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때 일인데 난 이과를 가고 1학년때 친구들은 다 문과를 갔어 첫날부터 이미 친했던 애들끼리 무리 만들어져 있었고 친해지려고 해도 안 받아주더라고... 그래서 수준별 이동 수업도 혼자 다녔어 밥은 1학년때 친구들이랑 먹었는데 나랑 안 친한 애들도 있으니깐 눈치 보여서 점심 자주 거르고 그랬어 처음에는 그냥 같이 안 놀아주는 은따 같은 거였는데 내가 만만해 보였는지 약간 툭 치고 가서 자기들끼리 꺄르르 거리고? 말 걸면 눈 한 번 빤히 보고 대답 안 해주는 식으로 사람 비참하게 만들더라 나 도와준 친구는 우리 반에서 무리없이 여기저기 잘 놀고 다녔는데 걷는 시간보다 뛰어다니는 시간이 많아 보였고, 수업시간이나 쉬는시간에 엄청 으학학하면서 웃고 다녀서 신기했던 친구였어 근데 걔가 쉬는시간에 내 앞 책상에 앉아서 나한테 계속 말을 거는 거야 솔직히 이때 엄청 기쁘지는 않았어... 내가 겉도는 거 같으니깐 안쓰러운 마음에 챙겨주는구나 싶어서 조금은 비참하기도 하더라 이런 식으로 계속 말 거는 게 일주일 넘어갔을 때 걔가 쉬는시간에 몰래 편의점 가자는 거야 가는데만 5분 넘게 걸려서 둘이서 엄청 뛰어가지고 갔다 왔어 그때 너무 어이없었는데 그래도 뭔가 웃기더라 그 후로 나도 얘랑 같이 학교 뛰어다녔어 그러다 보니깐 다른 반에 있는 얘 친구들이랑도 친해지고, 우리 반 애들이랑도 그냥 인사 정도 하는 만큼은 나아졌어 3학년 돼서 난 문과로 전과했고 그 친구는 이과였어서 연락 끊겼었는데 카톡 보니깐 결혼하더라... 먼저 연락해도 괜찮을까 걔는 나 까먹었을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