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된 카테고리 세븐틴
유독 비가 많이 내리던 여름날 성북동 제일 꼭대기 일명 붉은 돌담집에 크나큰 경사가 났다. 주인공은 한일그룹 장남. 나이가 서른줄이 다 되도록 온갖 뚜쟁이들이 물어다 주던 선자리를 퇴짜놓기 일수이던 바로 그 최승철이 피앙세를 데려왔다. 그것도 뱃속의 애까지 끼고. A#너를 처음 만난날 승철의 집이 발칵 뒤집혔다. 최백호 회장은 도저히 자신의 앞에 놓여진 상황을 믿을수 없었다. 예비며느리라며 아들놈이 데려온건 남자. 그것도 식품업계에서 전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대청의 둘째였다. 아이고 머리야. 손을 휘휘저으며 가정부를 부른 최백호 회장은 단정히 앉아 동글동글 부른 배를 감싸고 있는 정한을 보았다. 윤정한. 이름 그대로 재벌가들 사이에선 최고의 베필로 여자도 울고 갈 고운얼굴에 집안의 가풍으로 조리와 경영을 모두 섭렵한 엄청난 두뇌의 소유자. 그렇다고 집안이 모자르냐. 그것도 아니다. 창립이래로 그 신념을 내세워 국내 1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청의 자제. 이모든 타이틀 덕분에 정한의 주변에 벌과 나비들이 수도 없이 꼬였었다. 소문을 익히 들은 최백호 회장은 복덩이를 떡하니 물고온 제아들놈을 칭찬해야 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했다. 엄하기로 소문난 대청에 괜한 소리를 들을지도 모를 예비새아가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아버님." 낭랑한 미성이 저 우주 건너편으로 정신이 바스러져 날아가던 최백호 회장을 붙잡았다. 어..어? 그래. 승철과 똑같은 얼굴에 멍한 표정. 처음 뱃속에 소리, 우리가 생겼음을 알렸을때와 같았다. 두 부자의 쏙 빼닮은 모습에 정한이 하늘하늘 예쁜 웃음을 지었다. 승철씨 너무 뭐라고 하지마세요. 다정한 얼굴로 말하던 정한이 네? 하며 쐐기를 박았다. 우쩨 저래 이쁘데? 정한의 앞에 자몽주스를 내려 놓던 아주머니가 구수한 대구 사투리감탄사를 내뱉었다. 투명한 빨대를 따라 자몽주스가 따라올라왔다. 맛있어요. "고거 좋아하는가 보네-" "네. 애들이 갑자기 예민해져서 최근에는 주스 밖에 못 먹었거든요." "에그.-그래도 그렇지. 도련님이 심부름 안하는감? 쯧쯧.그러다가 평생 소박맞지!" 입덧의 고충을 토로해내는 정한을 안쓰럽다는듯이 보던 아주머니가 승철을 타박했다. 1층 주방에서 바나나를 갈아 들고 올라오던 승철이 갑자기 들려오는 제 욕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승철씨. 고개를 틀어 저를 바라보며 웃는 정한이 보이자 승철은 얼굴이 무너질것 같이 웃었다. 저 못난놈. 동네 바보 마냥 허허 웃고있는 꼴을 보자니 헛웃음이 절로났다. 무뚝뚝한 저와는 다르게 살가운 제 엄마를 닮아 어릴적 부터 다감한 녀석인데 제 베필과 아이까지 있으니 오죽할까. 최백호 회장이 입가에 호선을 그렸다. "아버지. 어디 불편하세요? 얼굴이 영…" "아버님. 괜찮으세요?" 정한의 앞에 간 바나나를 내려 놓은 승철이 일그러진듯 웃고있는 제 아버지에게 물었다. 예끼 이놈! 나름 인자한 시아버지가 되어보고자 미소를 지었건만 돌아오는건 아들놈의 눈치없는 한마디. 최백호 회장은 눈치없는 제 아들 놈을 탓하며 정한에게 괜찮다며 다시 먹기를 권했다. 살풋웃고는 은색 티스푼 한가득 바나나를 떠 먹는 모습이 얼마나 이쁜지. 두 부자가 똑 같은 얼굴을 한채로 환한 웃음을 지었다. 아 예쁘다. **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며 예비시댁에 인사를 끝낸 정한은 무거운 몸을 차에 실었다. 피곤하지? 의자에 쓰러지듯이 기댄 제게 다정히 물어오는 승철의 눈과 마주쳤다. 짙은 쌍커풀 긴 속눈썹. 둘다 승철씨 닮으면 좋겠어. 뜬금없는 말에 멍한 표정을 짓던 승철이 이내 얼굴 한가득 웃음을 걸고 고개를저었다. "너 닮아야지. 나 닮으면 고집 장난 아닐껄." "그래도.눈은 승철씨 닮았으면 좋겠어." "그럼 반반. 딱 좋지? " 배가 눌리지 않게 쿠션을 덧대 안전벨트를 매준 승철이 정한의 입술을 검지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처음 봤을때 고집 엄청 세 보였다더니. 운전대를 부드럽게 돌리며 승철이 말했다. 그때는 그때고. 처음 봤을때는 얼마나 놀랬는지. 이제와서 말한다지만 정말 고집불통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며 정한이 입을 크게 벌려가며 까지 웃었다. ** 오사카의 여름은 고향 대구의 여름 보다 더 더운것 같았다. 더위라면 어디가서 기죽지 않을 대구인이건만 내리쬐는 볕이 따가울 지경이었다. 대학선배인 신혜의 초대로 미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승철을 맞이한건 멘션 시큐리티의 안내멘트 뿐 집주인인 신혜는 흔적 조차 없었다. 일본에 도착한지 3시간 ,연락마저 되지 않던 신혜는 갑작스런 출장 때문에 스페인에 있다며 단 한줄의 텍스트를 보냈다. Sakuragawa,Naniwa,Osaka,Osaka ken,556-0022. 정이 뚝 떨어질것 같은 딱딱한 텍스트에 승철이 인상을 찌푸렸다. 이여자가 진짜. 오오키니. 짤막한 감사인사를 건내고 택시에서 내리자 승철의 눈앞에 보인 것은 2층 단독주택이였다. 이야-혼자 산다더니만. 주황색 커다란 캐리어를 옆에 두고 턱이 빠져라 감탄하던 승철이 탱 소리를 낸 핸드폰으로 시선을 돌렸다. 0526. 발신 주소를 보니 상황의 원인제공자 신혜였다. 뭔데요? 하늘에서 내리쬐는 햇볕과 몸을 감싸는 습기에 대한 짜증을 가득 눌러 담아 꾹꾹 텍스트를 보낸 승철이 자리에 주저앉았다.저보다 다섯살이나 위인 윤신혜라는 여자는 학부와 대학원을 함께 보낸사이로 언제나 똘끼 넘침을 한가득 안고 있는 사람임을 승철은 그누구보다 잘알고 있었지만 매번 이렇게 휘둘리는 제자신이 한심스러웠다. 에잇. 얼마전 밝게 물들인 머리가 흩어졌다. 벌써 6시를 향하고 있건만 집주인은 나타나지도 않았고 처음 마주한 오사카의 모든게 낯설었다. "최승철씨?" 온통 일본말이 한가득이던 난바시내에서 난데 없이 들려온 목소리, 그것도 한국말. 승철이 고개를 획하고 돌렸다. 차분한 짧은 검은 머리. 말하지 않아도 신혜의 동생이란것 쯤은 알 수 있을 얼굴이었다. 는 내욕망 AtoZ 26개에다가 알파베타감마오메가 번외해서 30편정도 생각중...옴니버스식... 언젠가 쓰겠지.
인스티즈앱
안되겠다 내가 우지 빼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