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엔 공부로 가난을 해결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 근데 돈이 없으면 인서울을 해도 돈 때문에 못가더라. 제발 서울 가지말라고 뜯어말리는 온 집안 사람들을 보고 수능 애매하게 잘 본 내 잘못이지 받아들이게 되었어.
결국 장학금을 준다는 지거국에 갔고, 20대 초반엔 학벌이 꿇리면 능력이라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뭐든 했어. 중반에는 무난히 대학원도 갔어. 근데 여전히 돈이 없으니 공부하는 시간 말곤 알바를 해야 하더라고. 공부에 투자하는 절대적 시간이 줄어서 결과가 적게 나올 때도 있었어. 충분히 똑똑하지 못한내 머리와 일과 공부를 동시에 할만큼 튼튼하지 못한 내 몸뚱이를 저주하면서 버텼어.
그렇게 대학원을 졸업한 지금 뭐가 바뀌었나 생각해보면 잘 모르겠어. 조금이라도 어렸을 때는 그래도 패기로 했는데 이제 무력감이 더 커. 내 경제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부모님은 늙어가. 어렸을때나 지금이나 결국 내 선택을 좌우하는건 돈이고 그 돈 때문에 난 많은걸 포기해야해.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