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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진짜 너랑 박지민이랑 결혼까지 할 줄 알았는데." "나가. 나 곡 작업 해야 돼." "얼씨구. 이제는 형이라는 소리까지 삼키셨네. 같은 프로듀서 일한다고 윤기 형이랑 닮아가냐?" "나가라니까." "알았다, 알았어. 나는 박지민이나 불러서 술 한 잔이나 해야지." 아, 진짜 저 형이. 내가 눈을 부릅뜨며 째려보자 태형이 형이 금방 작업실을 나갔다. 하-. 깊은 한숨이 올라왔다. 의자에서 일어나 작업실의 문을 잠갔다. 이렇게하면 태형이 형이 다신 안 오겠지. 아니, 그 누구라도 안 오겠지. 나는 잠군 문고리를 보다가 이내 다시 잠금을 풀었다. 죽어도 누구에게나 작업실 비밀번호를 안 알려주는 내 성격 때문에 네가 작업실에 찾아올 때 내가 음악 작업을 하고 있으면 너는 내가 핸드폰을 들 때까지 혼자 밖에서 기다렸다. 언제는 4시간 동안이나 작업실 앞에서 기다린 적이 있었는데 말은 안 했지만 굉장히 속이 상했었다. 그 때부터는 너를 위해 일부러 작업실의 문을 잠 않았다. 그게 습관이 된 건지 아니면 뭔 난리인건지 나는 다시 잠금을 푼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이제 더 이상 박지민은 여기 안 오는데. 잠그건 말건 무슨 상관이람. 나는 다시 문고리로 손을 옮기다 이내 팔을 툭 떨어트렸다. 몰라. 곡 작업이나 하자. [프로듀서 전정국 씨~ 곡은 좀 어때. 잘 뽑았어?] [아니요. 아직 아무것도 못 썼어요.] [응? 너 원래 한 두시간이면 곡 다 쓰잖아.] 그러게요. 나는 연필 자국이 심하게 나 있는 악보를 보면서 헛웃음을 지었다. 아, 왜 하필 이번 의뢰가 이별 노래인거야. 짜증나게. 나는 1시간동안 썼다 지웠다 한 결과물이 고작 '사실 이 얘기는 노래로 만들지 않으려고 했네.' 뿐인 것을 보고서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찌질하게 이게 뭐냐. 너한테 사랑 고백하는 노래도 사귄 지 4년이 지나고나서야 겨우 하나 만들어줬으면서 이별 노래 하나 만큼은 왜 이렇게 빨리 만들어내는지. 테이블에 가득 쌓인 지우개 가루가 마치 내 마음같았다. 너는 나에게 지친거겠지. 내 사랑이 아니라 내 무심한 성격에. 다시 펜을 잡았다. 1시간 동안이나 썼다 지웠다 했던 내용이 어째서인지 술술 써지기 시작했다. 이런 게 이별 감성인가. 나는 금방 가사를 썼다 지웠다 하면서 벌써 다 써 내려간 가사를 보며 흥얼거리다 이내 핸드폰을 들었다. 1번. 단축번호로 전화를 걸었으나 단축번호로 저장된 번호가 없다는 창이 하나 나왔다. 아 맞다. 네 번호 지웠었지. 처음 이별하고 나서 윤기 형이랑 같이 술을 마시러 갔던 날 창피하게 펑펑 울면서 질질 짜며 너에게 새벽에 전화할까봐 전화번호를 지웠던 것이 생각났다. 윤기 형은 아직까지도 그 일로 나를 놀리고는 한다. 누구 앞에서도 운 적 없는 녀석이 눈물 콧물 다 빼가며 울었다고 놀리는 형의 목소리는 아직까지도 조금 부끄럽다. 원래 곡을 다 쓰고 나면 너에게 전화를 해서 제일 먼저 들려주는 것이 나의 일과였건만 이제는 그럴 수가 없으니 다시 한 번 이별이 실감났다. 항상 신이 나서 전화로 어떻냐고 물어보면 너는 단 한 번도 나에게 별로라고 한 적이 없었다. 내가 제일 잘 한다며 너무 좋다고 저가 다 신나했다.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너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모두 너를 좋아했다. 술자리나 저녁 식사 자리에 항상 너를 부르려고 했었고 너는 그 모든 제안을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가 헤어졌을 때 주변 지인들이 더 슬퍼했었다. 이렇게 될 줄 전혀 몰랐다며. 사실 나도 이렇게 될 줄 정말 몰랐던 건 매한가지인데.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사실이라고 쳐. 그 약으론 내 병을 절대 못 고쳐. 절대 못 고쳐. 나는 코 끝이 찡해지는 느낌과 함께 눈가가 촉촉해지는 게 느껴져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이 노래는 정말 못 듣겠다. 너도 그렇겠지. 내가 Diamond를 못 듣는 것 처럼. 너에게도 그런 노래가 되었겠지. 아마도 다시는 그 노래만큼 진심이 들어가있는 사랑 노래는 만들지 못할 것이다. 너는 나에게 뮤즈이자 가장 사랑하는 내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곡 작업으로 예민해진 마음도 너로 인해 위로받을 수 있었던 거였고, 처음 내가 만든 노래가 음악방송에서 1위를 했을 때 역시 너와 공유할 수 있었다. 너는 내게 그렇게 소중한 존재였다. 너는 내가 너에게 위로받고 싶었던만큼 너도 위로를 받고 싶었겠지. 결국 울음이 터졌다. 눈물 방울이 테이블 위로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보고싶다. 지금 이 감정이라면 이별 노래를 열 곡은 더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금방이라도 네가 작업실 문을 열며 양 손에 먹을 것을 들고서 환하게 웃으며 들어올 것만 같다. 너의 환영이 비치는 듯 했다. 31살의 너는 29살의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현실감각에 무감각한 나로 인해 너는 수 많은 설움을 혼자 삭혀야했다. 그리고 문드러진 마음으로 나를 위로해주어야만 했다. 너도 서러웠던 순간이 분명 있었을텐데. 손바닥으로 눈물을 훔쳐냈지만 다시 흐르는 눈물줄기에 소용이 없었다. [야. 나와. 술이나 마시자.] [형. 저 진짜. 진짜 보고싶어요.] [? 뭔 소리야ㅋㅋㅋ] [지민이가 너무 보고싶어요.] 역시 아홉수는 되는 게 없나봐요. 분명 저번 아홉수에는 박지민을 만나게 되어서 분명 좋게 지나갔었던 것 같은데. 아니면 아홉수라는 변명이 이제는 효과가 없어진 건가요. 「야, 임마. 너 갑자기 문자로 이상한 말 해 가지고 사람 전화하게 만들면 어떡하냐?」 "....형. 저 이제 어떡하죠." 「정국아.」 저 진짜 제가 지민이 형이랑 할아버지 될 때까지 살 줄 알았거든요? 제가 원래 형 개념이 별로없어서 맨날 지민이 형한테 지민이라고 해도 이해해주고 다 받아주던 사람이었는데 제 뭐가 문제였을까요. 원래 제가 무심한 성격이라 누가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아닌데 지민이 형은 그런 제가 지쳤었나봐요. 그러면 말을 하지. 그러면 고치려고 했을텐데. 너무 미워요. 진짜. 나는 지금 이렇게 힘든데 지민이 형은 안 그럴 거라는 거하고 이렇게 힘든데도 지민이 형 보고싶은 거도 그냥 다 힘들어요. 형. 저 어떡하죠. 저, 진짜. 「야, 임마. 김태형이랑 같이 작업실 갈 테니까 진정하고...」 저 진짜 지민이 형이랑 못 헤어지겠어요. ---------------------------------------- 국민 밀어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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