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억울했어, 그 때는." 백현이 투명한 창문에 손가락을 갔다대었다. 추운 겨울의 온도가 느껴졌다. 백현이 무표정으로 창문에 손가락을 지분거렸다. 찬열은 그런 백현을 아무 말없이 바라보았다. 백현이 이내 조용히 웃고는 찬열을 바라보았다. 찬열을 바라보는 시선이 묘했다. 찬열을 탓하려는 것인지 찬열을 위하려는 것인지, 찬열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백현을 바라보았다. "좋아한다는 걸 왜 그렇게밖에 표현을 못 했을까, 나는." 백현이 씁쓸한 표정으로 창 밖을 바라보았다. 너는 결혼을 했고 한 가정의 가장이며 한 여자의 남편이고 한 아이의 아빠다. 그리고 나는 그런 너를 그리며 추억 속에 머무는 피터팬이다. 웬디를 놓쳐버린. 백현이 이내 겉옷을 집어들고 자리를 빠져나갔다. 찬열이 조심스레 백현이 있던 자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백현이 보고있던 곳은 찬열과 백현이 헤어졌던 장소였다. 찬열이 백현이 사라진 쪽을 응시하다 이내 다시 창 밖을 바라보았다. "나는 왜 너를 기다려주지 못 했을까." 찬열이 허탈한 듯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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