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의 매력도 또한 현저히 떨어진다. 트라우마를 겪는 상대에게 막말에 가까운 충고를 던지는 주호진은 냉철함이 아닌 무례함으로 비치고, 이는 설렘을 줘야 하는 로맨스 작품의 남자 주인공 캐릭터로서는 낙제점에 가까운 비호감으로 이어진다. 또한 사랑에 매몰되어 자존감마저 잃어버리는 차무희 역시 시대착오적이다. 주인공들의 서사가 힘을 잃으니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흥미로울 리 만무하다. 메인 요리가 부실한데 곁들이 찬이 맛있게 느껴질 리 없는 이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은 아이러니하게도 배우들과 연출진에게서 나온다. ‘붉은 단심’을 통해 탁월한 미장센을 선보였던 유영은 감독은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 등 해외 로케이션의 풍광을 감각적인 영상미로 구현해 냈다. 스토리의 빈틈을 메우는 압도적인 비주얼은 시각적 쾌감을 선사하며 무너져가는 개연성을 간신히 지탱한다.
무엇보다 김선호와 고윤정의 존재감은 눈물겨울 정도다. 두 배우는 비호감으로 전락할 수 있는 캐릭터의 결점을 본인들이 가진 고유의 매력과 호감도로 상쇄시킨다. 납작한 대사조차 배우들의 섬세한 표정과 눈빛을 거치며 그나마 생명력을 얻는다. 작가들의 아쉬운 필력에 관객이 잠시나마 속아 넘어갈 수 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캐릭터가 아닌 배우 자체가 가진 힘 덕분이다.
배우들의 열연과 화려한 연출이 빚어낸 아름다운 포장지를 걷어내면, 남는 것은 홍자매의 한계뿐이다. 과거의 영광에 기대어 고민 없이 써 내려간 대본은 시청자의 눈높이를 기만하는 수준이다. 만약 ‘홍자매’라는 이름표를 떼고도 이 작품이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무너지는 개연성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은 배우들의 열연과, 빈곤한 이야기를 아름답게 포장해 낸 연출의 힘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결국 홍자매는 자신들의 이름값보다 더 빛나는 증명을 해낸 배우들과 연출진에게 갚지 못할 큰 빚을 졌다는 걸 알아야 할 것이다.
http://m.tvdaily.co.kr/article.php?aid=17686080001775610002#_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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