껴야 했을 죄책감을 합리화한다. 혹자는 영상 속의 여성이 그것을 업으로 삼은 배우가 아니라 아무 관계없는 일반인이라는 점에서 자신 주변의 누군가의 은밀한 모습을 상상하며 그 상상을 영상 속의 여성에게 투영하기도 한다.
[각주: 여담이지만, 여성들은 이것을 본능적으로 체감하고 있기 때문에 딥페이크에 대한 공포 또한 들불처럼 퍼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고작 일반인 여성을 진정한 의미에서 딥페이크로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여성들 사이에서 만연한 딥페이크에 대한 공포가 과장된 것이라는 일부의 관점은 일견 타당하지만, 그러한 지적은 '국산'이 널리 돌아다니던 과거 우리 사회의 인터넷문화가 낳은 것이란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들이 느끼는 '일반인물'에 대한 선호는 본질적으로 자신이 갖지 못하는 것에 대한 갈망이며, '일반인'의 얼굴이나 이름 따위는 별로 중요하지도 않고 기억하지도 않는다. 단지 그녀가 '일반인' 이라는 사실이 중요할 뿐이며, 시청자들 또한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행위가 끝나면 곧바로 현실로 돌아와 영상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과도하게 남성에게 편의주의적인 답변일지도 모르지만- 변명과 함께 현재의 한국이 처한 상황을 돌이켜보면, 남성들의 불만도 영 일리없기만 한 것은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2-3.
현대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그냥 일반적인 음란물조차 완전히 규제되어 있고, 극도로 남성의 성을 밖으로 표출하는것을 터부시한다. 남성이 성욕을 충족시킬 합법적인 방도는 오직 현실의 일반인 여성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음모론처럼 돌아다니는 이야기들 - 남성들이 성욕을 해소할 다른 모든 방도를 틀어막음으로써, 남성들이 열심히 일하고 능력을 얻어서 짝에게 간택받고 그들에게 포상으로 행위를 요구하라는 가부장적인 관습을 국가가 강요하는 것이라는 점도 영 납득 못할 이야기는 아니다.
또, 사법이 유독 남성의 성이 연관된 경우에만 공적 영역을 벗어나 개인의 윤리와 도덕에 맡겨야 할 사적인 영역에 과도하게 들어온다는 지적도 많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상업적 목적으로 여성을 착취한 것에 대해서는 처벌하지만, 비록 불법촬영물이라 할지라도 아동물이 아닌 이상에는(심지어 청소년물도!) 만약 해당 여성이 영상을 삭제하길 원할 경우 영상 삭제에 대해서는 도와줄지언정 영상을 소지하거나 시청한 자를 딱히 처벌하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한국은 불법촬영은 물론 일반인 커플이 자발적으로 촬영하는 것까지도 규제하고 또 그것을 시청하거나 소지하는 것까지 엄금하는 국가이다. 심지어 문제없는 영상인 줄 알고 봤다가 법적 송사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으며 심지어 운에 따라서는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았는데 전과자가 되어 버릴 위해 또한 존재하는 것이다.
당연히 행정력,치안력의 부족으로 그 많은 사람을 검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지만, 법률이 다루어야 할 영역, 법률과 개인의 자유가 어떻게 병존할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너무도 없다고 느끼는 것만은 확실하다.
거기에 더하여 법조계와 여성학계라는 곳에서는 이러한 회색지대의 애매한 것들까지 어떻게든 법률로 때려잡으라고 안달이다. 그러므로 남성들은 이를 두고 정부의 유례없는 폭거이며 자유에 대한 침해, 인터넷 검열의 단초라며 항의한다. 정부가 여성의 편을 든다고 역정을 낸다.
2-4.
문제는 행위보다 인간관계를 지향하는 대다수 여성들은 남성들이 생각하는 '일반인'에 대한 환상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유명인도 아니고, 본인과 무관계한 타인의 모습임에도 단지 일반인이라는 이유로 선호하는 관점을 기괴하고 음습하고 비틀린 취향이라고밖에 느낄 수 없다. 심지어 오죽 이해가 힘들면 어설프게 페미니즘을 통해 남성들이 AV배우와 일반인을 창/성녀 이분법으로 나누어 AV배우를 비하하기 때문이라는 기상천외한 해석까지 제시할 정도로 나름대로의 관점으로 이 현상을 설명해보고자 노력한다.
그렇게 이해조차할 수 없는 문화인데다 남아있다고 해서 딱히 좋을 일도 없는 변태적인 관습이라면 그것은 사라져야 한다. 자발적인 캠페인으로 안 된다면 국가 공권력을 빌려 법적으로 규제해서라도 그러한 문화관습은 없어져야 마땅하다. 이러한 문화가 사라진다 한들 남성들의 피해 또한 없다. 단지 성적 취향이라는 변명으로 가려져 왔던 성적 착취를 걷어낼 수 있을 뿐이다. 그 과정에서 지금껏 흐린 눈으로 용서받아 왔던 일반인물의 시청자들이 법에 의해 단죄된다 한들, 타인의 은밀한 행위를 즐기며 변태적 욕망을 충족하던 자가 처벌되는 것이 딱히 안타까운 일은 아니며 그가 억울해할 일도 아닌 것이다.
반면에, 지금은 사라졌지만 미성년자 성매매 따위가 00년대 초반까지도 인터넷을 통해서 매개되고 또 활성화된 적이 있었다. 이들은 법령을 통해 규제하면서 싹 다 사라졌다. 그들은 실제로 법의 효력을 체감하였고, 따라서 N번방 방지법으로 침해되는 자유권은, 단지 그것을 위한 자그마한 비용(그 자그마한 비용 하나하나가 누군가의 전과로 쌓인다 할지라도) 대승적인 관점에서 보면 사소할 뿐이라는 사실도 충분히 납득가능한 관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의견을 이해했다면 이제 반대로 생각해보자. 과거 00년대 초중반, '일반인 유출'따위의 검색어가 별 저항 없이 돌아다니던 세상을, 여성들은 어떻게 살아왔었던 것일까? 여성의 성을 중시한다면서 룸싸롱이니 안마방이니 하는 성매매 행위는 음지에서 거의 양성화되어 있다. 법도 딱히 이들에 대한 강경한 처벌 의사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오래 참아왔다고 자부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스스로를 일반인으로 정체화하고 N번방의 주동자,참여자들과 자신을 괴리하여 완전한 타자의 입장에서 그들을 욕하지만 정작 이러한 사건을 낳은 사회를 변화시킬 책임에 대해서는 거부하는 남성들의 태도는 남성들의 생각으로는 틀리지 않았으되 여성들이 시각으로는 설령 그들이 그러한 감정에 대한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기 힘들어할지라도 저들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3-1.
남성과 여성의 관점, 어느 것이 무조건 옳다고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는 성에 관련한 문제에 있어서 남녀 각자가 생각하고 있는 적당선의 기준이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올바른 성적 관념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하여 명확한 문화적 합의가 이뤄진 바가 없고 각자가 생각하는 평균적 기준 그 사이 어디쯤에서 묵시적으로 돌아가는 우리 한국 사회의 모습은 분명 양자에게 만족스럽지 못한 기분을 지속적으로 안겨줄 것이다.
따라서 한국이 남성들의 성을 과도하게 제약하고 있다는 다수 남성들의 시각은, 한국 사회가 남자들의 성에 과도하게 관대하다고 느껴 왔던 여성들의 관점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서로의 기준점이 다를 뿐이며, 기준점을 합의하든, 혹은 그에 대해서 서로 흐린 눈을 하고 건들지 않을 것임을 명시적으로 확언하든, 이러한 대치 상황을 하루빨리 해결해야만 할 필요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이 무고를 당하는 비율은 여성이 성범죄를 당하는 비율보다 비율상 크게 적다는 현 상황은, 여성들의 사법에 대한 불만이 더 클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무죄추정의 원칙이 박살나면 형사법을 건드리는 것이니 유죄추정 원칙을 사법부가 들어줄 확률은 적다. 물론, 여론 형성을 통한 압박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관 흔들기는 가능하지만, 모든 개별 사안에 대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여성들이 기대를 걸었던 것이 또한 정치권이다.
3-3.
재미있게도, 다수 젊은 남자들의 주된 인식과는 다르게 젊은 여자들의 경우 자신들이 소외받고 있다고 느낀다고 한다. 그 이유야 다양하지만, 한국의 정치 중심에 진출한 국회의원들 중 너무나도 차이나는 남녀 비율을 보면 여성들의 그러한 시각을 대충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번 선거 이전 천 모 기자가 주관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다수 남성들이 이재명을 명확한 친페미, 윤석열을 반페미로 인식한 것과 다르게, 이들은 중년 남성인 윤석열과 이재명이 둘다 반페미니즘적 인물일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단지 이재명이 조금 덜 반페미니즘적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그를 뽑아야 하나 고민했었다는 사실도 있다.
물론 꼭 중노년 남성들이라고 해서 남자들을 생각하고, 여성들이라고 해서 여성들만 생각한다는 근거야 있겠냐만은, 기본적으로 사람은 자신의 성별을 기준으로 사고하기에 남성 정치인들이 많다면 당연히 남성 위주로 세상이 돌라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또 세상일을 돌이켜보면, 그들이 원하는 만큼의 성범죄 정책이나 성범죄 처벌 또는 여성인권을 위한 여러 정책들은 그들이 보기에 너무도 당연한 생존권을 위한 정책인데도 언제나 정치권에서 칼질당하고 반쪽짜리로 입안되고는 한다. 비록 그것이 남성들이 보기에는 남성들에 대한 유죄추정을 강화하고 자유를 제약하는 목줄채우기 법률이므로 절대 동의할 수 없는 법들이라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법이다. 정치에 완승은 없고 따라서 타협으로 얻은 성공의 횟수는 동일한 횟수의 실패와 다름 아닌 것이다.
이 점에 대해 주목하면 여태 수많은 페미니즘 정책을 집행하여 소위 이(2XY뿐 아니라 1XY를 포함한-)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준것이 민주당 정부 주도의 정책들임에도, 정작 이(1XX+2XX)들은 그들을 자신들의 편이라고 느끼지 못했었다는 모순적인 사실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이해의 실마리가 보일지도 모른다.
3-4.
민주당은 딱히 여성들의 입장에서 친여성적이지 않다(사실여부야 어찌되었든), 여성의당은 이 15%의 막대한 지지를 얻었으나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이 났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그들의 입장을 대변해 줄 정치인이 없다고 느낀단 점에서 - 본질적으로 지금까지의 이들이 중앙정치에 대해 느끼는 갈망은 이준석 등장 이전의 이들과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정확히 똑같은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젊은 여성들의 기준과 입맛에 맞는 의견을 정치권에 전달하고 영향력을 발휘할 단체가 현재로써는 여성부 이외에는 전무하다고 생각하리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심지어 이들은 여지껏 대변자가 없다가 겨우 이준석 하나를 얻은 것이지만, 이들은 여태껏 무능력하나마 대변자를 하나 가지고 있다가 사라지는 것이라는 점에서 - 어쩌면 군가산점 폐지(아무런 실질적인 도움도 안 되고 별 피해도 없었지만 폐지로 인해서 20년동안 몰아친 폭풍을 불러온) 급의 반발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
불과 2년 전 N번방과 같은 충격적인 사건이 터졌고, 아마 언젠가 또 터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4-1.
짧지 않은 본문을 통틀어서, 나는 세 가지 쟁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첫째는 '젠더(사회적 성)'과 무관하게 느껴지는 분야에서의 양 성별의 입장의 차이에 대해 논의하였다.
이러한 야동 문화가 범죄라는 비극을 불러왔을 때, 그것을 수습하려는 행동이 왜 한쪽은 책임자 처벌과 한쪽은 재발 방지라는 쪽으로 각기 다르게 나타나는지.
그러니까 여성과 남성이라는 태생적 성(Sexual)의 차이 또한 사회적 성역할(gender)만큼 중요한 고려 요인이라는 점에 대해서 언급하였고.
둘째는 그 태생적 성의 차이가 젠더 문제로까지 확대되는 과정에 대해 언급하였다.
또 사적 영역에 법과 정치가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허용범위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어째서 범죄의 온상처럼 여겨지는 여성시대 일베저장소는 개별 인간들에 대해서만 처벌하면서,
'성性'이 개입한 소라넷 등은 범죄의 온상으로 지적하고 사이트까지 완전 폐쇄하는지에 대해
법적 영역에 대한 양자간의 인식이 결정적으로 차이나는 성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이해해 보도록 하였다.
셋째는 현재의 한국 정치 지형상 여성부에 대해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진짜 인식'과,
그러한 이유로 여성부 폐지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역설적인 해답이라는 남성들의 주장이 너무 나이브한 예측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다.
멀쩡한 기능을 남겨두고 이름만 바꾼다 한들, 여성들이 여성부에 대해 중시하는 것은 오히려 실질적인 기능보다 이름, 즉 명분에 가까우며 -
따라서 여성부 폐지를 빙자하여 여성부의 이름 변경은 단지 양자간에 감정적 상처만 더 남기고 마는 자해적 해법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거둘 수 없다는 사실이다.
4-2.
물론 젠더가 아니라 태생적 성은 별 의미가 없다고 보는 관점의 페미니스트도 있고 성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보는 페미니스트도 있지만
다만 확실한 것은 적어도 성 관념은 태생적 성에 의해 어떤 경향성을 띌 순 있어도 그렇다고 완전히 고정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언어적/문화적 성관념이 시대에 따라 문화에 따라서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자.
가령, 성적 표현에 대해 개방적인 현대의 라틴아메리카에 사는 어떤 여성은 그녀와 친분이 있는 남성이 그녀의 풍만한 몸매를 직설적 어조로 칭찬하며 그녀의 몸에 은근슬쩍 보디터치를 하더라도 환히 웃으며 상대의 남성성을 칭찬하며 되돌려줄지도 모른다. 반대로 똑같은 행동을 라틴만큼 개방적이지 못한 국가에서 할 경우 그것은 성희롱이며 몸을 터치하는 것은 얄짤없는 성추행으로 인식할 것이다.
이와 동일하게, 중동에 사는 어떤 신앙심 깊은 여성은 그녀에게 호감을 가진 남성이 칭찬이랍시고 그녀의 찰랑이는 머릿결을 자신이 무척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건낸 것에 강하게 분개하며 성적 수치심을 느낄지도 모른다. 반대로 그들만큼 폐쇄적이지 않은 국가에 사는 여성은 단지 그것을 마음 그대로 칭찬으로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요컨대, 폐쇄적인 국가의 남성보다 개방적인 국가의 여성이 좀 더 성적으로 자유로운 관념을 지니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4-3.
언제부턴가 선거판에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젠더갈등(정확히는 성별갈등) 문제는, 세대론과 결합하여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비록 이전 세대의 문제들(지역갈등, 빈부격차 등)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고 해도 그것을 충분히 무시 가능할 만큼 강력한데,
심지어 가장 보수에 대한 비토가 심한 광주에서조차 어떤 세대 남성의 거의 50%가 보수에 지지선언을 던졌다는 것은 이 성별갈등 문제가 이제 수면 위에 떠오른 정도가 아니라 그 몸집을 온연히 드러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 무서운 것은 이것이 단지 머리만 보인 빙산의 일각인지, 아니면 물에서 다 튀어나온 용가리인지 그것이 시간만이 아는 사실이라는 사실이다.
과거 갈등의 잔재인 지역갈등은 500만 호남과 500만 TK(대구경북)의 대결에서 은근히 보수의 편을 드는 PK(부산경남) 표의 향방과,
거기에 더해 서울경기에서 인망을 얻으면 확정적 당선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일견 심각한 듯 하면서도 정확히는 호남에 대한 배척에 가까웠지만,
지난 선거에서 이 결집으로 인해 선거판세에 영향을 끼친 결과, 이번 선거에서는 이의 결집으로 이의 영향력을 최소화하였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남과 여의 숫자는 거의 동수이며, 남자의 자연성비가 더 많다 해도 여자의 투표참여율이 더 높으므로 실질적으로는 비등하는 점에서 어느 한쪽이 완전히 강하다고 할 수 없으니
성별갈등은 어느 한쪽이 완연히 약세라고 할 수 없고 따라서 더 오래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가족 내에서도 성별에 따라 표가 갈리는 이런 지경이 된 것을 갖고서,
여성들은 '이게 다 이준석 때문이다'라고 말할 것이고, 또는 그 이전에 여성혐오를 자행해 왔던 자들, 일베, 평범한 남성들, 어쩌면 가부장제의 유구한 역사를 지목할지도 모른다.
남성들도 '이게 다 문재인 때문이다' 내지는 더 거슬러 올라가 김신명숙(ex:그래서요 깔깔깔),이화여대(군가산점 폐지),김대중(여가부 창설) 등을 원인으로 지목할지도 모른다.
누구 탓이라고 말하는 것은 불필요하다.
어느 날 이러한 대립관계가 과연 종식될 수 있을까? 사회가 충분히 성숙해질 때 - 라는 막연한 예측밖에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하나 다행스러운 사실은 이번 선과의 결거를 들여다보면, 모든 젊은 남여가 온전히 성별갈등에 매몰된 것이 아니라 6:3의 비율로 언제든지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이들은 분명 언제고 핵심적 변수로 작용함으로써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선거의 지렛대로 행동해 주리라고 희망적으로 예측해 본다.
그리고 그들로 시작된 변화는 언젠가 사회 전체를 바꿔놓으리라고 믿는다.
다 읽은 사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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