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나리오대로라면, 민 대표는 하이브 측에 2025년 1월 풋옵션을 행사한다. 풋옵션은 특정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지분을 팔 권한이다. 민 대표가 하이브와 계약한 풋옵션 규모는 1000억원 대로 추정된다.
만약 이 시기에 뉴진스에게 어떤 악재가 생겨 어도어 실적이 반토막 났다고 가정해 보자. 현재 민 대표가 지닌 18%의 어도어 주식 가치도 함께 내려간다. 2025년 1월 민 대표 주식 가치가 몇십억원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하이브는 민 대표가 풋옵션을 행사하면 무조건 1000억원에 지분을 사들여야 한다. 하이브는 엄청난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민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이 나눈 대화록 속 ‘5월 여론전 준비’ ‘하이브를 괴롭힐 방법을 생각하라’ 등 내용에 하이브가 주목하는 이유다. 이후 뉴진스 멤버들은 소속사 어도어와 권리침해소송을 벌여 계약을 해지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어도어에는 현재 뉴진스 한 팀만 소속돼 있어 멤버들이 소송을 통해 빠져나간다면 말 그대로 ‘빈 껍데기’가 될 수 있다. 민 대표는 앞서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의혹을 제기하며 “뉴진스가 이룬 문화적 성과가 하이브에 의해 심각하게 침해됐다”고 했다. 또 “어도어는 뉴진스 멤버 및 법정대리인(부모)들과 충분한 논의 끝에 공식 입장을 발표하게 됐다”고 했다.
이후 민 대표는 자신에게 우호적인 재무적 투자자를 구해 하이브에게서 어도어를 사 오려고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하이브가 ‘빈 껍데기’만 남은 어도어를 넘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하이브는 민 대표 측근 A씨가 작성한 문건에서 ‘외부 투자자 유치’ 계획을 발견했다. 싱가포르 투자청과 사우디 국부펀드를 투자자로 모색한 것으로 비쳤다.
이렇게 되면, 민 대표 측은 풋옵션으로 손에 쥔 1000억원으로 어도어 주식을 다시 사들일 수 있고, 대표이사 자리도 되찾을 수 있다. 민 대표 측은 뉴진스와 어도어 모두를 하이브로부터 빼내 손에 넣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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