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길진않은데ㅜ그냥 나 나름 재밌어서 올려봨ㅋㅋㅋ짧음!! 밤이라는 시간 어제는 너를 만났다. 퇴근하고 만나서도 우리는 서로의 손을 땀이날 때 까지 놓지않고 대화하며 '우리 정말 오래 만났다, 그치?' 라는 뻔한 주제로 또 하루를 같이 마무리했다. 5년이라, 그 시간은 짧게 느껴지지만 결코 객관적으로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 - 처음에 나는 너라는 존재가 너무 버겁고 또 감사해서 마치 꿈같았고, 마냥 아쉬웠다. 하루라도 통화하지 않고는 잠들 수가 없었고, 나랑 전혀 다른 취향에 대해 말할 때 '나도 그걸 좋아하는 것 같은데?' 라며 20년 인생을 통째로 바꿔가는 노력까지도 서슴치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 후 1년은 우리 사이의 균형을 잡아가기 위해 (좋게 말한 쪽이다.) 미친듯이 싸웠고, 그 후 1년은 또 새로운 연애의 시작인 듯 한결 편안한 사이가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22살 끝무렵의 겨울에 너는 '이등병의 편지'로 컬러링을 바꾸고는 "나 군대가... 흐엉엉." 하며 눈물 콧물을 죽죽 흘리며 집 앞에 찾아왔었지. 남들 다 힘들다는 곰신 생활도 나는 그리 버겁지가 않았다. 휴가나오는 날이면 마중나가서 남들처럼 하늘거리는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도시락을 싸갔고, 벚꽃빛으로 볼을 붉히며 내 남자친구 진짜 군인같다, 아니 군인이지 참-. 하면서 가슴 한켠이 시려오는 것도 나는 그다지 힘들지가 않았다. 그 후로는 글쎄, 우리가 만나온 시간들에 대해 돌이켜보지도 않았고 미래를 걱정할 큰 이유도 없었고, 단지 우리는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된 것이었다. 내 옆에 있었으면 좋겠어, 가 아니라 내 옆에 없으면 이상하지 않겠어 라는 안일한 마음가짐이 자리잡았겠지. - 솔직히 말해서 너에게는 못난 부분이 없었다, 아니 없는 줄 알았다. 크고 예쁜 손이 마냥 좋았는데 게임하느라 바쁜 손이 이젠 너무 밉고 나보다 키가 훨씬 커서 듬직해 좋았는데, 그 긴 다리로 돌아보지도 않고 훌쩍 앞서 걸어가는 너의 뒷모습이 이젠 너무 밉다. 똑똑해서 나에게 이것저것 가르쳐주던 너가 잔소리만 늘어놓는 것 같아서 더이상 듣기 싫을 때가 많아졌고, 무엇보다도 널 보면 처음과 똑같이 가슴 한켠이 울렁울렁 거리는데 동시에 코 끝이 찡해지며 눈물이 나려하는 내가 너무 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