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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글 막글 l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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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6개월 전 (2023/10/21) 게시물이에요
언젠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고 싶다가도 

적막 속에 홀로 내던져진 내가  

참을 수 없이 싫어질 것 같아서 

도무지 견 못하고 숨어버릴 것 같아서 

 

그렇게 되면 다시는 

나오지 못할 것 같아서 못하겠어 

 

나 어릴 땐  

얼큰하게 취한 얼굴로  

갈지자 춤도 곧잘 췄던 아이였던 것 같은데 

 

터무니 없이 한심한 나를 본다면 

그 앤 울까 

젖어서 바닥에 눌러 붙은 투명한 휴지조각처럼 

기댈 곳 없어서 

한번도 있어보지 못한 무게로 스스로 몸을 말아 

납작 게딱지마냥 겨우 엎드려 있을까 

그런 생각하면 

울 수가 없어  

 

있잖아 

잠 들지 못한 날 안아줄 사람을 늘 기다렸는데 

닫힌 문 소리를 들을 때  

처음 버림받은 기분이 어떤 건지 알게 됐어 

 

그래서 내가 너를 안아준 건 

내가 너를 아주 깊이 사랑해서야 

그래서 너의 품으로 옷을 해 입는다면 

우리의 사랑은 멈추지 않을거라 생각했거든 

누가 

트라우마가 심하면 트리거가 된다 그랬어 

너를 보낸 후 나는 

더 최선을 다해 젖먹던 힘까지 짜내 살게 되었어 

너가 내 열심히 사는 모습을 좋아했고 

취미가 같아서 행복하다 했잖아 

그래서 이제 누구랑 놀지, 누구와 얘기 해야할까 

이 세상에 

나보다 나를 더 잘 이해해 줄 누군가가  

내 앞에 두 번이나 나타날까 

 

내게 와줘서 고마워 

너가 첫번째였어 

이제 진정으로 너를 평생 기억하게 되었어 

우리가 같이 살았더라면  

그런 표정도 지을 수 있었던 너를 잊었을 수도 있겠어 

하지만 이젠 정말로 

평생 잊지 않게 되었어 

 

참을 수 없는 졸음이 밀려올 때면 

왠지 너의 딱딱한 어깨가 생각나 

폭닥폭닥한 향기도 흘러들어와 

 

아주 멀리서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 

메아리처럼 느긋히, 하지만 또렷하게 

우리는 이불 아래에서 서로를 꿈처럼 쓰다듬었지 

이제는 네게 악몽이 되었겠지만 

부디 그곳엔 네가 두려워하던 인형이 이제 없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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