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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년 전 (2022/5/16) 게시물이에요
아까 익잡에 CSI 봤다는 쓰니 글 보고  

이번 주 그알 본거 생각나면서 어릴때 생각나서 썰 풀려구… 아까 쓰니 글에 2000자 댓 달았다가 안되겠다싶어서 지우고 글 씀 ㅋㅋㅋ 뭔썰이냐믄… 그 이번 그알이 명일동, 미아동 연쇄살인 사건 그거였자나 비오는 목요일 밤 괴담… 난 완전 다른 지역 거주했는데 어릴때 우리도 들은 적이 있거든. 우리 지역에 아주 유명한 싸패가 저지른 연쇄 살인이 있었는데 비오는 목요일 밤 괴담이 우리지역 얘긴줄 알았다가 충격… 

나 중딩때였는데 우리집에선 등교길에 동네 시장을 통과해서 가야 등교시간이 5분 정도 단축됐거든? 친구들도 같은 방향이라 같이 가고 그러는 재미가 있으니까 맨날 아침에 3-4명씩 만나서 같이 다녔어. 

어느날 아침에 시장 길을 지나는데 사람들이 모여있고 학생들은 길을 돌아나오는거야. 뭔가 하고 가까이 가보니까 방역복입고 마스크, 장갑낀 사람들이 붓이랑 집게 같은거 들고 뭐 찾고 있고 옷 등판에 과학 수사대 써있고 로고 박혀있고 밑에 영문명칭 딱 써있는 옷 입은 사람들이 그 하드케이스 가방에 막 도구들 들어있는거 꺼내고 사진찍고 있고 그러더라고…앞엔 노란 테이프로 길 막혀 있고 경찰들이 보지말고 다른길로 돌아가라고 막고 서있고. 

그땐 진짜 철없이 심각성도 모르고 CSI 시리즈, 별순검 이런 수사물이 한창 유행할 때라 등교하자마자 반 애들이랑 아침에 본 거 얘기하고 그 날 그거 본 애들이 한둘이 아니다 보니 전교생이 죙일 그걸로 신기하다, 멋지다, 포스있다 막 떠들었지. 

우리 부모님도 시장 인근에서 장사하셔서 그 날 하루 종일 카더라를 들었는데 뭔일인지는 아무도 모르더라 하시고. 

근데 갑자기 다음날부터 주변 초중고에 여학생들 등하교시 남학생 섞어서 그룹지어 다인조로 등하교 하라고 공지가 나고 우리 반은 쌤이 집 가까운 애들끼리 조를 짜줬어. 모여 다니는게 불편하다거나 개인 사정 있는 경우는 보호자 동반해서 오가라고 하고. 

갑자기 그날부터 여자애들한테 갑자기 머리는 절대 푸르지 말고 항상 묶고 다니라 하고 발목이 보이는 양말 신거나 맨발/스타킹만 신은채로 신발 신지 말라고 긴 양말을 신으라고 동시에 공지남. 우리는 다 조선시대냐고 인권침해라고 막 반발 했는데 쌤들이 진짜 정색하면서 목요일이랑 비오는 날 특히 외출하지 말고 집에 있으라고 계속 그러고 가정통신문까지 보내더라고그때 부터 애들이랑 우리가 그날 아침에 우리가 본게 뭔가 많이 안좋은 사건이구나하고 인지는 했는데 정확한 건 얘길 안해주고 그냥 안전상 이유라고만 하고 이여학생에게만 구체적인 제한을 주다보니 성범죄쪽으로 동네에 점점 무섭게 괴담이 퍼졌어.  

그래서 나중엔 학교나 집에서 오가도록 운행해주는 학원 차량들이 경쟁하듯 생겨났고 집에 통금 생기고 난리…주변 여중 여고는 등하교 스쿨버스까지 생겼었음. 

그러고 나서 몇 달 뒤에 그 알이던가? 어디에 그 시장 사건이 알려져서 알게됐는데 당시 서울, 경기권에서 부녀자 연쇄 살인으로 추정되는 사건들이 다수 발생 했는데 이게 용의자가 몇 명인지, 어느 사건까지가 동일범 소행인지 이런게 한창 조사중이었드라고. 

그와중에 내가 과수대를 봤던 사건이 일어난 거고. 

그 전날 밤 늦게 여학생 한 명이 상점이 다 닫은 시장길을 지나 만화책과 비디오를 빌려 귀가 중이었는데 시장 중간쯤 가서 상점 사이에 숨어있던 남자가 갑자기 튀어나와 여학생을 칼로 여러번 찔렀데. 그런데 여학생이 들고 있던 책이랑 비디오 때문에 칼이 몸에 들어가지 못했고 다른쪽을 공격 했는데 그것마저 여학생이 당시 매우 두꺼운 노패 패딩을 입고 있어서 칼이 깊게는 못들어갔다고 하더라고. 다행히도 치명적 부상 없이 팔에 자상을 입고 살았고 범인은 그 자리에서 달아났데. 내 기억이 맞다면 그 학생은 겨울방학인가 봄방학인가 그래서 할머니 댁 왔다가 그런일 당한거라고 했던거 같고 TV에서 본 내용으로는 시장 상가 건물 2층은 일반집들이 대부분이라 지체하면 목격자 발생 또는 신고 위험 인지해서 미수에 그치고 도망 간 것 같다고 하면서 목적 자체가 살인인 싸패 유형 가능성 제시면서 일대에 일어난 살인 사건들과 동일범일 수 있다. 그런 내용이었어ㅠ 

그리고 그 일 나고 얼마 뒤인가? 그 전인가? 그 사고 지역 바로 근처 전철역부터 이어진 큰 공원 길을 가로질러 밤늦게 귀가 중이던 여대생이 남친이랑 통화중 뒤에서 갑자기 나타난 남자에 의해 칼에 수차례 찔려 살해당한 일도 같이 나오면서 동일범 인 것 같다고 했었는데 시간 지나서 나중에 밝혀진 이 두 사건의 범인이 그 유명한 사패 정남규였음.  

그리고 그 시장 여학생 사건 때 학교에서 여학생들에게 여러 공지가 내려온 것은 나중에 안 거지만 동시대에 정남규와 유영철,이춘재,엊그제 그알에 나온 명일동, 미아동 연쇄 살인범처럼 여성 살인 사건들의 범인이 모두 검거 전일 때고 용의자가 특정되기 전일 때라피해자가 더 발생하지 않게 해야하는데 주로 성인 여성이던 피해자에서 미성년 피해자가 나오니까 피해 발생 인근 지역에 그 놈들 사건 수사 중에 밝혀진 반복적이고 공통되는 여러 특징 등을 공지로 알린거였음ㅠㅠ 

여자저차 사정들을 알고 너무 무서웠더 건 그 시장 길, 공원 길 전부 나도 그렇고 우리 동네 여자들이면 애고 어른이고 아무나 피해자들이 다니던 시간에 편하게 지나다니던 곳이었거든. 그리고 막 자정넘어 새벽 시간이런 때도 아니었고. 학원이나 독서실 마치고, 야근이나 회식,데이트 하고, 공원에서 밤 운동 하고 귀가길이었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그 피해자가 나 또는 내 가족, 지인이 될 수도 있었던 거더라고. 

그렇게 생각하고나선 무서워서 거기는 못지나다니겠더라고. 

특히 아침 등교나 출근 때도 지각을 하면 했지 상점 1/3 이상이 열기 전엔 절대 시장으로 안 지나가고 멀어도 길 돌아다녔지 (역,학교 방향 중간에 있고 여길 통과하는게 젤 빠른 지름길) 범인 잡힌 담에도 말야 ㅠ 

난 그 후 CSI시리즈도 못봄…그리고 나중에 정남규 잡히고 악마처럼 웃을 때랑 과시하듯 진술하는 거 TV로 볼땐 진짜 찢어 죽이고 싶더라. 그때 온동네 사람들이 극대노함. 온동네가 벌벌떨고 살고 다정했던 이웃 중에 싸패가 살고 있는 건 아닐까 경계하고 그러게 된 계기였거든. 동네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어.  

특히 시장 상인분들 마음고생 많이하셨고ㅠㅠ그 일 기점으로 시장자체에 오가는 사람도 확 줄면서 시장이 완전 죽었고 게다가 정남규가 진술에서 그때 숨어있던 그날 상점 주인이 영업 마감 할때도 거기 숨어 있었다고 진술해서 너무 소름끼쳤고 충격으로 한동안 다들 힘들어 하셨으니까😢 

무튼 난 그알 보면서 그 범인이 피해자, 경찰, 검찰을다 농락하는거 같아서 너무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피해자 유가족 분들이 너무 안타깝고 목격자나 동네분들도 안타까웠어. 난 아직도 CSI, 과학수사대 생각하면 자꾸 그 날 아침 장면이 떠오르고 목요일, 비오는날, 발목 양말 이런 것만 들어도 온동네가 두려웠던 때가 떠오르거든. 정작 정남규는 감옥에서 ㅈㅅ로 서 있지도 않지만. 

근데 지금 그 사건은 범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니까… 얼마나 불안할지. 꼭 빨리 범인 밝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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