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뭐 별 거 안하는데 그냥 청소하고, 간호사분들 도와서 물건 좀 옮기고 간단한 엑셀 정리하고
근데 환자분 중 친해진 이모가 있어
항암치료 하는 이모인데 매번 나한테 간식챙겨주고 말 걸어주고 그래
그 이모가 아들이 하나 있는데 초딩이거든? 맨날 학교 끝나고 와서 엄마 병실에서 같이 숙제하고 그러다 집 가더라
가끔은 내가 퇴근 미루고 숙제 도와주기도 해서 친해졌어 한번은 애 생일날 이모가 아들 데리고 피시방 좀 가주면 안되냐해서 같이 가서 게임도 함 ㅋㅋ
한날은 이모가 공원에서 나한테 얘기 좀 하자더니 물어보더라
남자애들 중고등학교 군대 가면 뭐 필요하냐고
내가 이 나이때는 이런거 했던 거 같고, 사춘기때는 엄마한테 뭐가 서러웠던거 같고 얘기하니까 이모가 '울아들도 그런 시기가 오겠지?' 이러길래 내가 이모 그건 왜 물어보냐니까 자기가 그때까지 못살 거 같아서 이렇게 친한 남자애한테 얘기라도 듣고 상상하고 싶대
그래서 내가 그런 말 하지 말라고 의사쌤들 말하는 거 들어보니까 정신력이 중요하다 했다고 그랬었음
그러곤 나 보고 한 번만 안아봐도 되냐길래 안아드렸더니 아들 이름으로 나 부르면서 우리 아들 키 많이 컷네 하길래 당황스러웠음
그러고 오늘 아침에 그 이모 돌아가셨어
현타와서 혼자 벤치 앉아있었는데 그 초딩아들 오길래 내가 괜찮니 하고 물어봤더니 계속 나 찾고 있었다고 형은 괜찮냐고 물어보더라
엄마가 그랬대 00이는 외동이니까 나중에 중학교나 고등학교 가서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는 거 있으면 나한테 물어보라고
눈물이 났는데 그애가 닦아주더라 형이 울면 동생인 난 어떡하냐고 울먹이면서
오늘은 유독 하루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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