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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0년 전 (2014/1/02) 게시물이에요
기분 나쁜 꿈을 꾸었다. 꿈을 꾸긴 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무슨 꿈인지는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 그냥 괴롭고 기분이 나쁜 꿈이었다는 것 밖에 생각이 나질 않았다. 식은땀이 얼굴이며 등줄기며 사정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흠뻑 젖은 티셔츠에 집게손가락으로 부여잡고 펄럭였다. 차가운 공기가 몸 속으로 파고 들었다. 남은 한 손으론 아무렇게나 흘러내린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그랬지만 여전히 힘 없이 다시 스르륵 하고 제자리를 찾아간다. 

  

핸드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오전 4시. 금방 다시 잠이 들기엔 찝찝한 것 같아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빠져나왔다. 부엌까지 걸어가 컵을 꺼내고 물을 가득 담았다. 일렁이는 물들에 속까지 울렁거렸다. 컵을 잡은 손이 갑자기 눈에 들어왔다. 손목에 있어야 할 아대가 빠져버렸는 지 보이질 않는다. 그리고 수 많게 난도질 된, 그리고 아물어버린 피부가죽이 보여왔다. 그와 동시에 헛구역질이 나오는 바람에 싱크대에 머리를 박았다. 꺽꺽 거려도 나오는 것 없이 헛구역질 하는 소리만 조용한 거실을 가득 메웠다. 도대체 왜- 입을 앙 다문 채 심호흡을 했다. 그래, 기분이 나빴던 게 이것 때문이구나. 

 

 

 

'날 기억해.' 

 

 

 

갑자기 스쳐지나간 목소리에 다시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내 몸 위에 올라타서 한쪽 무릎으로는 내 오른팔을 짓누르고 반대쪽 발로는 내 왼손을 밟았었다. 왼손으로 내 왼팔을 부여잡은 채 오른손에 쥔 칼로 내 손목을 쉴 새 없이 난도질하며 말하던 그 목소리가 귓가에서 맴돌았다. 순간적으로 휩싸인 공포에 호흡이 거칠어졌다. 눈을 감았다. 진정하려고 감은 눈엔 날 내려다보며 미소짓던 얼굴이 떠오른다. 어떤 의미로든 넌 내게 잠식되었고, 네 의도처럼 난 널 잊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미소짓던 얼굴이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한 번씩 훑어보던 얼굴을 지나 너는 내 귓가에 고개를 묻었지. 그리고, 

 

 

 

'사랑해.' 

 

 

 

너는 그걸 사랑이라 치부하고, 또한 그렇게 믿었다. 그건 명백히 잘못된 일이었다. 명백하게. 

 

 

ㅡ위에는 밤에 올렸었던 조각이고, 아래는 좀 추가한 내용.. ^^ 

 

기어코 그 이름이 전화를 통해 들려온다. 여과없이 나오려는 한숨을 집어삼켰다. 그래, 황미영. 황미영은 그랬다. 학창시절부터 같이 지내온 그 아이는, 남들에게는 그저 착하고, 예쁜데다 공부 잘 하는 흔히 말하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성격도 그들에게는 온순한 편에 속했다. 내게도 물론 그랬던 아이는-. 전화를 끊으려고 했을 때 윤아가 약간은 다급하게 말을 다다다 늘어놓았다. 그와 동시에 띵동 하고 울리는 초인종이 눈이 커졌다. 윤아도 그 소리를 들은건지 야, 김태연. 내가 갈테니까 문 열어주지마. 알았어? 하고 버럭 소리를 지른다. 그에 나는 조용히 종료버튼을 누르고 인터폰 앞에 섰다. 카메라를 막고 있는지 얼굴이 보이지 않고 칠흙처럼 어두웠다. 직감적으로 느껴졌다. 황미영이라고. 아리도록 아파오는 손목이 그걸 증명했다. 

 

 

 

"누구- 세요." 

  

"…태연아." 

 

 

 

심호흡을 했다. 하지 않는다면 과호흡으로 죽을 것만 같았다. 다시 침을 부어버린 목 사이로 어거지로 삼키고는 인터폰 버튼을 누르고 물으니 한참 있다가 내 이름을 부른다. 그 목소리는, 분명히. 경직된 채 서 있는데 문을 살짝 두드린다. 쿵쿵쿵, 반복적인 소리가 귓가에 울려왔다. 어떤 소동을 부릴 지 모르는 아이었기에, 그리고 나 역시 제정신이 아니었기에 문을 열었다. 문을 연 곳에는, 역시 그 아이가 서 있었다. 외국물을 먹은 것 같이, 그리고 조금은 성숙해진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축 늘어진 눈썹이 날 보자마자 살짝 위로 올라간다. 

 

 

 

"오랜만이야, 그렇지?" 

  

"……." 

  

"아파보이네. 열 있어? 어디가 아파? 응?" 

 

 

 

주먹 하나 들어갈만한 틈새를 열어 집 안으로 무작정 들어온다. 오랜만이라며 인사하는 아이에게 나는 할 말이 없었다. 어지러웠다. 시야가 흐릿흐릿하게 보여만 왔다. 어쩌면 그저 회피하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가만히 서 있는 내 상태를 잘도 알아차린다. 어디 아프냐며 내 한쪽 팔을 잡더니 나머지 손으로 열을 재보려는 듯 얼굴에 다가온다. 흠칫하며 그 팔을 쳐내니 어, 하는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그러고는, 그러고는 싱긋 웃어보인다. 너무나도 무서운 웃음을 지으며 좀 더 내게 다가왔다. 잡지만 않았더라면 내 몸은 사시나무 떨 듯 떨렸을 것이다. 간신히 서서는 그 아이를 바라봤다. 

 

 

 

"나 많이 잊고 싶었나봐? 이런 어쭙잖은 아대나 하고 있고." 

  

"그건-" 

  

"태연이, 너- 지금 엄청 겁 먹었구나. 그치?" 

 

 

 

이미 2년이나 지난 일인데도 무섭다. 2년씩이나 지났는 데도 난 앞에서 벌벌 떨고 있었다. 팔을 쳐내는 사이 아대를 본 건지 눈을 호선으로 곱게 접어 웃으며 물어온다. 그래, 저 눈웃음. 나를 칼로 난도질 할 때 지어보였던 그 눈웃음. 소름이 끼쳤다. 잊고 싶기도 했지만 잊혀지지 않았다. 그 아이의 계획대로. 내 변명 아닌 변명을 들으려고 하려고 하지도 않은 채 날 붙인다. 어느새 내 등에는 차가운 벽이 닿아있었다. 워낙 몸이 뜨거워서 그런 걸수도 있겠지만. 겁 먹었냐며 눈을 맞쳐오는 그 아이에 나는 여전히 아무 말 하지 못 했다. 나는 지금, 겁을 먹고 있었다. 나의 연인에게. 

 

 

 

"가엾어라, 우리 태연이. 벌벌 떠는 모습이 참 가여워." 

  

"그, 그만해." 

  

"많이 보고 싶었어, 나는. 너 없는 2년, 내겐 지옥 같았거든." 

 

 

 

길쭉하고 찬 손가락이 내 뺨에 닿는다. 중지손가락으로 내 턱선을 훑으며 빙긋 웃어보이더니만 얼굴을 가까이 들이민다. 다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그만두라는 말에도 아랑곳 않더니 그 때처럼 귓가에 입을 가져다댄다. 나에겐 모든 순간이 지옥같단 말이야. 지금 이 순간도, 네가 상처를 남기고 떠나던 날에도. 차갑지도, 따스하지도 않은 숨결에 뺨에 닿는다. 경직된 상태로 저항도 채 하지 못하는 나를 보며 입꼬리를 말아 웃는다. 그 모습이 꼭 비웃는 것 같아 숨이 잠깐 멈췄다. 숨을 내쉬는 순간에 맞춰 어거지로 내게 입을 맞춰왔다. 어깨를 쥐고 아무리 밀어봐도 힘 없이 벌벌 떨리는 손에 미동조차 않던 아이는 내가 몸에 힘을 푸니 그제서야 입을 떼어낸다. 무섭고 소름이 끼친다. 

 

 

 

// (조용히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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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인1
너숸 빨리 잇지 못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숸금숸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익인2
헐..대박....이런 끝판왕스러운 미영이라니ㅠㅠㅜㅜ쎈미영이라니ㅠㅜㅠ개좋쟈냐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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