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랑 나랑 진짜 부모님끼리도 친하고
집에 숟가락, 젓가락 몇 개 있는지까지 알 정도로 완전 불'알친구거든?
유치원, 초중고 다 같이 나왔는데
대학만 따로 떨어졌단 말야
얘가 공부 좀 더 잘해서 서울 가고
나는 그냥 여기서 대학 다니고 있거든
얘 자취하는데 금공강이라고 맨날 집에 와서
주말마다 만나고 그런다?
아니 그건 그렇고
얼마 전에 성년의 날이었잖아
아 우리 둘 다 지금 20살이거든
근데 어제 밤에 한 11시 쯤? 갑자기 얘가 집 앞이라고 내려오라는 거야
나 씻지도 않고 완전 꼬질이 상태인데;
어쨌든 내려갔지
근데 얘가 진짜 뭐지? 싶을 정도로 완전 빼입고 있는거야
우리 수능 끝나고 20살 땡 되자마자
부모님들이 선물이라고 수트 사주셨거든
그거 빼입고 와있는 거야
그래서 뭐지? 했다? 근데 분위기가 뭔가 좀... 음, 그런거야
뭔가 좀 이상한?
뭔가 할 말 존'나 있어보이는데
못하는 거 같은 거 있지;
어쨌든 근데 개가 나한테 갑자기 꽃다발을 주는 거야
한 송이도 아니고 꽃다발을!!
그래서 존'나게 당황했지
갑자기???
이러면서 당황하고 있는데
얘가 성년의 날이지 않냐고 그러면서
축하의 의미라는거야...
아니 기분 존'나 이상하긴 한데
일단 고맙다고 받아왔거든?
아니 너네는 불'알 친구 사이에
성년의 날이라고
수트 쫙 빼입고 꽃다발 줄 수 있어??
어??
나만 기분 이상한 거 아니지?
아니 조금 있다가 보기로 했는데
뭔가 그래서 얼굴을 못 보겠다고 ㅠㅠㅠ
혹시나 개'뻥이라고 생각할까봐 꽃다발 인증 남겨둔다.
[글쓴이에 의해 삭제된 사진입니다.]
ㄴ??? 누가 친구 사이에 저런 꽃다발을 줘?
ㄴ게다가 완전 쫙 빼입고 나왔다며 ㅋㅋㅋㅋ
ㄴㄹㅇ 빼박이네
ㄴ쟤가 너 좋아해
ㄴ와 오늘 달릴 곳은 여기인가요
ㄴ와 익들아 꽃다발 봄? 아니 저건 거의 고백할 때 주는 거 아니냐고 ㅋㅋㅋㅋㅋㅋ
ㄴ솔직히 고백하러 왔다가 용기 안 나서 저걸로 변명한 거다에 내 전재산 건다 내 전재산 281원
ㄴ야 쓰니야 카톡 보내봐 ㅋㅋㅋㅋㅋㅋㅋㅋ 백퍼 각이다
ㄴ ㄱㅆ 아니... 근데...
ㄴㄴ근데??
ㄴㄴ근데 뭐??
ㄴ ㄱㅆ 얘랑 나랑 둘 다 남자란 말이야...
야 너 왜 연락이 안 돼
오후 12:40 같이 점심 먹기로 한 거
오후 12:41 까먹은 거 아니지?
그취톡. 백공
꼬꼬마 시절부터 이상하게 손이 많이 가던 너여서 맨날 챙기던 저입니다.
중학생, 부모님 손 붙잡고 같이 교복 맞추러 갔었는데요.
네가 교복 입은 모습을 보고 제 마음을 자각했네요. 널 좋아한다고요.
하지만 관계를 깨고 싶진 않아서 평소처럼 대했어요.
대학이 달라지고 자연스럽게 볼 기회도 줄어들었는데, 그냥 본가 온다는 핑계로 꼬박꼬박 금요일마다 집에 왔습니다.
새학기가 되고, 애들이 과팅을 한다는데 거기에 너도 나간다는 말을 듣고 심숭생숭한 상태였어요.
그래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고백해보자, 하고 꽃다발 사들고 갔는데 막상 네 얼굴 보니까 용기가 안 나서 성년의 날 축하한다며 얼버무렸습니다.
밤에 혼자서 이불 차다가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려고 하고 있는데 오히려 네가 더 어색해 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더 틱틱대는 중입니다.
저 위에는 네가 너무 답답한 나머지 한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에요.
저 답을 보고 더 어색해서 약속을 깰까까지 생각 중인 너입니다.
어차피 바로 윗집이라 웬만한 거짓말은 거의 불가능할테지만요.
둘 다 20살 새내기입니다. 멤버 적어서 와주시고, 추가상황도 받습니다.
알오물 같은 세계관도 추가해도 좋아요.
안맞으면 못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