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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연 주제는 첫사랑이었는데요, 누구에게나 한명쯤은 있는게 첫사랑이라 그런지 정말 많은분들이 사연 보내주셨습니다.
우리 작가님들이 고르고 골라 베스트 사연으로 뽑힌 사연, 읽어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 사는 이십대의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저 또한 생각하기만 하면 가슴 한켠이 찡해지는 첫사랑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이었는데요, 이런말하면 정말 진부하지만 저는 그친구에게 첫눈에 반했었어요.
그런말이 있잖아요. 사랑에 빠지면 귓가에 종소리가 울린다는거. 그게 그 친구를 보는 순간 제 귀엔 분명히 울렸어요. 뎅~ 뎅~하면서.

처음엔 그 친구랑 가까워지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어요.
혼자 인사해보다 그 친구가 못보고 지나가면 괜히 뻘쭘해하기도 하고,


스킨십 시도도 못해볼거면서 괜히 단체 사진에서 은근슬쩍 옆에 앉아 찍고는 인화해서 아무도 모르게 책 속에 끼워넣기도 하고.

뭐 뚫어지게 뒷통수 바라보는건 일상이었구요.
오죽했으면 친구들이 저만보면 도바라기라고 놀렸어요.
도XX 해바라기라고.. 그 친구 성이 DJ님처럼 도씨였거든요.







다행스럽게도 이런 제 필사적인 노력에 신이 감동했던건지 그 친구와 저는 꽤 가까운 사이가 되었어요.
초등학교 남자애처럼 표현이 서툴러서 일부러 더 깝죽대고 약올리고. 맞으면서 좋아하기도 하면서.




근데 제가 앞서 말한 도바라기라는 별명으로 알 수 있듯이 누가봐도 저는 그 친구를 좋아했었는데
그 친구는 눈치라는게 정말 없어서 끝까지 제가 자기를 좋아하는지 몰랐던 것 같아요.
그렇게 저는 고등학교 내내 고백이란 고백은 한번도 못해보고 좋아한다는 티도 한번 못내보고 고등학교를 졸업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 졸업 후 몇년이 지나지 않은 정확히 3년전 친구와 번화가에서 길을 걷는데 우연히 그 친구의 목소리와 참 닮은 노랫소리를 들었어요.
그 친구도 목소리가 좋고 노래를 굉장히 잘해서 축제때 대표로 노래도 부르고 그랬었거든요. 가수가 꿈이어서 회사에도 연습생으로도 들어가고.
그래서 그런지 그 친구가 생각이 나더라구요.
잠깐 추억에 젖어있었는데 갑자기 친구가 저에게 그 친구의 얘기를 꺼내는겁니다. 그 친구가 저를 좋아했던걸 기억하냐고.
정말 뒤통수를 한대 얼얼하게 맞은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진작에 말해주지 그랬냐고 친구에게 소리쳤지만 친구는 자기도 뒤통수 맞은 표정을 짓더니
제가 그친구를 좋아하는 마음이 단순히 귀여운 친구로써 좋아한다는것 뿐이라고 생각했었나봐요.
그날 집에 가는길에 정말 엉엉 울었어요. 세상이 무너진것처럼.
사실 그 친구 때문에 변변한 애인 한번 만든적도 없었거든요.
가슴이 너무 아팠어요. 그날 마침 보름달이 떴었는데 저를 놀리는거 같더라구요. 정말 눈치가 없던건 너였다고. 멍청한 자식, 한심한 자식, 하면서요.
차이더라도 고백 한번 해볼껄, 좋아하는 티라도 한번 내보고 포기할껄. 너무 후회가 되더라구요.
그날밤에 제가 아는 모든 욕이란 욕은 제 자신한테 쏟아부았던것 같아요.
겁이나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던 멍청하고 한심했던 제 어린날 첫사랑의 추억을 위해, 3년 전 그날밤 그 친구를 떠올리게 해주었던 엑소의 피터팬, 신청합니다.

"..."
-도경수씨?

"네.. 네?"
-얼른 진행하셔야죠. 신청곡 끝났어요.
"..아, 네. 신청곡으로 엑소의 피터팬 듣고오셨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아까 읽어드린 사연의 주인공과 전화연결을 해볼까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네 안녕하세요. DJ 도경수입니다. 첫사랑 사연의 주인공 맞으시죠?"
네 맞습니다.
"사연 읽어보니 단 한번도 먼저 다가가신적이 없으시던데 후회 정말 많이하셨겠어요. 혹시 고등학교 졸업 후 연락은 해보셨나요?"
아니요. 졸업 후 3년이 넘도록 연락 한번 못해봤습니다.
"서로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았는데, 왜 3년동안 연락을 안하신건가요?"
일종의 벌이었어요. 제 나름의.
고등학교 3년 내내 그 친구의 마음을 몰라 힘들게 했으니 저도 3년 동안은 힘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 친구 주변을 빙빙 맴돌면서.

"그럼 혹시 그 친구가 이 방송을 듣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여기에서 그동안 못했던 말들을 여기서 해보시는건 어떨까요?"
아, 아. 흠. 내 첫사랑아.
길거리에서 니 목소리가 들릴때마다 얼마나 연락하고 싶었는지 전화번호는 또 얼마나 알고 싶었는지 너는 모를거야.
많이 좋아했다고 말 한마디 못했던 지난 날을 3년 동안 두고두고 매일매일 얼마나 후회했는지도, 너는 모를거야.
그렇다고 지난날을 후회하진 않아. 단지 우리가 성숙해져가는 하나의 과정이었다고 생각해.
아주 많이 좋아했고, 아주 많이 보고싶었어.

3년 동안 정말 많이 참았는데,

이젠 다가가도 될까?
"네, 학창시절 첫사랑에게 보내는 고백. 잘 들었습니다. 그 친구도 아마 이 라디오를 듣고 웃고있을거에요.
베스트 사연에 당첨되신 우리 주인공분껜 경품으로 고급 레스토랑 이용권 드리겠습니다."

"이번에는 먼저 한발짝 다가가서 그 친구에게 데이트신청, 해보시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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