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기자 드라마가 끝나고도 한동안 깊은 감동에 젖어 멍하니 있었다. 시대극이라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를 형성한 게 주효했다. 부모의 희생과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잃지 않는 용기와 희망.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조차 버거운 오늘의 우리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건넨다. 살아감에 대한 의미, 내 가족의 소중함 또한 꽉 채워 느낄 수 있었다. 다 보고 나면 등 뒤에서 "당신도 오늘 참으로 수고했어요"라고 말해주는 느낌. 그저 따뜻했다.
김한길 기자 ‘폭싹 속았수다’를 원픽으로 꼽은 이유? 일단 흐름이 안정적이다. 초반에만 힘 주고 빠지는 드라마가 아니라, 끝까지 큰 기복 없이 이어졌다. 이야기가 질질 늘어지지도, 억지로 감정을 쥐어짜는 장면도 없어서 좋았다. 아이유와 박보검의 호흡도 합격점. 둘 다 감정을 세게 밀어붙이기보다 담담하게 가져갔는데 작품 분위기와 찰떡이었다. 연기를 주고받는 과정이 자연스러워 관계 설정도 무리 없이 납득 완료. 조연들 역시 소모품이 아니었다. 각 인물이 제 역할을 톡톡히 했고 주인공 서사에만 매달리지 않은 것도 장점. 튀는 부분 없이 끝까지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자극적인 장치 없이 완주하게 만드는 힘, 2025년 가장 안정적인 결과물 인정.
김진석 기자 12회도 길게 느껴지는 숏폼 시대에 16회를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능력 좀 보소. 자칫 신파처럼 보일 소재를 드라마의 색으로만 잘 풀어냈다. 정서적 보편성이 한국 시청자들에게 잘 부합했고, 여행지로만 소비되던 제주도를 삶의 터전으로 그려내 진정성을 잡았다.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사투리는 오히려 신비로웠다. 특정 인물을 악으로 몰아세우지 않은 점도 좋았다. 선악 구도 없이 인물들이 모두 불완전하다. 그 불완전함이 현실적이라 판단보다 이해를 선택하게 만든다. 갈등을 흘려보내는 성숙한 해결 방식, 설명조 대사 대신 택한 내레이션도 훌륭했다. 배우들의 생활 연기도 인상적. 새로움보다 익숙함으로 새로운 감정을 안겨준 수작이다. 자극적인 콘텐츠 홍수 속, 따뜻한 위로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한서율 기자 초년부터 말년까지, 한 인생을 아우르며 모두의 공감대를 조준했다. 물론 시대적 배경 탓에 젊은 세대에겐 낯설 수 있지만, 연기력 갖춘 배우들로 화제성과 완성도 모두 잡았다. 눈 뜨면 변하는 세상, 숨 가쁜 일상 속에서 한 인생의 흐름과 순수한 아날로그 사랑 이야기를 전하며 잠시나마 '느림의 미학'을 느끼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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