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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시장에서 엔터주는 ‘도박주’라고 불립니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데뷔한 아이돌 그룹이 ‘방탄소년단’처럼 성공하면 순식간에 시가총액은 8조원이 됩니다. 반면, 눈물의 회식 영상이나 열애설만으로도 하루 만에 시가 총액 2조원이 빠지기도 합니다.

방시혁 의장이 2021년 ‘빅히트’에서 ‘하이브’로 사명을 바꾸며 ‘엔터테인먼트’라는 글자를 빼고, ‘종합 IT플랫폼 기업’을 선언한 것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아티스트에게만 의존하는 사업 구조가 아닌 콘텐츠와 IT 서비스, 유통으로 확장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하이브는 임원진들을 IT출신으로 채웠습니다. 민 대표가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한 박지원 대표이사는 넥슨 CEO, 정진수 CLO는 엔씨소프트 수석부사장, 박태희 CCO는 우아한 형제들 홍보실장, 김태호 COO는 풀러스 대표이사 출신입니다. 민 대표는 스카우트된 C레벨 중 거의 유일한 엔터업계 출신입니다.

방 의장의 비전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IT라인’과 ‘아티스트 라인’이 부딪혔고, 이 과정이 외부로 드러났다는 것입니다. ‘IT 라인’은 ‘아티스트 라인’이 회사 경영을 잘 모른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아티스트 라인’은 ‘IT 라인’이 창작의 고통을 잘 모른다고 생각했겠지요.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하이브의 뜻처럼 ‘연결과 확장, 관계’를 했다면 시너지가 났겠지만, 그럴 수 있는 서로에 대한 존중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하이브가 배포한 보도자료와 민 대표가 발표한 기자회견에서도 나타납니다. 하이브는 (아마 IT라인이 주도해서 작성했을) 보도자료로 “민 대표가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며 회사와 시스템에 해를 가하려고 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민 대표는 “내 창작물이 공격당했다”고 주장하지요. 아티스트와 앨범을 이야기할 때도 하이브는 “회사 자산”이라고 이야기하고, 민 대표는 “내 자식들”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서로가 가치있게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태의 결정적인 불씨가 됐을 ‘주주 간 계약’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약 초안을 만든 이들은 ‘(IT업계 입장에서) 이 정도면 잘해준 것’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러나 엔터업계에서 일한 민 대표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노예 계약’이라고 생각한 것이지요. 그러면 초안부터 엔터업계 방식대로 썼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요? 그러기엔 전례가 없습니다. 국내 엔터업계 상장사는 겨우 4곳, 그 중 나머지 세 곳을 합쳐도 하이브의 시가 총액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민 대표처럼 그룹 내에서 계열사를 만들어 이렇게 빠른 시기에 흑자로 전환한 레이블도 없고요.

그럼 마지막 질문, 하이브는 IT기업일까요? 엔터 기업일까요? 제3자 입장에서 저는 그래도 엔터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하이브의 기본 플랫폼인 위버스 시스템이 멈추는 것보다, 아이돌 멤버 한 명의 열애설이 더 크게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게임 업계에서는 내가 게임을 많이 하는 헤비 유저라면 들어간 돈과 시간이 아까워 새로운 게임이 나와도 쉽게 갈아타지 않습니다. 이럴 때 회사는 게임을 편안하게 할 수 있게만 해주면 됩니다. 그러나 엔터업계는 다릅니다. 어제까지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가며 덕질을 했더라도, 오늘 한 라이브 방송에서의 실언 한 마디로 마음이 돌아설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아이돌 멤버가 생기는 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배민과 쿠팡이츠의 경쟁처럼 누구의 배달료가 더 싸고, 사용환경이 좋은지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회사 플랫폼이 엉망이어도 가수가 좋고, 음악만 좋으면 그 힘듦을 감내하고 좋아합니다. 당장 빅히트의 방탄소년단 전설이 이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이번 하이브 사태에서 대중의 마음이 민 대표로 기우는 것은 충격적인 기자회견의 도파민 효과도 있지만, ‘지금 하이브에서 음악이 중심이 되지 않고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민 대표를 감사하는 진행 과정은 창작자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조차 없어 보입니다.

한때 ‘구찌의 여신’으로 불린 프리다 지아니니는 10년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근무한 뒤 2015년 퇴임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구찌와 지아니니를 떼어서 생각할 수도 없었지만, 그녀는 컬렉션도 중도 포기하고 조용히 나갔습니다. 업계에서는 오너와의 불화설이 제기됐지만, 그 누구도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구찌는 알렉산드로 미켈레를 내부 승진시키며 새 얼굴로 내세웠고 이 전략은 성공했습니다. 옷은 기업이 만들지만, 패션을 만드는 것은 사람이니깐요.

https://www.chosun.com/culture-life/2024/04/29/R7CNSS4PBBF6ZAC5IMRK7WB3OM/?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핵심을 제대로 찝고 있는 기사라서 퍼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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