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을 혐오로 감추는건 너와 내 주특기였어. 45번 버스에서 내리는 네 흰 운동화의 앞코만 보고도 난 늘 너인줄 알고 단번에 웃음이 샜다. 우린 곧장 걷지 않고 의자에 앉아 한참을 웃고 떠들었어. 창 너머의 사정은 아무래도 상관없는 사람들처럼. 사랑해줘서 고맙다고 얘기했었나. 안했던 것 같다. 싫은게 너무 많았던 열아홉은 단정한 스물다섯이 됐어. 재미는 좀 없다. 나는 너와 함께 했던 유난스럽고 소란한 시간을 매일 생각해. 피곤하고 아팠지만 그립다. 보고싶어. 아직도 많이 사랑해. 안녕 오래 오래 살고싶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