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된 카테고리 방탄소년단
"우리 아가 태명 행운이 어때?"
"행운이?"
"응 우리 첫애기잖아!"
지민은 내가 처음 임신 소식을 알릴 때부터
정말 이렇게 좋아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엄~청 좋아했음.
나는 미처 생각도 하지 못한 태명을
자기가 고심껏 생각해서 내게 알려주고
아들일지 딸일지도 모르는 데 벌써부터
아가 용품들을 막 사오며,
얼른 행운이가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하루에도 수백 번 씩
입이 닳도록 말했음.
어딜 가든 초보 예비 아빠 티를 그렇게 내고 다닌다고 들었음.
"우리 탄소 닮은 아이면 엄청 예쁜 딸이겠다! 그치?"
"언제는 아들이었으면 좋겠다면서?"
"아니야 근데 딸도 좋아...근데 아들도 좋은데...
아, 그냥 우리 행운이라서 좋아! 건강하게 태어나주면 돼!"
가끔 쓸데없이 질투가 날 정도로
자나 깨나 행운이 사랑이었음.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이정도면..
지민이는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이어서
몇 달마다 꾸준히 무대를 서고 있음.
사실 내 남편이 나오는 뮤지컬 보러 가고 싶어도
행운이한테 무리가 될까 봐 약간 꺼려하는 편임.
혹시 몰라서 의사 선생님께 뮤지컬을 보러가도 되냐며
여쭤보니 큰 사운드는 살짝 무리가 될 수도 있어서 주의는 해야하지만
초기 단계가 지났으니 크게 상관없다고
오히려 여가 활동을 즐기면 아이도 좋아할 거라고 하셔서
이번에 지민이 하는 뮤지컬엔 꼭 가기로 함.
행운이와 함께.
"행운아! 탄소야!"
"나 여기 들어와도 돼?"
"당연하지 공연 재밌었어?
우리 행운이는?"
뮤지컬이 끝난 뒤 지민이 대기실로 오라며 문자를 보냄.
쭈뼛쭈뼛하며 대기실로 들어가니 지민이
나를 꼭 안아주며 반겨주는 탓에
주변 관계자분들의 시선이 모두 이곳으로 꽂혀있었음.
근데 뭔가 지민이 덕에 사랑받는 아내라고
동네방네 티 내는 것 같아
으쓱해지는 기분도 들어서 좋았음.
"남편이 사랑 표현을 많이 해줘야 우리 행운이가 건강하대.
..근데 그래서 일부로 해주는 건 아니고
그냥 우리 탄소가 너무 예뻐서 해주는 거야
사랑해 탄소야."
설거지는 자기가 하겠다고
나를 소파에 앉혀 편하게 쉬고 있으라며
큰소리를 땅땅 치는 바람에.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평소 즐겨읽던 시집을 읽고 있었음.
마침 설거지를 마치고 옆에 앉은 지민이
갑자기 내게 애정 공세를 펼쳤음.
요즘 들어서 아주 사소한 거에도
눈물이 금방 툭툭 터져 나오는 게 스트레스였는데
지민의 자상한 말을 들으니
또 주책맞게 눈물이 나기 시작했음.
"왜 울어."
"…."
"울지 마 탄소야, 계속 울면 우리 행운이가 엄마 운다고 놀린다?"
"고마워 지민아."
자기도 충분히 지치고 힘들 텐데
힘든 내색 하나도 안 보이고
그저 내가 불편한 곳은 없는지
먹고 싶은 건 없는지
내가 어떻게 하면 편해할지부터 생각해주는
지민이가 너무나도 고마워서
눈물을 숨길 수가 없었음.
이런 남편이 세상에 또 있을까, 싶음.
"아파?"
"어.."
"괜찮아 걱정하지마 우리 배운대로만 하면 돼."
얼마 전부터 계속해서 가진통이 오기 시작했는데
첫아이이다 보니 작은 진통 하나에도
막 서로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음.
혹시라도 진진통일 수도 있기에
지민은 진통측정 어플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나도 그런 지민의 행동에 아주 조금이지만 안심할 수 있었음.
"걱정하지말고 한숨 자 탄소야."
"너는?"
"탄소가 힘들지 내가 힘드냐! 얼른 자."
나만 믿으라는 듯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하는 모습에 귀여워서 웃다가
몸도 마음도 지치고 피곤해서 그런지
지민이 배를 가볍게 마사지해주는 손길에
스르륵 잠에 들었음.
"……."
얼마나 오래 잠에 들었던 건지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어져서 저절로 눈이 떠졌음.
화장실에 가려다가
지민이 진통 측정 어플을 틀어놓은 핸드폰을 손에 꽉 쥐고
내 옆에 엎드려서 깊은 잠에 들어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음.
차마 침대에서 자라며 깨우지 못하고 내가 덮고 있던
이불을 지민이에게 덮어주었음.
우리 행운이가 지민이처럼 귀여운 아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새벽이었음.

인스티즈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