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릴 적 고아원에서 만난 공과 수. 고아원 원장의 폭력을 못 견디고 둘이 손 마주 잡고 뛰쳐나와 작은 단칸방에 두 사람 몸 욱여넣고 나름 잘 살고 있음. 처음에는 그냥 친한 친구였는데 어느새 눈도 맞고 배도 맞아서 한 마디로 연인 사이가 되어버린 거지. 알바해서 생활비 벌 시간도 부족해서 자퇴를 해 고등학교도 채 나오지 못한 수와 음악을 하고 싶었지만 가난해서 엄두도 낼 수 없었던 공.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각종 알바, 막노동밖에 없었어. 수는 공이 하고 싶어하는 걸 못 해주는 거에 항상 미안해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있고, 공에게는 그런 수가 버팀목이지. 둘은 서로의 정신적인 지주인 게 틀림없다는 말. 그러던 어느 날 수가 뜬금없이 편지 한 통만 남겨두고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버려. 쥐꼬리만한 월급으로는 공의 꿈을 이뤄줄 수 없기도 했고,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었지. 그래서 돈을 벌기 위해 먼 나라로 가려고 했는데 공에게 알리면 당연히 가지 말라고 하거나 따라가겠다고 할 게 뻔하니 편지에는 너 질려서 떠난다는 둥 일부러 지껄인 거. 공은 편지 보고 배신감이 들어서 자기를 떠난 수를 후회하게 만들어주겠다는 일념 하나로 무작정 소속사 앞에 가서 죽치고 앉아있다가 사장 눈에 띄게 돼서 연습생이 돼. 그리고 진짜 악착같이 노력해서 결국 데뷔해 가수가 되었고, 잘생긴 외모나 노래 실력 탓인지는 몰라도 수많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데뷔와 동시에 혜성처럼 라이징 스타로 급부상하게 됐지. 당연히 형편은 나아졌고, 예전에 비하면 꿈도 꿀 수 없을 정도로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지만 개인 오피스텔이 생긴 지금도 그 시절 수와 단둘이 살던 그 단칸방만큼은 팔지 못하고 있지. 혹시나 수가 돌아올까 봐. 그리고 축축하게 장맛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 공은 문득 수가 그리워져 스케줄이 비는 날에 수와 예전에 살던 집에 가. 익숙하게 언덕을 오르고, 익숙한 녹이 슨 철문 소리를 뒤로 한 채 집에 들어갔어.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에어컨 하나 없는 집에는 습기가 가득 찼고 싸구려 벽지엔 곰팡이가 슬었어. 지독하게도 살았지. 그때는 그저 둘만 있으면 두려울 게 없었어. 그리고 집에 발을 딛는 순간, 공은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어. 그렇게 찾아도 찾을 수 없었던, 그토록 그리워했던 수가 새는 빗물을 막기 위해서 양동이 하나 가져다 놓고 방에 앉아있었거든. 그런 공을 보고 놀란 수가 재빠르게 일어나 구석으로 도망을 가는데, 어쩐지 수가 걸어가는 꼴이 이상하지. 알고 보니 수는 외국에서 말 안 통하는 한국인이라고 혹독하게 일 시키는 걸 당하고만 있다가 다리를 다친 거야. 하필 치료시기도 놓쳐 그냥 불편한 대로 살고 있어. 그 사실을 모르는 공은 수가 대체 왜 저런 모습으로 나타난 건지. 그리고 어디 있다가 이렇게 돌아온 건지. 혹시 꿈은 아닌지. 그저 화가 나고 궁금할 뿐이야. 그래서 공은 수에게 천천히 다가가 물었어. 마치 화를 억누르는 것처럼 꾹 참는 것 같았지. ~ 중략 단둘이 살던 단칸방에서 몇 년 만에 자신을 떠났던 수를 다시 마주한 공은 수 얼굴을 보자마자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을 수가 없었어. 수가 줬던 상처가 아직도 마음 깊숙하게 남아있던 거지. 물론 수의 의도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공에게 잘못한 건 맞으니 수는 뭐라 변명할 새도 없이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었어. 그런 수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더욱 마음에 안 들었던 공은 결국 수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해. 사실 아직 수한테 마음 남았는데 똑같이 상처를 돌려줘야겠다는 마음에서 나온 행동이었지. 수의 옷 주머니 안에 하도 소중하게 들고 다녀 꼬깃 해진 돈 봉투가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르고. 그리고 수를 다시 놓치게 될까 두렵기도 했고. 그 다리를 하고 어디를 갈 수 있겠냐만... 수는 변해버린 공의 모습이 속상했어. 그리고 더 속상한 건 그 원인이 자기라는 거였지. 그럼에도 수는 공을 볼 수 있다는 게 마냥 좋기도 했고, 공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한 미안함에 고개를 끄덕였어. 그렇게 같이 살게 된 공과 수. 차가운 공의 모습은 언제 봐도 적응이 안 됐지만 자기가 다 자초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수는 버티고 있었어. 공이 수 다리 치료 받게 꾸준히 병원도 보내고 있었고. 그러던 어느 날, 공의 열애설이 터져버려. 물론 실제로 사귀는 것도 아니었고 상대 측에서 일부러 인지도 높이려고 터뜨린 거라 해명을 했지만 수는 열애설 터진 것만 주워들어서 진짜로 공이 애인이 생긴 줄 알지. 결국 참던 눈물 터진 수. 공이 다른 사람과 만나는 모습을 볼 생각에 괴로웠던 수는 결국 다시 공을 떠나기로 결심해. 그렇게 짐 싸서 나가려던 도중, 공이 집에 들어와. 캐리어 질질 끌고 나오는 수 모습 보고 그때가 생각이 난 공은 또 수가 자기를 떠나려는 건가 싶어 덜컥 무서워지지. 그래서 수를 또다시 몰아세워.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수의 볼에 눈물 자국이 남아있는 게 보이지. 운 지 꽤 된 것 같았어. 같이 살았던 게 몇 년이라고 공은 그걸 눈치 챈 거야. -- *^^* 모 이런 내용... 여기서 보고 싶은 대사는 공이랑 수 둘 다 무너지는 게 보고 싶어... 나는 네 다리 볼 때마다 죽고 싶어. 이런 말 꺼내면 공 입에서 죽고 싶다는 말이 나오는 게 속상해서 엉엉 우는 수. 결국 그러다 공이랑 잘 풀고 행복하게 잘 사는 거. 불편하던 다리는 완치는 아니지만 많이 호전을 보였고... 이렇게 보면 수가 너무 불쌍해 보이는데 나중에는 수가 공과 있던 일을 소설로 펴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돼서 완전 대성공하는 거 보고 싶음. 소설의 내용이 너무 처절하고 불쌍한 것도 모자라 아프고 또 아파서 사람들이 더 공감했던 거야. 결국엔 수랑 공 둘 다 가난과 불행을 극복하고 행복해지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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