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 선생님 출산 휴가로 대체 선생님이 오셨는데 첫 날 인사말이 자긴 공부 잘하는 사람이 좋고 공부 못하는 사람은 인간 대우 안 하겠다고 한 분이야. 그 날 일기 검사를 하는 날이었는데 담임 선생님이 일기는 자유 형식이라고 해서 한 줄이든 열 장이든 쓰고 싶은대로 쓰게 해주셨거든? 근데 내가 맨날 다섯줄에서 세 줄만 쓰고 제출했는데 그 날 내 일기장이랑 우리반 모범생 일기장이랑 비교하더니 하나는 서울대 갈 일기장이고 하나는 서울역 갈 일기장이라고 했는데 그 날 진짜 너무너무 창피하고 그 선생님이 싫었어. 항상 심부름도 공부 못하는 애들만 골라서 시키고 그랬는데 맨날 나한테 물 떠오라고 했단 말이야. 하루는 진짜 그 선생님이 너무 싫어서 정수기 물 안 드리고 화장실 세면대에서 물 받아서 갖다드렸어. 근데 그게 아직도 마음에 걸리고 약간 내 인생 최고의 나쁜짓인데 친구들한테 말하면 욕 먹을까봐 여기에 털어놓는다. 지금 유치원교사인데 텀블러에 물 받을 때 마다 그거 생각나서 양심이 찔려서 적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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