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미국이고 어떤 파티에서 알게돼서 사귀게 됐고, 이제 만난지 한 달 남짓 되었어.
나한테 나랑 동갑이라 했었고, 의심할 생각도 안했었거든? 뭔가 나이를 속일거라는 개념 자체가 머리에 없었나봐. 근데 친구가 우연히 내 애인 링크드인 없냐고 해서 별 생각없이 검색했다가 얘 건 못찾고 친형 건 어찌저찌 찾았는데 거기 적혀있는 형 대학 졸업년도가 내가 아는 것보다 10년 전인거야...
얘는 형이랑 4살 차이라고 얘기해왔기 때문에 만약 그런거면 나랑 10살 차이인게 되거든...? 심지어 형이랑 여동생이랑 전부 4살 터울이라고 했었는데, 여동생으로 짐작되는 계정도 그 친형보다 8-9년 늦게 대학 입학년도 써져있더라고... 얘는 아예 소셜미디어를 안해서 찾을 수 있는 별다른 정보가 없었어... 형이랑 여동생 출생년도도 정확하게 언급했었기 때문에 만약 인터넷 정보가 가짜가 아니라면 얘가 진짜 작정하고 속인게 돼ㅠㅠ
지금 삼일 후 크리스마스 직전 2박 3일 여행가기로 되어있는데 어떻게 해야하지? 여행은 나도 정말 가고싶었던 곳이고 얘가 좋은 호텔도, 선물도 다 준비해놨다고 해서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랑 솔직히 얘가 거짓말 했던거면 그정도는 받고 헤어져야 되지 않나 싶은 보상심리도 있고...
얘가 속인게 맞겠지? 솔직히 한국이었으면 모르기 더 어려웠을 것 같은데 돌이켜보니까 미국은 나이를 서로 잘 안물어보기도 하고 서로 그냥 맨날 까먹고있고, 딱히 생년월일로 뭘 예약하거나 인증할 필요도 없어서 알기 힘들었던 것 같아... 그리고 어차피 어린시절 난 한국에 있었고 얜 미국인이라 공통된 문화가 없으니까 딱히 세대차이를 느껴 본 적이 없어
어떻게 확인해야 할지도 고민이야ㅠㅠ 만약 지금 당장 확인하면 만나서 대면한 상태가 아니니까 랜선으로 당장 반응을 확인하기가 어렵고, 여행 직전에 확인하면 여행 안가게 될거고, 여행 중에 확인하면 돌아올 때 분위기 어쩔거고, 다녀와서 확인하면 내가 그래도 잘해줬잖아 이러면 어쩔까 싶고... 이정도로 고민하는거면 얘가 어떻게 반응하든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관계 아닌가 싶기도 하고ㅠㅠ 어쨌든 이미 신뢰가 무너졌으니까?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다른걸 의심하거나 아니면 보상심리 생길거고... 그럼 건강한 관계가 아니잖아
친구들한테 이제 막 애인 생겼다고 말했는데 괜히 말했나 싶고 그래...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한두살도 아니고 10살은 너무한거 아닌가 싶고 이게 진짠지 뭔지 모르니까 또 혼란스럽고;;; 내가 괜히 너무 신뢰 없이 냅다 불신하는건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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