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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경수 환자 분, 날씨가 쌀쌀합니다. 이렇게 창문 열어두고 있으면, 콧물 훌쩍훌쩍 나옵니다.
괜찮아요. 시원해서 좋아요.
안됩니다. 도경수 환자 분, 아프시면 안됩니다. 바깥 어둡습니다, 창문 닫아야 합니다.
어차피 곧 떠날 거니까, 괜찮아요. 정말로.
예? 그게 무슨 말, 입니까..?
박찬열 선생님은 말해도 모르는 사람 이야기예요.
저 나뭇잎만 떨어지면, 이제 나 병원에 없어요.
우와, 그러면 도경수 환자 분 다 낫는 겁니까? 완쾌하시는 겁니까?
...그런 셈이겠죠.
*
경수씨..
나도 최대한 노력해봤어요. 최선을 다 했는데..
근데 안되는 걸요..
점점 백현이가 눈 앞에서 흐려져요.
눈 감아도 선명하게 그릴 수 있었는데..
이젠 아무 것도 안보여요.
내가, 점점 백현이에 대해 무뎌질까봐 그게 너무 두려워요.
-
해가 지면 내가 제일 어두워져서 네 곁에 있어줄게.
꿈 속에서 나쁜 괴물이 나와서 널 괴롭히면 내가 당장 쫓아내줄게.
니가 아플 땐 아픈 거 내가 다 가져갈게.
그러니까 경수야,
살아줘.
-
백현씨가 그랬잖아요. 경수씨, 잊은 거 아니죠? 네?
...어떻게 잊어요. 그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아른 거리는 것 같은데.
그래도.. 이젠 못 살겠어요. 나 혼자 어떻게 살아요.. 나 못살아요, 진짜..
아니에요, 경수씨 의지만 있으면 나을 수 있어요. 꼭 완치해서 잘살아야죠, 경수씨..
저기 창문 밖에 나무 보여요? 가로등 옆에 있는 나무요.
네..?
이제 나뭇잎도 다 졌는데, 잎사귀 하나 남았어요.
경수씨,
저거 지는 것만 보고, 백현이한테 갈래요. 이 정도면 나 많이 버텼잖아요.
벌써 그런 표정 안지어도 돼요. 저 나뭇잎 약한 줄 알았는데 은근 끈질기더라구요.
안가도 돼, 경수야.
나 여기 있어.
...경수씨, 내가 지금부터 하는 말,
거짓말 아니니까.. 잘들어요.
뭔데요..?
백현씨가 붙잡고 있어요. 저 나뭇잎 말이에요.
계속 있었어요, 줄곧 경수씨를 지켜주고 있었어요. 백현씨가.
......
경수야, 살아야지.
지켜준다고 약속했잖아 내가.
난 늘 네 곁에 있으니까,
이제 웃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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